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간헐성 및 전력계통 불안정 영향 최소화
발전수익 지역사회와 공유…李 햇빛연금 첫 사례

국내 최초로 낮에는 수상태양광, 밤에는 수력발전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단지가 가동을 시작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수자원공사는 25일 경북 안동시 임하 다목적댐 공원에서 임하댐 수상태양광 집적화단지 사업 준공식을 열었다. 임하댐은 1992년 준공된 이후 생활·공업용수 공급과 물의 낙차를 활용해 수력발전을 병행해온 다목적댐이다. 2021년 국내 1호 신재생에너지 집적화 단지로 지정된 뒤 지난 7월부터 수상 태양광이 설치됐다.
◇낮에는 태양광 밤에는 수력…재생에너지 한계 극복
임하댐 수상태양광 집적화단지는 설비용량 47.2MW 규모다. 낮에는 수상태양광으로, 밤에는 수력발전으로 전기를 송전하는 방식이다.
수상태양광은 수면 위에 뜨는 부력체 위에 태양 전지판을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태양광 발전을 위한 경제성 있는 대규모 부지를 찾는 게 쉽지 않아 수상태양광이 하나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육상태양광보다 발전효율이 높고, 육상태양광의 단점으로 꼽히는 환경 훼손을 최소화해 태양광 입지를 다각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상태양광은 국내에서도 잠재력이 큰 에너지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인 규모는 106MW이지만 정부는 임하수상태양광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약 6.5GW의 추가 개발을 검토 중이다. 검토 중인 물량이 모두 가동되면 서울부터 부산을 승용차로 3700만회 왕복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3900만t을 감축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전력망 부족 문제는 교차 송전으로 해결했다. 임하댐의 기존 수력발전에 사용하던 송전선로 계통을 그대로 활용해 태양광 전기 활용률을 높였다. 이를 통해 태양광이 전력계통에 부담을 주는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돌파구도 마련한 셈이다.
태양광은 기후위기 해결방안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햇빛이 없는 밤이나 흐린 날에는 발전 불가하다는 간헐성 문제를 지니고 있다. 한수원과 수자원공사는 기존에 설치한 임하댐을 활용해 부지 및 간헐성 문제를 해결했다. 수력발전도 가뭄 시 발전량 급감하는 문제가 있지만 수상태양광을 통해 전력을 생산할 수 있게했다.
원래 임하수상태양광 발전소는 지난 6월 준공 예정이던 동해안-수도권 송전망에 연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송전망 완공 일정이 2030년 말로 미뤄지면서 임하수상태양광 상업운전은 지연 위기를 맞았다. 이에 수자원공사는 기존 임하댐 수력발전이 사용하던 50MW 규모의 송전선로를 활용했다.
낮에는 임하댐에 떠 있는 태양광이 만든 전기를 활용하고, 밤에는 임하댐의 수력발전 전기를 전력망으로 흘려보내는 방식을 활용해 재생에너지의 선천적 한계로 꼽힌 전력계통 불안정성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 전력 계통 확충 지연에도 영향받지 않기 때문에 상업운전 시작 시점을 신규 송전선로 접속 시기보다 5년 앞당겼다.
한수원은 안동시 2만 가구가 5년간 쓸 수 있는 재생에너지 308GWh(기가와트시)를 조기 공급하면서 발전 대기 상태에 머무르지 않도록 했다. 낮에 생산한 전기를 발전대기 상태로 머무르지 않게 언제든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전체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모니터링하는 대전 본사 발전통합상황실에서 24시간 모니터링으로 계통 안정성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 지역주민과 상생…햇빛연금 첫 사례 꼽혀
임하수상태양광은 수자원공사와 안동시의 주민 소통 노력 결과 2021년 말 국내 1호 ‘집적화단지’로 지정됐다. 신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에 선정되려면 계획 수립 단계부터 지역 주민, 어민 등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민관협의회를 구성·운영해야 한다.
집적화단지에 선정되면 정부는 더 많은 수익을 보장하고, 사업자는 이 수익을 지역사회와 공유한다. 임하댐 수상태양광에는 지역 마을법인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약 2700세대 주민들은 약 20년간 연평균 약 40만원의 '햇빛연금'을 현금 또는 현물로 받는다.
임하댐 프로젝트는 발전수익을 지역 주민과 공유하는 구조로 지역 주민의 수용성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며 앞으로도 국내 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의 대표 사례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이번 수상태양광발전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햇빛연금'의 대표적 사례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햇빛연금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설비로 벌어들인 수익을 주민에게 연금처럼 배분하는 정책이다. 농촌·지역경제 활성화와 재생에너지 확산을 동시에 추구해 재생에너지 확대의 필수사항인 주민수용성 문제를 해결하면서 기후위기도 함께 대응하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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