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자 대부분이 없는 계정…블리자드 묵묵부답

아트 디렉터 존 뮬러(왼쪽)과 어소시에이트 게임 디렉터 조셉 파이피오라(오른쪽)(사진=퓨처 게임 쇼)/그린포스트코리아
아트 디렉터 존 뮬러(왼쪽)과 어소시에이트 게임 디렉터 조셉 파이피오라(오른쪽)(사진=퓨처 게임 쇼)/그린포스트코리아

블리자드의 ‘디아블로4’가 여론 조작 논란에 휘말렸다. 개발자들과 이용자들이 온라인으로 질의응답을 나눴는데, 여기서 질문을 던진 소셜 계정들이 대부분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짜 계정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외신 게임스레이더(GamesRadar)가 주최하는 디지털 쇼케이스 ‘퓨처 게임 쇼(Future Game Show)’는 26일(현지시각) ‘디아블로4’의 개발자가 참여한 질의응답 세션 동영상을 유튜브로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디아블로4’의 어소시에이트 게임 디렉터 조셉 파이피오라(Joseph Piepiora)와 아트 디렉터 존 뮬러(John Mueller)가 참석했으며, 이들은 퓨처 게임 쇼가 트위터와 디스코드 등 SNS를 통해 사전에 섭외한 이용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이날 오간 질문과 답변은 평이했다. 영상에서는 “디아블로 시리즈를 처음 해보는 초보들이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이번 베타테스트에서 어떤 점을 배웠는가” 등의 일반적인 질문이 이어졌다. 개발자들도 무난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러나 세션을 지켜본 북미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질문이 조작된 것 같다는 의견이 빗발쳤다. 영상에서는 질문한 사람들의 ID가 그대로 노출됐는데, 이 ID를 검색해보면 대부분 휴면 계정이거나 최근에 만들어진 계정이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협동 모드를 게임에 추가한 이유’를 질문한 ‘SeZdc2’는 동영상이 공개된 다음 날인 27일이 되어서야 뒤늦게 생성된 계정으로 드러났다.  ‘EmmaRockz’는 계정을 개설한지 13년간 단 하나의 트윗만 날린 계정이었으며, ‘RobfromBlock’의 질문도 공개된 동영상보다 늦게 올라왔다.

이번 조작 의혹을 주도한 쪽이  퓨처 게임 쇼인지 블리자드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비난은 질의응답 자리를 마련하고 동영상을 직접 제작한 퓨처 게임 쇼에 집중됐다. 블룸버그 통신의 제이슨 슈라이어(Jason Schreier)는 “퓨처 게임 쇼가 사전에 질문을 모집했는데, 실제로는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한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블리자드가 민감한 질문을 회피하기 위해 조작에 참여한 것 아니냐는 주장을 내놨다. 최근 블리자드는 ‘오버워치2’의 핵심 콘텐츠였던 PvE 모드 일부를 취소한다고 발표했고, 이용자들은 “약속을 어겼다”며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논란이 커지자 퓨처 게임 쇼는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잘못임을 공식 인정했다. 퓨처 게임 쇼측은 31일 “이번 영상의 의도는 디아블로4 개발자가 팬들의 질문에 반응하고 답변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실제 표시된 질문은 팬들과 우리 편집팀의 질문을 혼합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질문한 사람의 익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ID를 임의로 표기했는데, 이 중 일부가 이번 일과 관련 없는 실제 계정(비활성 계정)이었다”며 “영상에서 명확하게 안내하지 않아 혼란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또한 “블리자드 개발자들은 이번 일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으며, 인터뷰가 시작된 후에야 질문 내용을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dmseo@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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