탄소중립 달성하려면 에너지 소비 줄여야
인구, 경제성장률, 산업구조에 따른 에너지 소비 전망
2040년 목표수요, 2017년 대비 2.4% 감소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 에너지 수요는 2018년 대비 5%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됐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 에너지 수요는 2018년 대비 5%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됐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에너지 소비와 공급량은 지난 30년 동안 3배가량 증가했다. 그런데 앞으로는 에너지 소비를 정말 줄일 수 있을까? 정부는 2040년 최종에너지 목표수요가 2017년 대비 약 2.4%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른 2050년 에너지 수요도 2018년 대비 5%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부문별로는 건물과 수송 분야에서 에너지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에너지원별로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석탄과 석유, 도시가스 소비는 대폭 감소하고, 전력 및 신재생에너지, 수소의 수요가 많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 탄소중립 달성하려면 에너지 소비 줄여야

탄소중립을 좀 더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한다. 에너지 소비가 증가할수록 이에 맞춰 에너지 공급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공급이 늘어날수록 석탄과 석유, 도시가스, 전력, 재생에너지도 증가해야 한다. 화석연료의 비율을 낮추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함으로써 탄소중립을 이룰 수 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도 자원의 한계와 수용성 등으로 무한정 늘릴 수 없는 만큼 에너지 소비와 공급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에너지 소비와 공급량은 지난 30년 동안 3배가량 증가했다. 또한 2020년 기준 전체 에너지에서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81.3%, 수입 의존도는 92.8%에 이른다. 산업부문의 최종에너지 소비 비율이 62%로 가장 컸고,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에너지 분야가 차지하는 비율은 87.2%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경제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경기가 위축되면서 에너지 소비도 2019년과 2020년에 감소했다. 하지만 2021년 이후 다시 에너지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되면서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인구, 경제성장률, 산업구조에 따른 에너지 소비 전망

그렇다면, 정부는 에너지 소비를 얼마나 줄일 계획을 하고 있을까. 산업통상자원부는 2019년 6월에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에너지기본계획은 20년을 계획기간으로 5년마다 수립·시행된다. 에너지 분야를 총망라하는 종합계획으로 원별 부문별 에너지 계획의 원칙과 방향을 제시하고 거시적 관점에서 조정된다. 또한 중·장기 에너지 정책의 철학과 비전, 목표와 추진 전략을 제시한다.

정부는 먼저 인구 및 가구, 경제성장률, 산업구조 전망 자료를 토대로 2040년까지의 에너지 기준수요를 전망했다. 기준수요 전망(BAU)은 인구 및 경제성장률을 전제로 현재의 기술 발전, 소비행태 변화, 정책 등이 지속될 경우 예상되는 미래의 에너지 수요 전망치다. 즉, 정부의 추가 정책이 없고, 소비 패턴 등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가정에서 실현가능성이 높은 미래 에너지 수요라고 할 수 있다.

통계청의 인구와 가구 추계를 사용해 인구는 전망 기간(2017년~2040년) 연평균 1% 증가하고, 가구는 1인 가구 증가의 영향으로 연평균 0.6% 증가하는 것으로 전제했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전망을 활용해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연구원의 업종별 부가가치액 전망을 토대로 산업구조는 서비스업 비중이 확대되는 가운데 제조업 증가세도 유지하는 것으로 예상했다. 제조업 중에서는 석유화학과 조립금속(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이 제조업 평균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봤다.

◇ 2040년 최종에너지 기준수요, 연평균 0.8% 증가 전망

이러한 전제로 바탕으로 전망한 기준수요를 보면, 총에너지는 2040년까지 연평균 0.6% 증가하고 최종에너지 소비는 연평균 0.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경제성장 대비 에너지효율을 나타내는 최종에너지 소비 원단위(TOE/백만원)는 연평균 1.1% 개선된다. 이처럼 현재와 같은 수준이 미래에도 계속된다면 2040년까지 에너지 소비는 계속 늘어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계획 수립 시 기준연도(2017년)에 실행되지 않은 정책과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새롭게 제시된 정책들이 실현될 경우 예상되는 미래 에너지 수요(목표수요)를 제시했다. 정부는 에너지 소비구조 혁신을 통해 2040년 최종에너지 소비를 기준수요 전망 대비 18.6%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목표수요에 따르면 최종에너지 소비는 2027년부터 점차 줄어들게 된다.

