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국가가 끼친 경제 손실 6조 달러
온실가스 배출...빈국은 손실, 선진국은 혜택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5개 국가가 같은 기간에 미친 경제적 피해는 총 6조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 세계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1%에 해당한다. 또한 온실가스 배출 상위 10개국이 유발한 경제적 손실은 전체 피해액의 3분의 2 이상이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5개 국가가 같은 기간에 미친 경제적 피해는 총 6조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 세계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1%에 해당한다. 또한 온실가스 배출 상위 10개국이 유발한 경제적 손실은 전체 피해액의 3분의 2 이상이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에 따른 국가별 불평등 현상이 발생하면서 기후정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손실과 피해 배상에 관한 문제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및 빈국 간에 주요하게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개별 국가가 온실가스 배출로 다른 국가들에 끼친 경제적 피해를 계산한 논문도 발표됐다. 

연구에 따르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5개 국가가 전 세계 다른 국가에 미친 경제적 피해는 총 6조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남반구의 가난한 국가들은 피해를 입은 반면 북반구의 선진국들은 경제적 이득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 기후위기 피해...국가별 세대별 등 다르게 나타나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는 국가별로 또는 국가 내 계층이나 세대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국제적으로는 기후위기를 발생시킨 원인을 제공한 선진국과 기후위기의 피해를 입는 개발도상국 사이에 불평등이 존재한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20개국(G20)이 전 세계 온실가스의 약 80%를 배출하지만, 기후위기에 따른 피해의 약 75%는 가난한 국가가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 양극화와 불평등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기후정의’을 요구하는 배경이 되었다. 기후정의는 기후변화의 원인과 영향이 정의롭지 못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러한 부정의를 줄여야 한다는 관점을 말한다. 최근에는 국제사회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기후정의에 근거한 기후위기 대응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개최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6)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손실과 피해 배상에 관한 문제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및 빈국 간에 주요하게 논의됐다. 국내에서는 지난 4월 28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새로운 사회운동의 필요성을 요구하는 환경·시민사회단체 연대체인 ‘체제전환을 위한 기후정의동맹’이 결성됐다.

◇ 5개 국가가 끼친 경제 손실 6조 달러

기후위기에 대한 국가별 책임은 주로 국가별 누적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가늠할 수 있다. 클라이밋워치(Climate Watch)가 제공하는 1960년부터 2019년까지의 누적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비교하면, 미국이 22%로 1위, 중국이 16.6%로 2위이며, 러시아가 7.8%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1.3%로 16위를 기록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상위 20위까지의 누적 배출량 비율은 81.2%에 달한다. 

기후위기의 책임은 이들 국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기후위기에 따른 국가별 책임과 피해 규모 사이의 인과관계를 밝혀내기가 쉽지 않았다. 학술지 ‘기후변화’에 최근 게재된 ‘역사적 기후 피해의 국가별 책임(National attribution of historical climate damages)’이라는 논문은 처음으로 개별 국가가 온실가스 배출로 다른 국가들에 끼친 경제적 피해를 계산했다.

구체적으로 미국 다트머스대학교 연구팀은 1990~2014년 사이 세계 143개 국가별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를 토대로 배출된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에 미친 영향을 계산하고 각국이 기후 피해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를 추정했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이 1990~2014년 동안 온실가스 배출로 세계 다른 국가들에 끼친 경제적 손실은 각각 1조9100억달러(약 2493조원)와 1조8300억달러(약 2388조)에 이른다. 미국과 중국이 전 세계에 끼친 경제적 손실은 전체 피해액의 3분의 1에 달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5개 국가가 같은 기간에 미친 경제적 피해는 총 6조달러(약 78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 세계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1%에 해당한다. 또한 온실가스 배출 상위 10개국이 유발한 경제적 손실은 전체 피해액의 3분의 2 이상이었다.

이번 연구는 또한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피해가 북반구나 중위도에 있는 고소득 국가와 남반구나 열대 지역에 있는 저소득 국가 사이에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이 배출한 온실가스로 인해 남미와 아프리카,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피해를 보았지만(GDP의 1~2%), 캐나다와 러시아, 스칸디나비아의 북유럽 국가들은 온난화로 생산 활동이 늘면서 오히려 경제적 이득(GDP의 3~4%)을 본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국제적으로 기후위기에 따른 경제적 피해에 대한 선진국들의 책임과 배상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온실가스 누적 배출량의 계산 시점을 언제로 잡느냐에 따라 국가별 책임이 달라지는 점,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국가별 온실가스 배출량은 많지만 1인당 배출량은 적은 국가들에 대한 문제 등에 대한 추가적 논의도 필요해 보인다.

smkwo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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