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 국면 불가피··· "중장기 전망은 긍정적"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오던 국제 금값이 21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5%가 넘게 급락하며 조정국면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그래픽=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미지=픽사베이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오던 국제 금값이 21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5%가 넘게 급락하며 조정국면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그래픽=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미지=픽사베이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오던 국제 금값이 21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5%가 넘게 급락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내가 사면 떨어진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와 함께 '안전자산'의 대명사였던 금마저 믿을 수 없다는 불안감도 감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값 폭락이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 조정'이 본격화된 가운데, 차익실현 매물 출회와 미국 달러화의 강세 전환,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 '기술적 과열'에 찬물…차익 실현 매물 폭탄

이번 금값 급락의 1차적인 원인으로는 단기간에 급등한 가격에 대한 '기술적 조정'이 꼽힌다. 불과 며칠 전까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던 금은, 단기적으로 과열된 상태였으며 기술적 지표 역시 매도 신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원자재 담당 애널리스트는 "최근 몇 달간 이어진 가파른 상승세로 상당한 수익을 거둔 기관 및 단기 투기성 자금들이 일제히 매도에 나서면서 가격 하락을 가속화시켰다"며 "프로그램 매도세와 더불어 급락장에서는 투기성 자금이 가장 빠르게 이탈한다"고 진단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값이 2013년 4월 이후 가장 큰 일간 낙폭을 기록하며 온스당 4100달러 초반까지 하락했다”며 “최근 금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가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 달러화의 강세 전환도 금값 하락을 부추겼다. 달러로 거래되는 금은 달러 가치가 오르면 상대적인 매력이 줄어든다. 최근 미국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소 후퇴했고, 이에 따라 달러가치가 반등하면서 금값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또한, 그간 금값 상승의 주요 동력이었던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는 조짐을 보인 것도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누그러뜨렸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이 대화 모드로 전환되고, 중동 지역의 긴장이 다소 진정되면서 '위험 회피(Risk-off)' 심리가 약화된 것이다.

◇조정 국면 불가피…"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

단기적으로 금값은 당분간 조정 국면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금값이 기록적인 고점을 찍은 뒤 단 하루 만에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투자 심리가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금을 포트폴리오의 일부로서 '장기적 분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여전히 금값 상승을 지지하는 요인이 많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여전히 높은 글로벌 유동성 수준과 잠재적인 인플레이션 리스크, 그리고 언제든 재점화될 수 있는 지정학적 불안정성은 금의 매력을 장기적으로 유지시킬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향후 금값의 방향성은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달러화의 추이, 그리고 금 ETF 등에서 나오는 투자 심리의 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투기 심리에 휘둘리기보다는, 금을 인플레이션 헤지 및 포트폴리오 분산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장기적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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