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에너지다소비 업종 중심으로 에너지소비 증가
영국·독일 등 주요 선진국, 에너지소비 감소 중
서비스업 중심으로 바꾸거나 저탄소 경제로 전환해야
선진국, 직접적인 에너지효율 목표 관리 시행 중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산업부문 에너지소비는 1990~2020년 동안 연평균 4.6% 증가했다. 수송부문(3.5%)과 가정·상업 부문(2.1%)의 연평균 증가율보다 높은 수치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산업부문 에너지소비는 1990~2020년 동안 연평균 4.6% 증가했다. 수송부문(3.5%)과 가정·상업 부문(2.1%)의 연평균 증가율보다 높은 수치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우리나라는 에너지다소비 업종 중심으로 에너지소비가 증가하면서 산업부문의 최종에너지 소비 비율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영국과 독일, 프랑스,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경제구조를 서비스업 중심으로 전환하거나 제조업을 저탄소 경제구조로 전환하면서 에너지소비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주요 선진국의 사례처럼 인센티브 기반의 직접적인 에너지효율 목표 관리를 시행해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한국, 에너지다소비 업종 중심 에너지소비 증가

정부가 2019년 8월에 발표한 ‘에너지효율 혁신전략’에 따르면, ‘에너지효율’은 가장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제1의 에너지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2019년 기준 에너지 공급량은 세계 9위, 최종에너지 소비는 10위, 전기 소비는 7위를 차지하고 있다. 에너지소비와 공급량은 지난 30년 동안 3배가량 증가했고, 산업부문의 최종에너지 소비 비율이 62%로 가장 크다.

정부는 산업부문 에너지소비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에너지다소비 업종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했고, 건물과 수송부문 에너지소비도 꾸준히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산업부문 에너지소비는 1990~2020년 동안 연평균 4.6% 증가했다. 수송부문(3.5%)과 가정·상업 부문(2.1%)의 연평균 증가율보다 높은 수치다. 

◇ 영국·독일 등 주요 선진국, 에너지소비 감소 중

하지만 정부 발표와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사인 에너데이터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은 에너지소비가 감소하고 있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유럽 선진국의 2020년 기준 에너지소비는 2000년 에너지소비보다 낮은 수준일 뿐만 아니라 1990년 에너지소비보다도 더 적다. 

영국의 1990년 총에너지 소비는 206백만TOE에서 2000년 222백만TOE로 늘었다가 2010년에 204백만TOE, 2020년에는 154백만TOE까지 감소했다. 독일의 경우는 1990년에 351백만TOE에서 2000년 337백만TOE, 2010년에 330백만TOE, 2020년에는 275백만TOE로 계속 줄었다. 프랑스는 1990년에 225백만TOE에서 2000년 255백만TOE, 2010년 263백만TOE로 증가하다 2020년에는 217백만TOE로 감소했다.

유럽 이외의 주요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을 보면, 미국의 1990년 총에너지 소비는 1,910백만TOE에서 2000년 2,269백만TOE로 증가하다 2010년에 2,217백만TOE, 2020년에는 2,046백만TOE로 줄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1990년 440백만TOE에서 2000년 520백만TOE로 늘어나다가 2010년 503백만TOE, 2020년 386백만TOE까지 줄어들었다.

주요 국가별 에너지소비 추이(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주요 국가별 에너지소비 추이(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 서비스업 중심으로 바꾸거나 저탄소 경제로 전환해야

주요 선진국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에도 에너지소비가 감소하는 ‘탈동조화’를 실현하고 있다. 정부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및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 최종에너지소비를 29.6백만TOE 절감해 선진국과 같은 탈동조화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탈동조화를 나타내는 지표이자 경제 전반의 에너지효율 수준을 의미하는 ‘에너지원단위’를 보면, 한국의 2019년 기준 에너지원단위(TOE/GDP)는 0.17로, 미국(0.11)과 일본(0.09), 프랑스(0.09), 독일(0.08), 영국(0.05)보다 높다. 한국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GDP 한 단위를 생산할 때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한국의 경우 철강과 석유화학 등 에너지다소비 산업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020년 9월에 발표한 ‘주요국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GDP의 탈동조화 경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탈동조화 단계의 국가들은 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경제구조를 바꾸거나 제조업을 유지하되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는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영국은 전체 GDP 대비 제조업의 부가가치 비중이 1970년대에 20%였으나 2018년에는 10.1%로 낮아졌다. 영국의 탈동조화 현상은 제조업 경제에서 서비스 기반 경제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면에 국회예산정책처 분석 결과, 독일은 제조업 비중이 1991년 23.8%에서 2018년에는 23.2%로 영국처럼 탈공업화가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탈동조화 국면에 진입했고, 미국과 일본도 제조업 비중의 큰 변화 없이 탈동조화 단계에 들어섰다.

◇ 선진국, 직접적인 에너지효율 목표 관리 시행 중

허가형 국회예산정책처 분석관은 “우리나라는 제조업 부가가치가 GDP의 30%로 높은 비중을 유지하는 만큼 독일의 사례와 같이 제조업 비중을 유지하는 탈동조화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탈동조화 단계의 국가들은 에너지 수요관리와 에너지원 대체, 에너지이용 효율화, 재생에너지 보급 등을 장기간 일관성있게 유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에너지효율 혁신전략에서 산업부문의 에너지효율이 향상되지 못하는 이유로 효율 향상을 위한 투자 유인이 부족하고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FEMS) 확산이 미흡했기 때문으로 평가했다. 정부가 배출권거래제 등 주로 온실가스 배출총량 규제를 통해 다소비 사업장의 에너지효율을 간접적으로 관리함에 따라 직접 감축을 위한 효율 향상 투자는 유인이 없어 감소 추세라는 것이다. 

정부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은 인센티브 기반의 직접적인 에너지효율 목표 관리를 시행 중이며,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우수 성과를 확보하고 있다. 독일과 미국의 경우 배출권거래제와 효율목표관리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인센티브 기반의 사업장 에너지원단위 관리제도를 도입하고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FEMS) 보급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에너지효율 혁신전략이 발표된 지 2년 6개월여가 지난 현재 시점에서 추진 전략에 대한 평가가 필요해 보인다.

smkwo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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