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AI 홈·비전 AI 컴패니언’으로 생활 공간 혁신
LG전자, ‘공감지능 AI’ 앞세워 인간 중심 기술 강조

국내 대표 전자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KES 2025(한국전자전 2025)’에서 차세대 AI 가전 기술을 앞세워 미래 생활 혁신 비전을 선보였다.
올해 56회를 맞은 KES 2025는 AI를 매개로 한 가전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상징하는 자리로 평가된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연결과 효율의 AI’, LG전자는 ‘공감과 감성의 AI’를 키워드로 내세우며, 생활 공간 전반을 아우르는 인공지능 솔루션 경쟁에 나섰다.
◇ 삼성전자, “AI가 일상을 연결한다”… 생활 공간별 맞춤 솔루션 공개

삼성전자는 21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 집, 교실, 매장 등 실제 생활공간을 재현한 부스를 마련하고, AI 기술이 적용된 모바일·가전·디스플레이 제품을 통해 ‘AI로 연결된 일상’을 제시했다.
전시장 입구에는 대형 LED 미디어 파사드를 구성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뒤이어 디스플레이 전용 공간을 마련해 삼성의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집중적으로 선보였다.
가장 주목받은 제품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마이크로 RGB TV’다. 픽셀 단위로 색을 구현해 실제에 가까운 화질과 명암비를 제공한다. 여기에 '비전 AI 컴패니언'(Vision AI Companion)을 적용해 사용자의 질문에 즉각 반응하고 콘텐츠 추천까지 수행하는 맞춤형 AI TV 경험을 구현했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에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과 퍼플렉시티(Perplexity) 등 글로벌 AI 서비스를 연동해 활용성을 높였다.
이동형 스크린 ‘무빙스타일'(The Movingstyle)도 눈길을 끈다. 무빙스타일은 사용자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디스플레이 종류 ▲화면 크기 ▲해상도 ▲제품 색상 ▲스탠드 타입 등 다양한 옵션을 갖춰 총 202가지 맞춤형 선택이 가능하다.
또한 삼성전자는 ‘AI 홈’을 전시장 주요 테마로 구성해 거실·주방·침실 공간을 구현했다. 스마트싱스(SmartThings) 플랫폼을 기반으로 에어컨, 냉장고, 로봇청소기 등 가전이 자동으로 연동되는 환경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거실에서는 사용자를 인식해 기기가 자동 작동하는 ‘스마트싱스 자동화 루틴’이 시연됐고, 주방에서는 냉장고 카메라로 식재료를 분석해 레시피를 추천하는 ‘AI 비전 인사이드’ 기능이 소개됐다. 또 ‘AI 절약모드’를 통해 연결된 기기의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 60%까지 줄이는 기술도 공개했다.
침실에서는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된 ‘수면 코칭’ 기능이 주목받았다. 수면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건강 루틴을 제안하며, 조명·공기청정기 등 주변 기기를 자동 제어해 최적의 수면 환경을 조성한다.
장소연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모바일부터 가전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된 공간에서 AI가 실생활의 편리함과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이라며 “주거, 교육, 비즈니스 등 전 영역에서 AI 혁신을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 LG전자, “공감하는 AI”… 인간 중심의 ‘공감지능’ 강조

LG전자는 이번 전시에서 ‘LG AI 갤러리(LG AI Gallery)’를 주제로 약 900㎡ 규모의 전시관을 꾸리고,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 기술이 반영된 제품들을 대거 공개했다.
전시관 입구에서는 88개의 정육면체 모듈이 360도 회전하며 역동적인 빛을 연출하는 ‘키네틱(Kinetic) LED’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관람객이 QR코드를 스캔해 셀피를 올리면, 외부 생성형 AI가 이를 팝아트로 변환해 LED에 띄우는 체험형 콘텐츠를 제공해 전시관을 찾은 관객에게 참여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관람객들은 LG AI 갤러리에서 ‘LG 씽큐 온’으로 AI 가전과 IoT 기기를 하나로 연결하는 통합 AI 홈 솔루션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LG 씽큐 온(ThinQ On)은 AI 홈 허브로 LG의 통합 AI 전략의 중심이다. 일례로 “하이 엘지, 외출 모드 실행해 줘”라고 말하면 조명과 전원이 자동으로 꺼지고 청소 로봇이 작동하며 반려동물 환경까지 조정되는 등 자연어 명령만으로 생활 루틴이 자동 실행된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이번 전시에서 차별화된 기술력도 선보인다. 우선 세탁기·건조기·워시타워 등 주요 가전군에 AI DD 모터를 탑재해 세탁물의 재질과 무게를 분석, 최적의 세탁 코스를 스스로 선택하는 기능을 선보였다.
공기청정기와 정수 가습 가전 등 ‘퓨리케어(Puricare)’ 시리즈는 실내 공기질과 사용자 선호도에 맞춰 자동으로 바람 세기와 방향을 조정하는 ‘AI 바람’ 기술을 적용했다. 증강현실(AR)로 바람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또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본체와 스테이션 모두에 스팀 기능을 탑재한 청소 로봇 신제품 ‘히든 스테이션’과 '오브제 스테이션’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히든 스테이션’은 싱크대 하단에 설치해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루며, ‘오브제 스테이션’은 가구형 디자인으로 침실·거실 어디서든 설치 가능하다.
이 밖에도 자발광 디스플레이 ‘LG 매그니트 액티브 마이크로 LED’, 제로 클리어런스 힌지 기술을 적용한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핏 앤 맥스’, 프리미엄 욕실 솔루션 ‘LG 바스 에어시스템’ 등도 전시됐다.
LG전자 관계자는 “공감지능은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이를 반영해 생활의 질을 높이는 AI 철학”이라며 “AI가 단순한 편의성에서 벗어나 감성과 경험을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