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지켜온 ‘업계 1위’ 자리에서 물러난 신한카드가 신사업으로 돌파구를 모색한다. ‘기업정보조회업’ 등 데이터에 기반한 사업 확대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12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최근 금융위원회에 기업정보조회업 본허가를 신청했다. 기업정보조회업은 기업의 신용정보, 거래내역 등을 수집·분석·가공해 제공하는 신용조회업(CB)의 한 종류로, 2020년 8월 시행된 개정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신용정보법)’에 따라 신설됐다.

개정 신용정보법은 가맹점 결제 내역, 물류 정보 등 비금융 정보도 활용할 수 있게 했고, CB업을 기업정보조회업, 개인사업자 CB업 등으로 세분화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전통적 금융정보 외에 자사가 보유한 가맹점 결제 정보, 물류 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중소기업·소상공인 등의 신용을 평가할 수 있게 됐다.

신한카드는 이미 ‘개인사업자 CB업’ 본허가를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기업정보조회업을 더해, 개인사업자에서 법인기업까지 아우르는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내부적으로는 축적된 가맹점 데이터와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접목해, 중소기업이나 신생기업(스타트업) 대상 맞춤형 신용평가·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사업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제반 사항을 검토했고, 이제는 (기업정보조회) 사업을 할 수 있을 만한 능력이 된다고 판단해 (본인가를) 신청하게 됐다”라며 “(금융위에서) 승인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예비인가 절차를 생략하고 본인가 신청으로 직행했다. ‘신용정보법’에 따르면 이미 CB업 허가를 받은 회사가 다른 CB업을 추가하려는 경우, 예비인가 없이 본인가 신청이 가능하다.

금융당국의 인허가 절차는 통상 3~6개월 정도 소요되며, CB업과 같이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업종은 비교적 엄격하고 꼼꼼하게 심사한다. BC카드는 본인가 신청(2024년 10월)부터 승인(지난 5월)까지 약 7개월이 걸렸다.

다만 최근 SK텔레콤, 롯데카드, KT 등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경각심이 고조된 만큼, 금융당국이 심사를 한층 엄격하게 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편, 지난해 신한카드는 수년간 지켜온 업계 1위 자리를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에 내주며 체면을 구겼다.

2024년 말 기준 당기순이익에서는 삼성카드에 뒤졌고, 신용판매 이용실적에서는 현대카드에 밀렸다. 특히 삼성카드의 추월은 순이익 차이가 계속 좁혀져 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됐던 반면, 현대카드의 신용판매 역전은 시장 판도를 흔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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