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이사후보추천위원회, 연내 대표이사 선임 계획 발표
김영섭 대표 “사퇴 포함한 책임 지겠다”…연임 도전 안 해
소액결제·개인정보 유출 여파 속 책임경영 강조

KT가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공식 착수했다. 김영섭 대표이사가 연임을 포기하면서 KT는 연내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소유분산기업인 KT는 과거 대표이사 교체 과정에서 낙하산 인사, 친정부 인사 선임 등의 잡음이 발생해 온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교체는 최근 발생한 KT 해킹 사태가 배경인 만큼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물망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KT 새 대표이사 선임 절차 돌입… 김영섭 KT 대표 연임 포기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이사추천위)는 지난 4일 회의를 열고 대표이사 후보군 구성 방안을 논의하며 공식적인 선임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사추천위는 KT 사외이사 전원(8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연내 대표이사 후보 1인을 확정할 방침이다.
후보군은 ▲외부 전문기관 추천 ▲공개 모집 ▲주주 추천(전체 주식의 0.5%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 대상) ▲관련 규정에 따른 사내 후보 등을 통해 구성된다.
공개 모집은 11월 5일 오전 9시부터 16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사추천위는 “KT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투명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영섭 KT 대표는 이날 이사회에서 차기 대표이사 공개 모집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는 지난 9월 발생한 KT 무단 소액결제 및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김 대표는 지난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최고경영자로서 총체적 책임이 있다”며 “사태가 수습되면 마땅히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책임에 대해 '사퇴를 포괄하는 책임'이라고 덧붙여 사실상 연임 포기 의사를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 소액결제 사고 후폭풍… KT “연내 새 대표 선임…안정적 리더십 구축할 것”
이처럼 KT의 대표이사 교체 움직임은 ‘무단 소액결제 사건’이라는 대형 보안 사고 이후 책임론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KT는 지난 9월 일부 가입자 계정이 해킹되면서 비정상 결제 및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발생했다. 이후 국회와 금융당국은 연이어 관리 부실과 보안 시스템 전반에 대한 책임을 추궁했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AI·DX(디지털 전환) 사업 강화와 그룹 재편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보안 사고가 터지며 경영 신뢰에 타격을 입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빠르게 책임을 인정하고 물러난 것은 KT의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다.
KT는 이사추천위를 중심으로 공개 경쟁 기반의 CEO 선임 절차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를 통해 KT의 미래 전략을 이끌 적임자를 선출하겠다”며 “통신사업을 넘어 AI, 클라우드, 데이터 등 신성장 분야로의 전환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KT의 차기 CEO가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강화 ▲보안 신뢰 회복 ▲조직 안정화라는 3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KT는 김 대표의 사임 절차와 별도로 내부 및 외부 후보군을 함께 검토하며, 이르면 12월 내 차기 대표이사 선임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