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응답하라 시리즈 3편 종영…시즌4 상상하며 아쉬움 달래

출처=tvN '응답하라 1988' 홈페이지

 


종영까지 2회분 남았다. 이번 주면 응답하라 시리즈 3편이 끝난다. 미리 못을 박아 두고 싶은 것이다. 응답하라가 아니라 시즌3이 끝날 뿐이라고. 신원호 PD가 “망할 때까지 계속하겠다”라고 공언했고, 시즌마다 시청자가 이토록 호응을 보냈는데, 너무 힘들다든가 소재 고갈이라든가 등의 이유 따위로 시즌4를 내지 않는다면 ‘배신’이요 ‘배은망덕’이라고 힘주어 말하는 것이다. 응답하라 길래 우리가 응답했듯, 제작진도 시청자 사랑에 응답하라는 얘기다.

시즌3 종영의 슬픔을 달래다 보니 시즌4를 상상하지 않을 수 없다. 일단, 여주인공의 신랑 찾기는 계속되겠지? 독립영화를 비롯해 다양한 부문에서 착실히 연기력을 다져온, 익숙하지 않지만 우리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배우를 눈앞에 소환해 주겠지? 시즌 내내 그랬듯 가수임이 의심될 정도의 ‘연기돌’을 출연시키겠지? 시즌1 때 에이핑크 정은지(여), 시즌2에 B1A4 바로(남), 시즌3에서 걸스데이 혜리(여)가 등장했으니 시즌4에선 남자 아이돌 가수일까?

이제는 몇 년도를 소재로 할 것인가는 그다지 궁금하지 않다. 소소한 에피소드와 소품, 의상 등에서 깨알 재미를 주기는 하지만 현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극이 아니기에 누가, 어느 배우가 어떤 캐릭터로 나올 것인가가 더 궁금증을 자극한다. 매번 절대 떠나보내지 못할 것 같았지만 그 사랑스러운 캐릭터와 배우들을 우리는 보냈고, 새로이 사랑에 빠졌다.

다른 건 몰라도 성동일, 이일화 부부는 다시 나오겠지? 성-이 부부는 응답하라 시리즈의 상징이자 증인이다. 응답하라 호의 닻 같은 존재다. 선장 신원호 PD와 항해사 이우정 작가의 의중대로 배를 머물게도 하고 운항하게도 하는 힘을 지녔다. 특히나 시즌 1~2에서는 젊은 배우들이 통통 튀며 개성을 뽐낼 때 두 사람의 내공 있는 연기가 극의 중심을 잡았다.

응답하라 시리즈 내내 성동일이라는 배우 덕에 참 많이도 웃었다. 오메, 우째 그리 징허게 연기를 잘한당가. 대사가 찰지고 표정이 실감난다. 아버지 성동일의 부정에 눈시울도 적셨다.

출처=tvN '응답하라 1988' 홈페이지

 


이일화는 응답하라에 푸근함의 아우라를 형성해 놓았다. 소시지 달걀전과 두부부침을 동산처럼 쌓아 놓는 ‘손 큰’ 여자, 빠듯한 살림에도 가족을 옥죄지 않고 넉넉함을 잃지 않는 어머니는 곱상한 외모의 이일화이기에 더 돋보였다. 예쁘장한 얼굴에서 사투리가 나오고 호리호리한 몸으로 풍파를 견디는 모습은 반전의 재미, 은근과 끈기의 감동을 배가시켰다. 과장 없는 연기로 제몫을 다해내기란 쉽지 않다. 박수 받지 않으면서도 흔들림 없이 연기하기란 어렵다.

성동일 이일화의 연기에 더 큰 박수를 보내고 싶어진 건 시즌3였다. ‘응답하라 1988’이 청춘 로맨스에 보태 가족이야기에 중점을 두면서 여러 커플의 부모 연기자들이 투입됐다. 성동일 이일화 커플에게 텃세는 없었다. 도리어 원래 정을 나눈 한 동네 사람이었던 것처럼 신규 멤버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양보했다. 늘 극의 중심에 섰던 자가 ‘파이’를 나눠 먹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더 존경심이 일었다.

출처=tvN '응답하라 1988' 홈페이지

 


‘응답하라 1988’의 그 누가 연기를 못했겠나마는 라미란 김성균 부부를 특별히 언급하고 싶다. 어찌나 연기가 자연스럽고 내뿜는 포스가 막강한지 시즌 1부터 함께해 온 부부로 착각할 정도다.

먼저 라미란은 시즌3에서 처음 투입됐지만 ‘응답하라 1988’의 안방마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덕선이(혜리) 엄마 이일화, 선우(고경표) 엄마 김선영을 동네 동생으로 거느린 ‘큰형님’ 역할을 맡아서만이 아니다. 동네에서 제일 부자인 덕에 사람들에게 지갑 잘 열고 음식 인심 넉넉한 정봉이(안재홍) 정환이(류준열) 엄마여서만이 아니다. 배우 라미란에게는 어디에 놓여 있어도 주눅 들지 않는 당참이 있다. 연기의 기본이 몸에 익은 것에서 오는 여유, 어떤 배역을 맡겨도 훌륭히 소화해 온 배우로서의 자신감이 원천이다.

출처=tvN '응답하라 1988' 홈페이지

 


김성균은 ‘응답하라 1988’에서 두 가지 어려운 숙제를 해냈다. 시즌2의 ‘삼천포’, 그 독성 강한 어리보기 캐릭터를 말끔히 지웠다. 또 하나는 방영 초반 많은 시청자가 우려했던 유행어 복사기 역할의 위험성에 휘말리지 않았다. 남편 김성균의 썰렁 유머에 몸서리친 건 부인 라미란만이 아니었다. 아니 왜, 우리의 귀염둥이 김성균에게 흘러간 유행어를 전담시켜? 장성한 두 아들의 빠 맡기엔 너무 젊은 거 아냐? 제작진의 선택과 믿음이 옳았다. 어느새 김성균이 정봉이 아빠로 보이더니, 언젠가부터 정환이네 현관이 열릴 때면 ‘아이고, 김 사장, 반갑구만 반가워!’를 따라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

한 명의 애시청자로서 욕심을 내 본다. 마음이야 새로이 부부 연을 맺은 최무성의 묵직한 연기와 김선영의 맛깔난 연기도 계속 보고 싶지만, 아니 시즌3 배우 모두가 한 번 더 시즌3의 속편을 함께했으면 좋겠지만, 어떻게 쌍문동 터줏대감 라미란 김성균 부부라도 시즌4에서 다시 볼 수는 없을까.

[환경TV뉴스] 홍종선 기자 dunastar@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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