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코스피 4000 #사천피

'사천피(코스피 4000)'에도 은행 예금을 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사천피(코스피 4000)'에도 은행 예금을 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이달 들어 4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이 큰 폭으로 늘었다. 이른바 ‘사천피(코스피 4000)’ 개막 등 증시 활황에도 불구하고, ‘원금 보장’이라는 안전함을 좇는 이들이 여전히 많은 데다, 최근 예금 금리가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1일 기준 760조965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0월 말(749조9382억원) 대비 11조275억원 증가한 규모로, 이달 들어 약 10일 만에 지난달 한 달 증가액(11조1242억원)에 육박했다. 지난 10월부터 한 달 열흘 만에 22조원 넘게 불어난 셈이다.

시중은행들의 예금 금리는 최근 금융채 금리 상승에 따라 2%대 초중반에서 후반까지 올랐다. 이달 들어 국고채 1년물 금리가 3%대를 회복하면서, 은행 예금 금리도 상향 조정됐다.

우리은행은 주요 정기예금 금리를 지난달 23일 2.55%에서 이튿날 2.60%로 하루 새 0.05%포인트 인상했다. 국민은행은 연 3%대 특판 예금을 판매할 예정이다.

적금으로도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4대 은행의 적금 잔액은 9월 말 38조2729억원에서, 10월 말 38조5984억원으로 올랐고, 11일 현재 약 39조원에 가깝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가가 대형주 위주로 오르고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불안정하게 오르내리는 상황이어서 변동성이 작지 않다는 판단 때문인 것 같다”라며 “단기 차익을 노리기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려는 심리가 다시 강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예금 증가세는 단순한 저축 확대라기보다, 금융시장의 자금 재배치 현상으로 관측된다.

최근 한 달 사이 은행권의 ’정기예금‘은 11조원 이상 늘어난 반면, ‘요구불예금(입출금 통장)’ 잔액은 21조원 넘게 감소했다. 이는 자금이 ‘놀던 돈(요구불예금)’에서 ‘고금리·안전자산(정기예금)’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요구불예금은 이자가 거의 없지만 언제든 인출할 수 있는 단기성 자금이다. 반면 정기예금은 일정 기간 묶는 조건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시장금리가 오름세를 보일 때, 요구불예금이 줄고 정기예금이 늘어나는 ‘자금 쏠림’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같은 관계자는 “요구불예금 감소와 정기예금 증가는 서로 반대 방향이지만, 시장 자금이 ‘짧고 낮은 이자’에서 ‘묶이지만 높은 이자’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최근 시장금리 상승과 불확실성이 맞물린 환경에서는 매우 전형적인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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