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인권의 달 이벤트 시작…냉소적인 반응도 나와

6월 ‘성소수자 인권의 달(프라이드 먼스)’을 맞아 글로벌 게임사들이 LGBTQ(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퀴어)를 응원하는 기념 이벤트를 펼친다. 그러나 일부 국가들과 보수적인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반발의 목소리도 나온다. 양쪽을 모두 만족시킬 수 없는 상황에서 게임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다양성 존중’ 한달간 곳곳에서 프라이드 이벤트


블리자드는 지난 2일부터 ‘오버워치2’에서 프라이드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게임에 접속한 이용자들은 다양한 정체성을 기념하는 프로필 플레이어 아이콘과 프로필 카드를 획득할 수 있다. 이 중 일부는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으로 디자인됐다. 또한 게임 맵 중 하나인 ‘미드타운’은 한달간 성소수자 축제가 끝난 직후의 모습으로 변경된다.
이와 함께 ‘오버워치2’의 새로운 단편 소설 ‘있는 그대로(As You Are)’가 공개됐다. 이번 이야기에는 ‘파라’와 ‘바티스트’가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은유적으로 고백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로써 ‘트레이서’, ‘솔저: 76’에 이어 총 4명의 성소수자 영웅이 ‘오버워치2’에서 활약하게 됐다.
블리자드는 “오버워치2를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게임 밖에서도 자신의 개성을 자랑스럽게 드러낼 수 있길 바란다”며 “모두가 진정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아름답다”고 전했다.

라이엇 게임즈도 1일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 ‘레전드 오브 룬테라’, ‘와일드 리프트’ 등 자사가 서비스 중인 게임에서 프라이드 이벤트를 실시중이다. 한국에서는 ‘무지갯빛 이벤트’로 번역됐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특별한 감정 표현을 보상으로 지급하며, 8개의 ‘펭구 아이콘’을 장착하면 캐릭터의 잔상이 무지갯빛으로 빛나는 효과로 변경된다.
라이엇 게임즈는 “세상의 다양성을 응원하고, 모든 혐오에 반대한다”며 “우리는 모든 이용자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다고 느끼길 바란다”고 밝혔다.
성소수자 게임 영향력 커져…일반 이용자들과 갈등
이처럼 게임사들이 성소수자 이벤트에 적극적인 이유는 성소수자 커뮤니티가 게임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유비소프트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레인보우 식스 시즈’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가 큰 반발에 직면했다. 아랍에미리트는 동성애를 범죄로 취급하는 대표적인 국가다. 성소수자 이용자들로부터 대회를 중단하라는 청원이 빗발치자 유비소프트는 결국 대회를 취소했다.
그러나 성소수자 이벤트를 불편해하는 움직임도 있다. 미국에서는 매년 6월 성소수자 행사가 열릴 때마다 보수 세력의 반발에 부딪힌다. 맥주회사 앤하이저부시와 유통업체 타깃은 올해 성소수자 마케팅을 전개했다가 불매 운동 직격탄을 맞았다. 게임에서도 성소수자 캐릭터들이 자주 등장하는 탓에 “이정도면 이성애자가 성소수자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한국에서의 반응도 냉담하다. ‘오버워치2’가 프라이드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발표한 후 한국 공식 홈페이지에는 “프라이드 이벤트 할 시간에 게임이나 똑바로 관리하라”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성소수자 이벤트를 놓고 이용자들의 의견 대립이 팽팽하다보니 일부 게임사들은 중간 지점에서 타협하기도 한다. 블리자드의 ‘오버워치2’ 이벤트는 전세계에서 동시 진행되지만, 모든 이용자들에게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성소수자 콘텐츠가 불법으로 간주되는 일부 국가에서는 이벤트가 진행되지 않는다. 이용자들이 자신의 성정체성을 공개할 경우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리자드는 이번 이벤트가 금지된 국가 목록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러시아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러시아는 2013년부터 18세 미만 미성년자에게 동성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경우 최대 50만루블(약 8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관련 사이트들의 접근도 모두 차단했다. 이로 인해 블리자드가 그간 선보여온 ‘오버워치’의 성소수자 콘텐츠들은 러시아에서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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