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한 달 2032억 유입… 골드뱅킹 잔액 올 최고치
전문가 “과한 기대 말고, 자산의 10% 이내로 나눠서 투자해야”

사상 최고가를 찍고 큰 폭으로 하락했던 금 가격이 다시 오르자, 국내 투자자들이 골드뱅킹에 자금을 빠르게 넣고 있다./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사상 최고가를 찍고 큰 폭으로 하락했던 금 가격이 다시 오르자, 국내 투자자들이 골드뱅킹에 자금을 빠르게 넣고 있다./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사상 최고가를 찍고 큰 폭으로 하락했던 금 가격이 다시 오르자, 국내 투자자들이 골드뱅킹에 자금을 빠르게 넣고 있다. “지금 가격이면 사볼 만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매수세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3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금 현물 가격은 한국시간 오후 3시30분 기준 온스당 4014.70달러로 전장 대비 0.29% 상승했다. 장중 3962달러까지 내려갔지만 이후 다시 올랐다. 지난달 초 4300달러를 넘겼다가 12년 만의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시장에서는 “가격 과열에 따른 급락이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인도 디왈리(Deepavali) 등 축제 시즌이 끝나면서 현물 구매가 줄어든 영향도 컸다는 분석이다.

금값이 다시 오르는 배경에는 미국 금리 인하 기대, 전쟁·분쟁 장기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가 살아 있으니, 금 가격이 쉽게 꺾이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하락을 가격이 내려왔을 때 살 기회로 보는 고객이 많다”며 “큰돈을 한 번에 넣기보다 여러 번 나눠 투자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심리가 금으로 향하면서 골드뱅킹 가입과 잔액도 빠르게 늘고 있다. KB·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10월 한 달 동안 2032억 원 증가해 1조6203억 원까지 올라섰다.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3월 처음 1조 원을 넘긴 뒤 한동안 증가세가 주춤했지만, 9월 이후 다시 자금이 몰리고 있다.

가입자 수도 급증했다. 신한은행 ‘골드리슈’ 계좌는 전달보다 6440좌 늘었는데, 2022년 1월 이후 가장 많이 늘어난 수치다. 은행권에서는 20~30대 신규 고객이 뚜렷하게 늘어난 점도 눈여겨보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주식·채권 가격이 동시에 흔들리다 보니 금을 보험처럼 들려는 젊은 투자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전망은 갈린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내년 금 가격 전망을 낮추며 “미 연준이 서둘러 금리를 내리지 않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 BOA(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금 가격이 더 오를 여지가 있다”며 내년 온스당 5000달러까지 언급했다. 각국 중앙은행의 금 보유 확대가 근거로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과한 기대감에 휩쓸린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금은 단기에 큰 수익을 노리는 종목이 아니다”라며 “전체 자산의 10% 이하로 나누어 사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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