산업부문 최종에너지 소비는 배출권거래제와 목표관리제, 중소기업 효율향상 지원 등을 통해 기준수요 대비 15% 감축한다. 수송부문은 자동차 연비 향상과 해운·항공 효율 향상, 전기·수소차 보급, 대중교통 활성화 등을 통해 기준수요 대비 25.4% 줄인다는 목표다. 가정부문은 고효율기기 보급, 건물 에너지 효율 향상 등으로 기준수요 대비 18.8% 감소하고, 상업·공공부문은 건물 에너지효율 향상, 공급자에너지효율향상의무화제도(EERS) 시행 등을 통해 기준수요 대비 각각 22.6%, 18.6% 줄인다.

에너지원별로 보면, 석유(31.1%)와 석탄(20%), 도시가스(14.6%), 전력(19.6%), 열(39.1%)은 기준수요 대비 감축하고 신재생은 기준수요 대비 19.9% 증가시킨다는 목표다. 여기서 신재생은 자가 소비를 위한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전력과 열에너지의 합을 의미하고, 전기차 확산 등에 따라 수송부문 전력수요는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따르면, 2040년 최종에너지 목표수요는 171.8백만TOE로, 2017년 176백만TOE 대비 약 2.4% 줄어들게 된다.(산업통상자원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따르면, 2040년 최종에너지 목표수요는 171.8백만TOE로, 2017년 176백만TOE 대비 약 2.4% 줄어들게 된다.(산업통상자원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2040년 최종에너지 목표수요, 2017년 대비 2.4% 감소

2040년 최종에너지 목표수요(석유화학용 납사 등 원료용 소비 제외)는 171.8백만TOE로, 2017년 176백만TOE 대비 약 2.4% 줄어들게 된다. 부문별로는 산업부문은 2017년 87.4백만TOE에서 2040년 96.3백만TOE로 증가하고, 상업부문 최종에너지 소비도 같은 기간 17.6백만TOE에서 18.5백만TOE로 늘어난다. 반면에 가정부문 최종에너지 소비는 22.2백만TOE에서 17.7백만TOE로 감소하고, 수송부문도 42.5백만TOE에서 32.7백만TOE로 줄어든다.

에너지원별로 보면 석유 소비가 2017년 61.4백만TOE에서 39.4백만TOE로 약 36%로 많이 감소하고, 석탄소 33.2백만TOE에서 31.2백만TOE로 다소 줄어든다. 반면에 도시가스 소비는 같은 기간 23.7백만TOE에서 26.1백만TOE로 증가하고 전력 소비도 43.7백만TOE에서 49.7백만TOE로 늘어난다. 또한 신재생 소비는 2017년 11.8백만TOE에서 2040년에는 23.8백만TOE로 2배 이상 증가한다.

이에 따라 2040년 부문별 비율은 산업부문이 56.1%로 가장 크고, 수송이 19%, 상업(10.8%), 가정(10.3%), 공공(3.8%)의 순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40년 에너지원별 비율은 전력이 28.9%로 가장 크고, 석유가 22.9%, 석탄(18.2%), 도시가스(15.2%), 신재생(13.9%), 열에너지(0.9%)의 순으로 예상된다.

한편,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 에너지 수요는 2018년 대비 5%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주로 건물과 수송 분야에서 에너지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2050년에는 이산화탄소의 포집 및 저장·활용(CCUS), 수소 생산과 같은 신기술에서 에너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석탄과 석유, 도시가스 소비는 대폭 감소하고, 전력 및 신재생에너지, 수소의 수요가 많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smkwo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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