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메르세데스-벤츠와 협력 강화··· ‘원 LG’ 전략으로 전장사업 속도 낸다

LG그룹이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와의 협력 강화하며 신성장 동력인 '전장 사업'의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LG그룹은 메르세데스-벤츠와 협력을 통해 LG전자를 중심으로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등 전장 핵심 계열사가 참여하는 ‘원(One) LG’ 전략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디스플레이, 자율주행 분야의 통합 솔루션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 LG·벤츠 최고경영진 회동… “차세대 차량 공동 비전 논의”

LG그룹과 메르세데스-벤츠 최고경영진은 13일 서울시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만나 미래 모빌리티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회동은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겸 CEO의 방한 일정에 맞춰 추진됐으며, 조주완 LG전자 CEO, 정철동 LG디스플레이 CEO,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문혁수 LG이노텍 CEO 등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이날 양측은 ▲전기차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디지털 전환과 자동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생산 네트워크 구축 ▲전장 기술 협력 확대 등을 주요 의제로 논의했다.

LG그룹는 전기차 부품, 배터리, 차량용 디스플레이, 자율주행 센싱 등 4대 축을 기반으로 한 ‘원 LG’ 통합 솔루션을 제시하며 협력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안을 제안했다.

LG 관계자는 “그룹 내 전장 4개사가 보유한 기술력을 결집해 글로벌 완성차 고객의 다양한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며 “원 LG 체계는 전장 사업의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핵심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 양사 “SDV 시대의 핵심 파트너”... 인포테인먼트부터 배터리까지 협력 확대

실제 LG그룹 자동차 부품 관련 관계사 4곳(LG전자·LG디스플레이·LG에너지솔루션·LG이노텍)은 그간 메르세데스-벤츠와 다양한 전장 분야에서 긴밀한 파트너십을 이어왔다.

LG전자는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전환의 핵심 솔루션을 공동 개발 중이다.

대표 사례로는 대시보드 전체를 곡면 형태의 대형 파노라믹 스크린으로 구현한 올레드(OLED)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있다. 이 시스템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기술력이 결합된 결과물로, 벤츠의 플래그십 전기차 EQS 모델에 탑재되며 프리미엄 전장 기술의 표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20년부터 벤츠에 P(플라스틱)-OLED를 공급하며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여왔다. 플라스틱 기판을 기반으로 곡면 디자인과 높은 내구성을 동시에 구현한 P-OLED는 벤츠의 ‘MBUX 하이퍼스크린’에 적용돼, 사용자 경험 중심의 인터페이스를 완성시켰다.

LG에너지솔루션은 벤츠와 전기차 배터리 부문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양사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비롯해 고효율 에너지 관리 시스템 개발에서도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차량용 카메라 모듈, 라이다(LiDAR), 레이더(Radar) 등 자율주행 센싱 기술 분야에서 벤츠와의 신규 프로젝트를 검토 중이다.

특히 차량용 카메라의 해상도와 반응 속도를 높이고, 복합 센서 기반 안전 기술을 구현하는 등 차세대 자율주행차 솔루션 협력을 위한 기술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LG그룹과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번 회동을 통해 단순한 기술 교류를 넘어 미래차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LG그룹은 배터리·디스플레이·센서 등 전장 분야 전반에 걸친 ‘원 LG’ 전략을 통해 향후 글로벌 전장 시장에서 토탈 솔루션 공급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가 도드라진 회담이 됐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은 “LG와 벤츠는 혁신과 품질, 지속가능성을 핵심 가치로 공유하고 있다”며 “양사의 강점을 결합해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세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주완 LG전자 CEO 역시 “사용자 경험 중심의 가치 제안과 통합 SDV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벤츠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한층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