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정보 대량 유출 두 달 만에 CEO 물러나… 조직 전면 재정비 착수
임원 진용 줄줄이 교체… 새 대표 선임 절차 21일 이사회서 개시 예정

롯데카드에서 297만 명 고객정보가 유출된 지 두 달 만에 조좌진 대표이사가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해킹 사고의 최종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다. 롯데카드는 최고경영진 교체를 포함한 조직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가 13일 사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사내 게시판에 “대표이사로서 마지막 책임을 지겠다”는 글을 올리며 물러날 계획을 직원들에게 알렸다. 사임 안건은 이달 21일 임시 이사회에 상정되며, 12월 1일부로 퇴임하는 일정이다.
조 대표의 퇴임은 297만 명 고객정보가 한꺼번에 유출된 초대형 보안 사고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내부통제 총괄 책임자인 CEO가 보안 패치 지연, IT 점검 미흡 등 관리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금융권과 정치권의 질타도 연일 이어졌다.
조 대표는 2020년 3월 취임 후 세 차례 연임하며 롯데카드를 이끌어왔다. 취임 이후 자산 규모가 늘고 영업수익이 3조 원을 넘어서는 등 실적 개선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경영 성과’보다 ‘통제 실패’가 더 크게 부각됐다.
해킹 사고 이후 롯데카드는 고객 사과, 보상 방안 안내, 재발 방지책 마련 등을 급히 진행했다. 수습 체계가 일정 단계에 올라섰다는 판단 속에서, 조 대표는 임기 종료(내년 3월) 전에 스스로 물러나는 쪽을 택했다.
대표 교체와 동시에 조직 쇄신도 시작됐다. 지난달 말 본부장 4명을 포함한 고위 임원 5명이 먼저 사표를 냈고,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기타비상무이사)도 조 대표와 같은 날 이사직을 내려놓는다. 단기간에 고위직 인사가 줄줄이 바뀌는 셈이다.
이사회는 21일 회의에서 신임 CEO 선임 절차에 착수한다. 새 대표가 정해질 때까지 조좌진 대표는 한시적으로 대표 권한을 유지한다. 롯데카드는 이사회 중심 경영과 내부통제 강화 방향으로 전반적인 재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