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지 ‘NH3 파워팩’ 국내 독점생산··· “연료전환 시장 선도”
선박·육상 겸용 무탄소 발전시스템 국내 독점 생산 개시
2월 개발 계약 후 8개월 만에 양산 협력 단계로 진화

삼성중공업이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 시장에서 핵심 입지를 확보했다./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삼성중공업이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 시장에서 핵심 입지를 확보했다./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삼성중공업이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 시장에서 핵심 입지를 확보했다. 미국 청정에너지 스타트업 아모지(Amogy)가 개발한 ‘암모니아(NH3) 파워팩’의 국내 독점 위탁생산권을 최소 3년간 보유하게 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제조 위탁을 넘어 친환경 연료 생태계 전반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삼성중공업과 아모지는 암모니아 파워팩의 국내 제조·생산에 대한 전략적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암모니아 파워팩은 암모니아를 크래킹(분해) 과정을 통해 수소로 전환한 뒤 이를 연료전지에 공급해 전력을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무탄소 발전 방식으로, 선박용 추진 동력은 물론 육상 발전소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다. 특히 수소를 직접 저장·운반하는 것보다 암모니아 형태로 다루는 것이 안전하고 경제적이라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중립 규제 강화에 대응하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양사의 협력은 지난 2월 선박용 암모니아 기반 발전시스템 개발 계약 체결로 시작됐다. 당시만 해도 기술 공동개발 수준이었지만, 8개월간의 태스크포스 활동을 거쳐 이번에는 본격적인 양산 단계로 격상됐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협약을 통해 선박용 제품뿐 아니라 육상 발전용 크래킹 모듈의 양산 및 최적화에도 참여한다. 삼성중공업은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제품 테스트 방법과 기준, 프로토콜 개발은 물론 제조 장비 및 공정 관리, 원자재 공급망 구축까지 전 과정을 주도할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거제조선소 내 암모니아 실증 설비를 증설해 제품 생산 및 검증 시설로 활용하고, 2026년부터 본격적인 위탁생산에 돌입한다는 로드맵도 제시했다.

김경희 삼성중공업 부사장(왼쪽)과 우성훈 아모지 대표가 10일 전략적 협력 계약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삼성중공업
김경희 삼성중공업 부사장(왼쪽)과 우성훈 아모지 대표가 10일 전략적 협력 계약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삼성중공업

스타트업 ‘스케일업’·대기업 제조 역량 시너지

이번 협력의 핵심은 혁신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대량생산 능력을 갖춘 대기업 간의 상생 모델이라는 점이다. 아모지는 암모니아 크래킹 기술에서 앞서 있지만, 이를 상업적 규모로 양산하기 위해서는 조선·플랜트 분야의 제조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반대로 삼성중공업은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친환경 선박 건조 경험은 풍부하지만, 암모니아 연료 추진 시스템이라는 신기술 영역에서는 외부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호기 삼성중공업 친환경연구센터장은 “스타트업의 스케일업 과정에서 우리의 제조 역량을 발휘해 친환경 연료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겠다”며 장기 협력 의지를 말했다. 우성훈 아모지 대표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생산 기술을 가진 파트너와 협력해 육상과 해상 모두에서 탈탄소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편 글로벌 조선업계는 2030년까지 암모니아 추진 선박 시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유럽과 일본 선사들은 암모니아 연료 선박 발주를 검토 중이며, 국내 조선3사도 관련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아모지와의 독점 협력을 통해 선제적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면 차세대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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