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덤핑+美진출+AI혁신’ 현대제철, 하반기 전환점 맞아
中 감산·정부 규제, 국내 철강 수익성 극대화
미국 전기로 제철소 프로젝트, 글로벌 성장 엔진 가동

현대제철의 올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개선)에 대해 국내외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2분기 흑자 전환을 시작으로 3분기 영업이익 1290억원, 4분기 1580억원으로 급증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의 철강 감산 정책과 정부의 반덤핑 관세 부과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 여기에 58억달러(7조9900억원) 규모 미국 전기로 제철소 건설,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혁신, 3세대 강판 상용화 등 차세대 성장동력까지 가세하면서 단순한 업황 회복을 넘어선 구조적 변화가 감지된다.
2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하반기 실적 급등의 동력은 정부의 반덤핑 관세 정책이다. 지난 5월부터 부과된 중국산 후판 반덤핑 관세(최대 38%)가 즉각적인 가격 상승 효과를 보이고 있다. 7월 말 발표 예정인 중국·일본산 열연강판 반덤핑 예비판정 결과가 추가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전망이다.
중국의 철강 생산 감축도 호재로 작용한다. 중국의 5월 조강 생산량이 전년 동월 대비 7% 감소해 올해 첫 생산량 감소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 해소와 가격 안정화를 의미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업계는 중국의 생산 감축과 수출 제한 정책이 지속될 경우 국내 철강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8억달러 美 루이지애나 전기로 공장 본격화
현대제철의 장기 성장 전략을 상징하는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프로젝트가 본격화되고 있다. 총 58억달러를 투입해 오는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는 이 시설은 연간 270만t 생산능력을 갖춘 미국 최초의 전기로 일관 제철소다.
현대제철의 투자 부담은 지분율 30% 수준인 약 1조3000억원으로, 1분기 말 현금성 자산 2조3000억원을 고려할 때 유상증자 없이도 투자가 가능한 수준이다. 직접환원철(DRI) 생산설비와 전기로, 열연·냉연강판 생산설비로 구성된 이 제철소는 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이면서도 고품질 제품 생산이 가능해 탄소중립 시대의 경쟁력 확보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현대제철의 저탄소 철강 브랜드 ‘하이에코스틸(HyECOsteel)’은 독자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 전략이다. 하이큐브(Hy-Cube) 기술을 활용해 탄소배출을 40% 저감한 제품을 생산하며, 2030년까지 연간 500만t 공급체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전기차·해상풍력·수소사업까지 신성장동력 드라이브
현대제철의 디지털 전환이 생산성 혁신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4월 도입한 ‘HIP(Hyundai-steel Intelligence Platform)’는 13만 건의 지식정보를 자산화하고, 빅데이터 활용 제강 최적화를 통해 질소 성분 적중률을 높였다. AI 기반 불순물 제거 시스템은 아연 폐기량 10% 절감과 검사 시간 90% 단축 효과를 거뒀다.
10년간 연구개발을 거쳐 상용화한 3세대 강판은 또 다른 성장 동력이다. 1.2기가파스칼(GPa)급 고강도를 유지하면서도 곡면 성형이 가능한 이 제품은 기존 1.0GPa급 대비 10% 이상 경량화를 실현해 전기차에 최적화된 소재로 평가받는다. 현재 20% 수준인 자동차강판 글로벌 판매 비중을 4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는 전기차 시장 성장과 맞물려 새로운 수익 창출 동력이 될 전망이다.
해상풍력과 수소 사업 확장도 주목된다. 노르웨이 선급협회(DNV)로부터 국내 강관제조사 중 유일하게 ‘신재생에너지 해상풍력 공장인증’을 취득했다. 제주 한림해상풍력단지와 대만 TPC 프로젝트에 하부구조물 강관을 공급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당진제철소에서 연간 3500t 규모의 수소를 생산하고 있으며, 2030년 10만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하반기 실적 전망은 단순한 철강업황 회복을 넘어선 구조적 변화에 기반한다”며 “반덤핑 관세와 중국 감산이라는 단기적 호재와 함께 탄소중립 대응 기술력, 글로벌 거점 확보, 차세대 모빌리티 소재 개발 등 장기적 성장 동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전통 철강업체에서 스마트 철강 기업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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