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8만 돌파, 외국인·기관 매수세에 지수 최고치 경신
증권주 강세·은행주 주춤… 업종별 희비 갈리며 향후 변수 주목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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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며 5000선에 대한 기대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반도체 대장주의 강세가 맞물리면서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가 이어지고, 삼성전자가 8만 원대를 돌파하는 등 국내 증시가 한층 활기를 띠고 있다. 그동안 3000선 부근에서 오랜 기간 정체했던 코스피가 불과 몇 달 만에 3500선 턱밑까지 오르자, 증권가에서는 5000선 진입도 결코 먼 목표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22일) 코스피는 3468.65로 종가 최고치를 경신했고, 23일 장초반 3490선을 돌파하며 3500선에 근접했다. 장중 고점은 3494.49까지 올라섰다. 불과 하루 전 삼성전자 급등과 외국인·기관 매수세가 지수를 밀어 올리더니, 이튿날 바로 3500 목전까지 올라서며 새로운 분기점을 예고했다.

삼성전자의 상승세는 지수 전반을 끌어올리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4% 넘게 급등하며 장중 8만4000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가 커진 데다 3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 것이라는 관측이 반영된 결과다. 시가총액이 코스피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강세는 사실상 지수 레벨 자체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낳았다.

글로벌 금융환경 변화도 증시에 힘을 보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4.00~4.25%로 조정했다. 2022년 이후 고금리 기조를 이어오던 미국이 본격적으로 인하 기조에 나선 셈이다. 뉴욕 증시는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고, 국내 증시에도 외국인 매수세를 자극하며 위험자산 선호를 강화하는 배경이 됐다.

업종별 차별화는 뚜렷했다. 증권업종 지수는 이달 들어 약 18% 가까이 오르며 대표적 강세 업종으로 부상했다. 거래대금 증가와 증시 활황에 따른 수익 개선 기대, 양도세 대주주 기준 유지, 자사주 매입 확대 등 정책적 호재가 겹쳤다. 키움증권, 한국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중소형 증권사 대부분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업종 전반이 급등했다. 증권 테마 ETF 역시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하며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도 흡수했다.

반대로 은행주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조로 순이자마진 축소가 불가피하고, 상생금융 등 정책성 비용이 늘어난 데다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및 PF 대출 규제로 자산 성장 여력이 제한되면서 상승폭이 작았다. 이달 들어 은행업종 지수는 약 7%대 상승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은행주의 경우 정책 방향과 금리 안정성이 확인되면 반등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상승폭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국내 정책 여건 역시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50%로 유지하며 물가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통화정책의 완화 여력이 커지고, 반도체·2차전지·자동차 등 수출 주력 산업의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하다는 점도 투자 심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연일 순매수를 이어가는 것도 수급 안정의 기반이 된다.

전문가들은 당장의 5000선 돌파를 점치기는 이르다고 하면서도, 대형주 실적 호조와 글로벌 유동성 확대가 이어질 경우 달성이 불가능한 수치가 아니라고 본다. 다만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만큼 단기간 급등에 따른 숨 고르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외 변수 역시 경계해야 한다. 미국과 한국 간 금리 차, 환율 불안, 중국 경기 회복 지연 같은 요소는 언제든 지수 상승세를 제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같은 초대형주의 신고가 행진과 미국의 금리 인하가 맞물리며 코스피가 단기간에 3500선 목전까지 올라섰다”며 “투자자들의 기대가 5000선으로 향하고 있지만, 글로벌 변수와 조정 가능성을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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