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정·금리 하락·주가 상승이 소비 심리 자극··· 차량·여행·외식 소비 ‘급증’
여신금융협회 “소비쿠폰 등 경기부양책 효과··· 카드 승인 실적 증가세 이어질 것”

올해 3분기 국내 카드 승인금액이 327조 원을 넘어섰다./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올해 3분기 국내 카드 승인금액이 327조 원을 넘어섰다./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올해 3분기 국내 카드 승인금액이 327조 원을 넘어섰다. 소비심리 회복과 시장금리 하락,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이 맞물리면서 소비가 살아났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이후 둔화됐던 오프라인 소비는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온라인 결제는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갔다.

31일 여신금융협회 여신금융연구소가 발표한 ‘2025년 3분기 카드승인실적 분석’에 따르면 전체 카드 승인금액은 327조7000억 원, 승인건수는 78억3000만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7%, 5.5% 증가했다. 특히 2분기(3.7%)보다 증가폭이 커지며, 지난해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소비 회복세는 전반적인 경기 개선과 함께 나타나고 있다. 주가 상승과 고용 안정이 이어지고, 정부의 소비쿠폰 정책이 시행되면서 지출 여력이 늘었다.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7월 111.4로 2024년 평균(101.5)을 크게 웃돌았다. 자동차 판매량 증가도 눈에 띈다. 같은 기간 국산차 판매는 8%, 수입차는 27.1% 늘었다.

개인과 법인 모두 카드 사용이 늘었다. 개인카드 승인금액은 265조7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5.9% 증가했고, 법인카드 승인금액은 62조2000억 원으로 10.3% 급증했다. 법인카드는 기업 실적 개선에 따라 세금·공과금 납부가 늘면서 승인액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10조4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8% 늘었다.

결제 방식별로 보면 신용카드가 254조4000억 원, 체크카드는 68조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6.1%, 5.4% 증가한 수치다. 카드 승인건수 역시 신용카드 46억5000만 건(3.1%↑), 체크카드 29억5000만 건(5.6%↑)으로 증가했다. 다만 선불카드 실적이 소비쿠폰 지급으로 늘어나면서 신용·체크카드 비중은 소폭 줄었다.

온라인 결제는 여전히 전체 소비를 이끄는 축으로 자리 잡았다. 7~8월 기준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45조611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했다. 이 중 음식서비스는 10.5%, 음식료품은 9.1% 늘었고, 문화·레저 관련 서비스는 무려 23.9% 급증했다. 반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업종은 매출 둔화가 이어졌다. 8월 할인점 승인액은 전년 대비 22.9% 감소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업종별로는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이 10.4% 늘며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병의원 이용이 늘고 건강검진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이어 교육서비스업(7.9%), 도소매업(5.1%), 숙박·음식점업(3.9%) 순으로 상승했다. 여행 수요가 꾸준히 회복되면서 사업지원 서비스업 역시 4.5% 증가했다. 여름 휴가철을 중심으로 숙박 및 외식 관련 업종 매출이 반등한 점도 특징이다.

평균 승인금액도 소폭 늘었다. 전체 카드 기준 승인건당 평균금액은 4만1825원으로 전년보다 1.1% 늘었다. 신용카드는 5만4742원(2.9%), 법인카드는 14만8917원(7.1%)으로 집계됐다. 카드 결제 1건당 단가가 상승했다는 점은 단순 소비 횟수뿐 아니라 금액 자체도 늘고 있음을 의미한다.

소비자들의 지출 패턴도 눈에 띄게 변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흐려지고, 배달·모빌리티·건강관리 등 생활 밀착형 결제가 증가했다. 여행과 숙박, 식음료 등 레저·휴식 관련 지출이 늘어난 반면, 영화관과 테마파크 등 대형 여가시설은 여전히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지표 전반을 보면 소비 회복의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금리 하락세와 물가 안정세가 겹치면서 가계의 소비 여력이 높아졌고,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도 법인 지출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결제 증가와 디지털 전환 가속화는 카드 이용 행태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주가 상승 등으로 인한 소비심리 호조, 시장금리 하락세, 소비쿠폰을 비롯한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소비 개선이 뚜렷해지고 있고, 차량 판매 증가 등으로 인해 전체 카드승인실적 또한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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