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사고 4000건 넘어… 추돌사고·음주운전 집중
사고 리스크 매년 반복… 업계 ‘데이터 기반 예방’ 강조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시점, 귀성·귀경 차량이 몰리면서 교통사고 위험이 평소보다 크게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통계를 보면 연휴 전날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평상시보다 20% 이상 많고, 사고당 인명 피해 규모도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보험업계는 반복되는 연휴 리스크에 대응해 단기 특약 안내와 보장 범위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추석 전날 사고 건수는 하루 평균 797건으로, 연휴 중 일평균 사고 건수(429건)보다 86% 많았다. 또 추석 연휴기간 교통사고 100건당 사상자 수는 170.2명으로, 전체 기간 평균 146.5명보다 16% 높아 사고의 치명성이 커지는 양상도 확인됐다. 졸음운전과 과속, 음주운전 등 장거리 운전 특유의 위험 요인이 집중된 결과다.
보험개발원과 손해보험협회가 최근 5년간 자동차보험 사고를 집계한 결과 역시 같은 맥락을 보여준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날 발생한 자동차보험 사고는 4004건으로 평상시보다 21% 많았고, 피해자 수도 6139명으로 27% 늘었다. 반면 추석 당일 사고 건수는 2565건으로 평상시보다 23% 적었지만, 사고당 피해자 수는 2.3명으로 1.6배 높았다. 즉 명절 당일에는 사고 자체는 줄더라도, 한 건이 발생할 경우 더 많은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이다.
연휴 기간에는 가족 단위 이동이 많아지면서 어린이·청소년 피해도 급증했다. 통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에 발생한 20세 미만 피해자 수는 766명으로, 평상시(371명)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사고 형태별로는 추석 당일 추돌사고 비중이 50%로, 평상시 39%보다 11%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주로 뒷차가 앞차를 들이받는 형태의 사고가 잦았다는 의미다.
시간대별로는 연휴 전날 오후 4시~6시에 사고가 집중됐고, 연휴 당일과 이후에는 오후 12시~4시 사이에 대인 피해자가 가장 많았다. 특히 음주나 무면허 운전 관련 사고가 늘어나는 점도 주목된다. 추석 당일 음주 사고 피해자는 평상시보다 1.4배 많았으며, 연휴 전날과 다음날 무면허 사고 피해자는 각각 1.6배, 1.4배 증가했다.
이 같은 위험 환경 속에서 보험사들은 사고 대응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단기 운전자 특약이나 운전자 범위 확대 특약의 가입 수요가 연휴 직전에 늘고 있으며, 일부 보험사는 모바일 앱을 통한 사고 접수와 긴급 출동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또 명절 직전 무상 차량 점검 이벤트를 제공해 브레이크·타이어·배터리 등 주요 부품 상태를 사전에 확인하도록 돕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명절 전날 교통사고 위험이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만큼, 데이터 기반 사고 예방 캠페인과 보험상품 구조 개편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명절 전날 사고 발생률은 매년 뚜렷하게 높게 집계된다”며 “소비자는 출발 전 보장 범위를 꼼꼼히 확인하고, 보험사들은 사고 다발 시간·구간에 맞춘 안내와 서비스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