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매출 21조8737억·영업이익 6889억… 시장 예상치 10% 상회
관세 부담에도 생산지 최적화·원가 절감으로 실적 방어
전장·냉난방공조·구독사업 등 B2B·비하드웨어 부문 성장 견인

올해 3분기 미국의 관세 부담이 본격화된 상황에서도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경영실적을 기록한 LG전자./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올해 3분기 미국의 관세 부담이 본격화된 상황에서도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경영실적을 기록한 LG전자./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LG전자가 미국의 관세 부담 속에서도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했다. 이에 주력 가전의 안정적 수익성과 함께 기업간 거래(B2B)·플랫폼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이 본격적인 성과로 이어지며, 질적 성장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美 관세 리스크, 원가절감·생산지 다변화로 상쇄

LG전자는 최근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1조8737억 원, 영업이익 688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5.5% 증가, 영업이익은 7.7% 늘었다.

매출 규모는 역대 3분기 중 두 번째로 높으며,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약 6,200억 원)를 10% 이상 웃돌았다.

올해 들어 미국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등 관세 부담이 본격화됐지만, LG전자는 생산지 최적화와 판가 조정, 원가 구조 개선으로 타격을 최소화했다.

LG전자는 올해 약 6000억원 규모의 관세 부담을 예상했지만, 자체적인 원가 개선 및 리스크 헷징 전략으로 상당 부분 상쇄한 것으로 평가된다.

고선영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LG전자는 생산지 다변화와 가격 인상, 고정비 절감 등을 통해 관세 영향을 선제적으로 흡수했다”며 “조직 개편 등 운영 효율화가 장기적으로는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국내 주요 증권사 15곳의 LG전자 평균 목표주가는 11만467원으로, 이전(10만4667원) 대비 6% 올랐다. DS투자증권은 13만 원으로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했다.

◇ 전장·냉난방공조, ‘B2B의 쌍두마차’로 성장

최근 글로벌 차량 소프트웨어 마켓플레이스 '에스디버스'에 합류한 LG전자. /LG전자 제공
최근 글로벌 차량 소프트웨어 마켓플레이스 '에스디버스'에 합류한 LG전자. /LG전자 제공

이러한 전망에는 LG전자가 중점 육성하고 있는 신사업 부문이 있다. 실제 LG전자의 B2B(기업간거래) 부문은 전장(자동차 부품)과 냉난방공조(HVAC)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전장 사업 매출은 8조3393억 원, 영업이익 4009억 원으로, 영업이익률 4.8%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익성을 달성했다.

냉난방공조 부문도 상업용 공조시스템과 산업·발전용 칠러(Chiller)를 앞세워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3분기까지 매출 7조 8658억 원, 영업이익 7901억 원으로, 전장과 냉난방공조 부문의 누적 영업이익은 이미 1조 원을 돌파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이익 규모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두 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LG전자의 전체 B2B 매출(3분기 누적)은 18조6000억 원에 달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LG전자는 가전 중심의 기업에서 이제는 B2B 기반의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체질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 구독·플랫폼 사업도 본격 궤도… 신시장 공략도 주목

지난해 8월 '인베스터 포럼'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 전략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조주완 LG전자 CEO. /LG전자 제공
지난해 8월 '인베스터 포럼'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 전략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조주완 LG전자 CEO.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추진 중인 비(非)하드웨어 사업 다변화도 성과를 내고 있다. 

TV 운영체제(webOS)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과 가전 구독 서비스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올해 3분기까지 구독사업 매출은 1조8900억 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1조9200억 원)에 근접했다.

webOS 플랫폼을 활용한 콘텐츠·광고 매출도 꾸준히 늘면서 수익성이 높은 사업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DS투자증권 조대형 애널리스트는 “B2B 비중 확대와 함께 webOS, 가전 구독 등 수익성 높은 사업의 기여도가 커지고 있다”며 “로보틱스·냉각 솔루션 등 빅테크와의 협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의 인도법인 IPO(기업공개)도 향후 성장 모멘텀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선영 애널리스트는 “인도 IPO 흥행으로 LG전자의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전략이 가시화됐다”며 “조달 자금이 전장, 휴머노이드, 냉난방공조 등 미래 성장 분야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LG전자는 미국의 관세 리스크,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고수익 구조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LG전자가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체질 개선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 호조에 더해 전장·공조·플랫폼 등 다각화된 포트폴리오가 실적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며 “관세 부담을 상쇄한 이번 실적은 LG전자의 펀더멘털이 한 단계 강화됐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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