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계기 ‘마스가 프로젝트’ 참여… 선박 건조 능력 20척까지 확대
재무 부담·환율 변수는 리스크… 전문가 “실적 개선 여부가 관건”

한화그룹은 27일 한미 정상회담 직후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대상으로 총 50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한화그룹은 27일 한미 정상회담 직후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대상으로 총 50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한화그룹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 약 50억 달러, 우리 돈 7조 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단행하기로 하면서 국내 금융·증권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결정은 한·미 조선산업 협력 구상(일명 MASGA)의 일환으로, 한국 측이 약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 협력 투자를 약속했으며 정책금융 등 다양한 재원이 활용될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27일 한미 정상회담 직후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대상으로 총 50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한화는 이번 투자 계획을 통해 도크 2곳과 안벽 3곳을 새로 설치하고, 약 12만 평 규모의 블록 생산 기지를 신설해 연간 선박 건조 능력을 기존 1~1.5척에서 최대 20척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26일(현지 시각)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열린 NSMV 3호선 명명식 행사에 직접 참석해 이번 투자의 의미를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대규모 투자가 단순한 조선소 증설을 넘어 그룹 전체의 전략적 포석과 연결돼 있다고 해석한다. 한화는 조선, 방산, 에너지 등 주요 계열사의 성장 축을 동시에 키우는 ‘시너지 전략’을 내세워왔고, 이번 투자는 이를 실현할 핵심 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 등 계열사는 미국 시장 진출 확대와 신규 수주 확보 기회가 열리게 되면서 증시에서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조선업과 방산 관련주에 테마성 자금 유입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대규모 해외 투자는 양날의 검이다. 우선 7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투자금은 그룹 재무 구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향후 자본 조달 과정에서 채권 발행이나 외화차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고, 이 과정에서 금리 변동이나 환율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얽힐 수 있다. 실제로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한국 대기업들의 대규모 해외 투자 시 자본적정성 지표 악화를 주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한화 역시 이러한 평가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생산 설비 확충이 계획대로 이뤄지더라도 선박 발주 시장 상황, 원자재 가격, 노동력 확보 문제가 맞물리면 수익성 회수가 지연될 수 있다.

시장 전반의 거시 변수와도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금융권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한화의 투자 자금 집행은 환위험 관리와 직결되며, 글로벌 금리 인상 가능성 역시 자금 조달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는 단순히 그룹 차원의 투자 문제가 아니라 국내 증권·채권시장 전반에도 파급될 수 있는 사안으로 평가된다.

이번 투자는 한화그룹이 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에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며 조선·방산업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는 동시에, 증시 내 관련 업종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촉매로 작용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향후 투자 효과와 재무적 리스크, 자본 조달 전략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주가에 반영될 실질적 성과를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업계 전문가는 “이번 필라델피아 조선소 추가 투자는 단기적으로 주가 모멘텀을 자극할 수 있는 이벤트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주 확대와 실적 성장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며 “다만 7조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이기 때문에 재무 구조 부담과 자금 조달 과정에서의 환율·금리 변수는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자본 조달 전략과 투자 집행의 투명성이 확보되는지가 향후 주가와 밸류에이션에 반영될 핵심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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