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보안검색 노조, ‘정시근무·휴게 보장’ 강경 대응
보안검색 인력 휴게시간 준수 선언에 245만 여행객 발 동동
파업 대신 준법투쟁··· 인천공항 보안검색대서 표출된 연휴 노사갈등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인천공항에서 특별한 형태의 노사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인천공항에서 특별한 형태의 노사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인천공항에서 특별한 형태의 노사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보안검색 담당 직원들이 법정 휴게시간을 철저히 준수하겠다는 ‘준법투쟁’을 선언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로 예상되는 해외여행객들의 출국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보안㈜ 노동조합과 보안검색통합노조는 오는 3일부터 추석 연휴 기간 보안검색장에 추가 인력을 투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필수경비업법에 따라 파업에는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없지만, 과업지시서에 명시된 정당한 휴게시간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보안검색 직원들은 7개조로 나눠 주 4일 근무하며, 오후 4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15시간 연속 근무(휴게시간 제외 실 근무시간 13시간30분)하는 상황이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8시간 근무 시 1시간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부여해야 한다. 이는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공민천 보안검색통합노조 위원장은 “매년 설·추석 연휴 늘어나는 공항인파에 대비해 휴무자까지 추가인력에 투입했지만, 인력은 충원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 추석연휴 기간 공사가 서비스 평가를 실시한다고 밝힌 것도 노조의 반발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역대 최대 인파 속 우려되는 대혼잡

이번 추석 연휴 기간(10월 2일~12일) 인천공항 이용객은 총 245만3000명으로 예상되며, 10월 3일 하루에만 23만9000명이 몰려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출발여객이 가장 많은 날인 10월 3일에는 12만9000명이 출국할 예정이다.

공항공사는 이에 대비해 제2여객터미널 1번 출국장의 엑스레이 검색장비를 10대에서 17대로 확충하고, 119명의 보안검색인원을 증원해 현장에 배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보안검색요원들의 추가근무 철회로 이러한 대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보안검색 대기시간의 급격한 증가다. 평소에도 인천공항 출국장 내 보안검색대는 피크 타임인 오전 7~9시에 전체 검색대의 30% 정도만 가동되고 있다. 여기에 준법투쟁으로 휴게시간이 엄격하게 적용되면 대기 줄이 더욱 길어질 수밖에 없다. 신형 보안검색 장비의 오작동 문제도 겹쳐 있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여행객들, 3~4시간 전 공항 도착 필수”

인천공항공사는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해 자회사와 협력하여 필수유지업무 인원과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출국장 운영시간을 기존 오전 6시에서 오전 5시로 1시간 앞당기고, 항공사와 협력해 추가 체크인 인력과 안내 인력을 배치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이번 추석연휴 인천공항을 이용할 예정인 여행객들은 평소보다 더욱 여유 있게 공항에 도착할 필요가 있다. 공항공사는 탑승 3시간 전 공항 도착을 권고하고 있으며, 특히 오전 7~9시와 저녁 5~8시 등 혼잡시간대를 피할 것을 당부했다. 스마트패스(안면인식 출국 서비스) 전용 출국장이 기존 3개소에서 5개소로 확대 운영되므로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대기시간 단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는 공항 운영의 핵심 인력인 필수유지업무 담당자들이 합법적 노동권 행사를 통해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추석연휴 해외여행을 계획한 시민들은 충분한 여유시간을 갖고 공항을 이용하는 것이 현명할 것으로 판단된다.

인천국제공항 보안 관계자는 “최근 보안 강화 조치와 여행 수요 증가로 인해 검사 과정이 길어질 수 있는 만큼, 인천공항을 이용하실 여행객들께서는 평소보다 더 여유 있게 공항에 도착해 주시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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