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보안 사고 이후 불거진 예산 축소·아웃소싱 의혹에 MBK “Capex·Opex 모두 확대”
IT 인력 내재화율 32% 강조… 일각 “보안 강화 의지 지표” 평가

롯데카드의 대주주인 MBK 파트너스(이하 MBK)가 최근 발생한 사이버 보안 사고를 계기로 제기된 각종 논란에 대해 연이어 해명에 나서고 있다. 정보보호 예산이 줄었다는 지적부터 IT 아웃소싱 의존으로 인해 내부 통제력이 떨어졌다는 비판까지 제기됐지만, MBK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며 반박했다. 회사 측은 롯데카드가 주주 교체 이후 정보보호와 IT 역량 강화를 위해 설비투자(Capex)와 운영비용(Opex)을 동시에 확대해왔다는 점을 들어, 단순히 한 축만 보고 예산이 축소됐다고 해석하는 것은 왜곡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MBK는 대주주로 있는 롯데카드를 둘러싼 최근 논란과 관련해 일련의 반박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 이후 제기된 정보보호 예산 축소 의혹에 대해, 실제로는 2020년 이후 IT 인프라 확충과 인력 강화가 병행돼 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적극 해명하고 있다.
MBK는 롯데카드가 주주사 교체 이후 최신 IT 인프라 시스템을 구축하고 모바일 앱과 혁신 플랫폼을 잇따라 선보이는 등 대규모 설비투자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보안·디지털 개발·아키텍처 등 분야별 전문 인력을 내재화해 외부 용역 의존도를 줄이고 내부 역량을 강화해왔다고 밝혔다. 카드업계 전반이 은행이나 보험사 대비 높은 아웃소싱 비중을 보이고 있지만, 롯데카드의 IT 인력 내재화율은 32%에 달한다. 이는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장기적 보안 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게 MBK 측 설명이다.
정보보호 영역에서도 단발성 투자에 그치지 않았다고 MBK는 덧붙였다. 매체제어·네트워크 보안·방화벽 및 시스템 통제 등 인프라 측면의 투자가 이어졌고, 동시에 상시 모니터링 체계와 보안 인력 확충 등 운영비용 집행도 지속됐다는 것이다. MBK 관계자는 “설비투자(Capex)만 기준으로 하면 예산이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Opex까지 포함하면 롯데카드는 지속적으로 보안 역량을 강화해왔다”고 말했다.
이번 반박은 국회와 금융당국 지적과도 맞물려 있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는 주요 카드사 IT 인력 비중이 낮아지고 있다는 자료를 공개했다. 카드업계 전반적으로 정보보호 인력 비율이 지난 2022년 12.1%에서 2023년 11.1%로 하락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롯데카드 역시 보안 투자 축소에 포함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MBK는 단일 지표만으로 전체 투자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실제로는 롯데카드가 보안 체계 전반의 내실화를 추진해 왔다고 강조했다.
배경에는 카드업계 특유의 구조적 한계가 있다. 은행권이나 보험권에 비해 카드업계는 규모의 경제가 작고, 수익성 변동성이 크다 보니 IT와 보안 분야에 대한 투자가 뒤처졌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고객 정보 유출과 같은 보안 사고가 반복되면서, 업계 전반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롯데카드가 사고 이후 예산 축소 의혹까지 불거지자 시장에서는 우려가 한층 확대됐다. MBK는 이러한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 “Capex와 Opex를 병행하며 투자해왔다”는 점을 적극 부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MBK의 해명이 일정 부분 설득력을 갖는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안 투자는 단기간 성과로 드러나지 않고 비용으로만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며 “롯데카드의 내재화율 32%는 업계 평균을 넘는 수치로, 보안 강화 의지가 반영된 지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보안 사고가 발생한 상황에서 투자 확대를 강조하는 메시지가 시장의 신뢰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MBK는 앞으로도 롯데카드의 보안과 IT 체계를 선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MBK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예산 축소’ 주장은 Capex만 기준으로 해석한 주장”이라며 “실제 롯데카드는 Capex와 Opex를 동시에 집행하며 금융기업의 핵심 가치인 정보보호 역량 강화를 지속해왔다. MBK 파트너스는 다른 주주사들과 함께 앞으로도 롯데카드가 업계 최고 수준의 보안 체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