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가 헝가리에서 사용한 광고 포스터. (코카콜라 페이스북 캡처) 2019.8.7/그린포스트코리아
코카콜라가 헝가리에서 사용한 광고 포스터. (코카콜라 페이스북 캡처) 2019.8.7/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동성애를 지지하는 메시지가 담긴 코카콜라의 광고 캠페인이 헝가리 사회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코카콜라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헝가리 집권 여당 쪽에서 보이콧 움직임까지 일었음에도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7일 가디언, ABCnews 등 외신은 코카콜라가 헝가리에서 동성애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담은 광고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카콜라는 이날부터 ‘사랑 혁명(Love Revolution)’을 주제로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시겟 뮤직페스티벌(Sziget festival)이 열리는 것에 맞춰 지하철 역사와 버스정류장 등 150여곳에 광고 포스터를 게시했다. 

한 남성이 다른 남성을 뒤에서 팔로 감싸고 있는 게이 커플, 입맞춤을 하는 레즈비언 커플 등의 모습이 담긴 이 광고 포스터에는 'Zero Sugar, Zero Prejudice’라는 슬로건이 명시됐다.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등 보수 색채가 짙은 헝가리 집권 여당 피데스 쪽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빅토르 오반 헝가리 총리는 지난 2016년 한 인터뷰에서 “동성커플의 결혼은 헝가리에서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했었다.

볼도그 이스트반 피데스 부대변인은 지난 4일 본인의 SNS에 “코카콜라가 도발적 포스터를 헝가리에서 제거할 때까지 그들의 제품을 구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코카콜라 보이콧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하는 글을 게시했다.

헝가리 사회의 LGBTQ(성소수자) 수용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집권 여당의 이 같은 움직임이 얼마나 헝가리 사회로부터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제 레즈비언·게이·양성애·트랜스젠더·간성 협회가 지난 2017년 실시한 서베이 결과를 보면 60% 이상의 헝가리 국민들은 모든 사람이 성적 지향과 관계없이 동일한 권리를 지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헝가리에서 동성애자는 연인을 파트너로 등록할 수는 있지만 결혼은 불법이다. 

헝가리 시민사회는 집권 여당의 이같은 주장이 갈등을 조장하려는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타마스 돔보스 해터소사이어티 이사는 “정부의 모든 프로파간다는 갈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적이 필요한 그들은 EU, 이민자, NGO, 노숙인에 이어 LGBTQ를 적으로 만들려 하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이성애자든 동성애자든 사람들은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사랑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