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 속, 고효율 친환경 냉각기술 확보 나서
SK엔무브 냉각플루이드·LG전자 냉각시스템·GRC 액침탱크 ‘삼각 협력’

지난 27일 경기도 평택 LG전자 칠러사업장에서 ‘데이터센터용 액침냉각 설루션 공동 개발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3자 업무협약’ 체결한 (왼쪽부터)남재인 SK엔무브 Green성장본부장,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피터 폴린 GRC CEO. /LG전자 제공
지난 27일 경기도 평택 LG전자 칠러사업장에서 ‘데이터센터용 액침냉각 설루션 공동 개발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3자 업무협약’ 체결한 (왼쪽부터)남재인 SK엔무브 Green성장본부장,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피터 폴린 GRC CEO. /LG전자 제공

LG전자와 SK엔무브가 미국 액침냉각 전문기업 GRC(Green Revolution Cooling)와 손잡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냉각 솔루션 개발에 나선다. AI 모델이 대형화되며 서버 발열이 급증하는 가운데, 3사는 액침냉각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데이터센터 냉각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LG전자와 SK엔무브는 지난 27일 경기도 평택시 LG전자 칠러사업장에서 미국 액침냉각 전문기업 GRC(Green Revolution Cooling)와 함께 ‘데이터센터용 액침냉각 솔루션 공동 개발 및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 각 사 기술 결합해 ‘토털 냉각 솔루션’ 구축

이번 협약은 AI와 하이퍼스케일(초대형) 데이터센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기존 공랭식·수랭식 방식보다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냉각 기술 확보를 목표로 추진됐다.

특히 액침냉각(Immersion Cooling)은 서버 등 열을 많이 발생시키는 전자기기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 냉각액에 직접 담가 식히는 방식이다. 열전도율이 높은 액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열을 빠르게 제거할 수 있고, 냉각 효율을 나타내는 전력효율지수(PUE·Power Usage Effectiveness)가 기존 방식보다 크게 낮아져 전력 절감 효과가 탁월하다. 최근 글로벌 데이터센터 업계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액침냉각 기술을 주목하고 있다.

이에 3사는 각자의 핵심 역량을 결집해 AI 및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 최적화된 맞춤형 액침냉각 솔루션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실제 데이터센터 환경에서 성능을 검증할 계획이다.

실증은 LG전자 칠러사업장 내에 구축된 AI 데이터센터 전용 테스트베드에서 진행된다. LG전자는 칠러(Chiller)와 냉각수 분배장치(CDU), 팬 월 유닛(FWU) 등 냉각 시스템을 맡고, SK엔무브는 액침냉각 플루이드(Immersion Cooling Fluid)를 공급한다. GRC는 액침냉각 탱크를 담당해 3사가 함께 단일 기업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토털 패키지형 솔루션’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 SK엔무브의 냉각유·LG전자의 기술·GRC의 네트워크, 3사의 시너지 기대

SK텔레콤과 액침냉각 실증에 성공한 SK엔무브. 사진은 SK텔레콤 직원들이 인천사옥에 설치된 액침냉각 테스트 장비를 점검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과 액침냉각 실증에 성공한 SK엔무브. 사진은 SK텔레콤 직원들이 인천사옥에 설치된 액침냉각 테스트 장비를 점검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특히 SK엔무브는 고급 윤활기유와 프리미엄 윤활유 기술을 바탕으로 액침냉각용 플루이드 개발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2022년 GRC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며 국내 최초로 액침냉각 시장에 진입한 이후, 데이터센터·에너지저장장치(ESS)·전기차 배터리 등으로 열관리 사업을 확대해왔다.

실제 SK엔무브는 지난 2023년 SK텔레콤 데이터센터에 자사 플루이드를 적용해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최근에는 SK온과 전기차용 열관리 협력도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칠러, 냉각수 분배장치, 공조 제어기술 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초대형 산업용 냉방기부터 상업용 시스템에어컨까지 아우르는 냉각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으며, 최근에는 AI 기반 제어 기술을 접목해 냉각 효율을 높이는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액침냉각 기술을 솔루션 포트폴리오에 추가함으로써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내 ‘넷제로(Net Zero) 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공급 협약을 체결했고, 미국과 인도네시아 등지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도 수백억 원 규모의 냉각 설비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달 초에는 싱가포르 ‘데이터센터 월드 아시아 2025’에서 냉각수 분배장치의 냉각 용량을 기존 대비 두 배 이상 확대한 신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GRC는 2009년 세계 최초로 액침냉각 솔루션을 상용화한 미국 텍사스 소재 기업으로, 글로벌 IT 대기업들과 협력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은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과제는 에너지 효율과 안정적인 냉각 성능 확보”라며 “이번 협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남재인 SK엔무브 Green성장본부장은 “액침냉각 기술력과 냉각 시장 경험을 갖춘 세 회사가 각 사의 강점을 효과적으로 결합함으로써, 글로벌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혁신적인 설루션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냉각 시장의 성장과 변화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피터 폴린 GRC CEO은 “LG와 SK가 손잡고 추진하는 이번 협력 파트너십은 AI 데이터센터 고객에게 혁신적이고 정량적으로 입증된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며 “완성도 높은 냉각솔루션을 고객들이 신속하게 도입하고, 안정적인 운영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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