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외곽 2.5km 전 구간 차수벽·차집시설 설치… 국내 최초 사례
일일 최대 1300톤 지하수 정화 후 재활용… 환경 투자 및 설비 구축 지속

영풍 석포제련소가 환경 오염 논란의 꼬리표를 떼기 위해 오염 방지 시설 구축에 공들이고 있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최근 공장 전 구간에 걸친 지하수 확산방지시설 구축을 완료했다.
공장 전체를 차수벽과 차집시설로 감싼 것은 국내 산업계 최초 사례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해당 시설로 지하수를 통한 오염물질 유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낙동강 상류 수질 보호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 암반층까지 뚫고 만든 차수벽으로 오염원 누출 원천 차단

영풍 석포제련소는 지난달 말 1·2·3공장 외곽에 걸친 방지시설 설치 공사를 최종 마무리했다고 1일 밝혔다. 같은 날 경북 봉화군 석포면 다목적 체육관에서 열린 준공식에는 김기호 영풍 석포제련소 소장 겸 영풍 대표를 비롯해 임종득 국회의원, 박현국 봉화군수, 지역 주민과 영풍 임직원, 시공사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시설은 공장 외곽 수 km 구간을 따라 암반층까지 굴착한 뒤, 차수 기능이 있는 시트파일(Sheet Pile)을 촘촘히 박고 내부에 지하수를 모아 제어할 수 있는 차집시설을 설치한 구조다.
이로써 공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염물질이 지하수를 따라 외부로 흘러나가는 길을 완전히 차단한다. 낙동강 수질을 지키는 ‘철벽 방어선’으로 불린다.
공사는 2020년 12월부터 시작돼 총 3단계로 나뉘어 진행됐다. 총 466억 원이 투입됐으며, 최종적으로 제련소 전체 외곽 약 2.5km 구간에 방지시설이 완공됐다.
차수벽에 막힌 지하수는 차집시설로 모인다. 이후 양수해 외부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한다. 하루 평균 300톤, 우기에는 최대 1300톤 규모다. 뽑아 올린 지하수는 공장 내 정화 처리 과정을 거쳐 공업용수로 재활용된다.
이는 국내 산업 현장에서 전례 없는 환경 관리 시스템으로 평가된다. 단순한 차단을 넘어 자원 재활용까지 연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영풍 석포제련소, 환경개선에 연 1000억원 투자 중
영풍 석포제련소는 이번 시설 외에도 다양한 환경 개선 사업을 추진해왔다.
실제 2019년 ‘환경개선 혁신계획’을 수립한 뒤 매년 10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왔고, 2024년까지 누적 환경 투자액은 4426억 원에 달한다.
특히 2021년에는 세계 최초로 ‘폐수 무방류 시스템’을 도입했다.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전량 자체 처리·재활용해 연간 88만㎥의 공업용수를 절감한다. 해당 설비에는 460억 원이 투입됐고, 현재는 특허까지 확보해 이차전지·금속 산업계의 벤치마킹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공장 바닥에는 3중 차단 구조를 적용해 오염물질이 토양으로 스며들 가능성을 원천 봉쇄했다. 또 오존 분사식 질소산화물 저감장치, 신설된 산소공장, 원격감시시스템(TMS) 등 첨단 환경설비를 도입해 대기질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이 같은 전방위적 노력의 성과는 최근 생태계 변화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낙동강 상류 인근에서 멸종위기종인 수달이 서식하는 모습이 확인된 것이다. 관계기관은 이를 제련소 주변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는 증거로 평가한다.
영풍 관계자는 “이번 지하수 확산방지시설은 단순한 방어선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회사의 의지를 상징한다”며 “앞으로도 세계적 수준의 친환경 제련소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