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분위기 "사건 지속 원치 않아…문제 만든 황안 비판"

출처=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방송화면 캡처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9일 중국의 성장률이 1%p 하락하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직접적으로 0.2%p, 선진국 및 아시아국가 등에 대한 영향을 고려해 간접적으로는 최대 0.62%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중국의 성장률이 1%P 감소하면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률이 0.8%P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경제의 대 한국 영향력이 이 정도다 보니,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을지 모르는’ 쯔위(9인조 걸그룹 TWICE 멤버)의 행동에 JYP가 깜작 놀랄 만도 하다. JYP엔터테인먼트뿐 아니라 K팝 관련 기획사 그 누구도 중국 시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얘기는 지난해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TWICE(이하 트와이스) 쯔위는 MBC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 본방송에는 나가지 않았지만 인터넷 생방송에는 해당 모습이 보였다. JYP가 만든 ‘다국적’ 걸그룹 멤버로 활동 중인 대만 출신의 당시 16세 소녀가한 행동이다.

중국은 현재 중국과 대만, 양안을 ‘하나의 중국’으로 교육시키고 있다. 쯔위의 대만 국기를 문제 삼은 것은 현재 54세인 대만 가수 황안이다. 황안은 지난 8일 황안은 “쯔위가 대만 독립 세력을 부추겼다”고 비난하며 “‘대만 연예인’ 쯔위는 대만 독립주의자가 아님을 증명하라”고 주장했다.

50대 대만 아저씨의 16세 대만 소녀에 대한 딴죽은 중국과 대만의 외교문제로 비약했다. TWICE(이하 트와이스)의 중국 활동 중단도 불렀다. 다급해진 JYP의 수장 박진영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사과를 적고 또 적었지만 반응이 없자 지난 13일과 14일,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하나의 중국을 인정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이러한 노력에도 트와이스의 활동이 재개되기는커녕 같은 소속사 보이그룹 2PM의 멤버 닉쿤의 중국 행사가 취소되자 두 번째 성명서를 낸 지 하루 만인 15일, 쯔위의 사과 동영상을 JYP엔터테인먼트 유투브를 통해 공식적으로 공개했다. 화면에서 사라질 정도로 고개 숙여 사과하는 소녀의 굳은 표정, “중국은 하나다” “회사뿐 아니라 두 나라의 감정에 상해를 입힌 점 죄송하다” “반성의 시간을 갖겠다”고 말하는 쯔위의 모습은 어둡다.

중국 배우 임경신은 쯔위의 사과 동영상이 공개되자 지난 16일 자신의 웨이보에 “사과가 너무 갑작스러워서 대본 외울 시간도 없었겠다”는 글을 올리며 간접적으로 JYP의 강제적 사과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 대만 여성은 한글로 적은 호소문을 통해 “총만 없다 뿐이지 흡사 IS(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인질을 죽이기 전에 찍는 동영상 같았다” “중국이 힘이 센 부자 나라지만 이런 모습은 마치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는 친구들을 괴롭히는 짓궂은 어린아이와 같은 행동”이라고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하지만 JYP는 쯔위가 부모님과 상의해 올린 영상이라며 선을 그었다.

저간의 사정을 헤아려본다 해도 JYP의 LTE+급 대응은 누리꾼의 지적대로 ‘저자세’ 논란을 부를 만큼 재빨랐다. 사건의 추이를 살펴보며, 중국과 대만의 대응을 보며 신중하게 대처했어도 늦지 않았을 성싶다.

실제로 19일 YTN이 전화 연결한 우수근 중국 동화대 교수의 의견을 빌면, 중국과 대만 당국 모두 이 사건이 확산되면 양안관계에서 서로에게 바람직할 것이 없기 때문에 서로 협력하면서 서둘러 봉합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처음에는 쯔위를 검색어에서 차단시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검색도 시키고 중국 방송국을 통해서 쯔위의 활동 모습을 내보내며 ‘우리는 아무 차별도 하지 않는다’는 점을 더 어필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우 교수는 “열여섯 살짜리 어린 소녀가 자기가 살고 있는 국가의 국기를 들었다는 것이 비난 받을 일은 아니다”라면서 국제사회에서는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고 교육시키고 있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중국이 너무 심하다, 50, 60세 된 성인이 초등학교 1학년생을 가지고 장난치거나 너무 심하게 구는 것이 아닌가라는 식으로 인식되기 십상이어서” 사건의 확산을 바라지 않는 배경을 설명했다. 또, 되레 가수 황안에 대한 비판 여론이 팽팽하다고 알렸다.

우 교수는 “JYP가 첫 번째 대응을 잘했다고 생각되지 않지만 지금부터라도 차분하게 중국과 대만을 잘 의식하면서 신중하게 대처해 나간다면 그렇게 큰 영향이 초래되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지만 돌아가는 형국은 조금 늦은 듯도 하다.

대만의 인권변호사 왕커푸 등은 쯔위에게 사과를 강요했다며 자유의지 침해와 강제죄 혐의로 JYP엔터테인먼트를 검찰에 고발했다, 황안에 대해서도 고발 방침이 전해졌다. 한국다문화센터도 JYP엔터테인먼트와 박진영 대표를 국가인권위에 제소하고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내외적으로, 쯔위 논란이 인권침해 문제로 번지는 모양새다.

박진영이 트와이스와 함께 섹시 교복 광고를 찍었다가 경기도 보건교사들이 “광고 포스터에 적힌 쉐딩스커트나 코르셋은 10대 청소년에게 어울리는 교복의 모습이 아니다. 건강에도 좋지 않다. 교복 페티시 주점이나 룸싸롱의 종업원들처럼 보인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광고 수정 및 수거에 나섰던 지난해 10월의 일이 생각난다.

연거푸 트와이스와 사고가 터지는 박진영 대표(44), 연거푸 40, 50대 아저씨의 짧은 판단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트와이스. 문제를 만드는 그들과, 같은 어른으로서 부끄럽다.

<환경TV 홍종선 기자 dunastar@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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