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K뷰티·K푸드 일제히 비상··· 할인전 돌입

국내 유통업계가 미국의 29일 소액 수입품 면세 제도 전면 폐지로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인공지능생성 이미지, 그래픽=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유통업계가 미국의 29일 소액 수입품 면세 제도 전면 폐지로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인공지능생성 이미지, 그래픽=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유통업계가 미국의 29일 소액 수입품 면세 제도 전면 폐지로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서명한 행정명령으로 29일부터 드 미니미스(소액면세제도) 조항이 폐지된다. 기존 1인당 하루 800달러 이하 물품 무관세 혜택이 사라지고, 서류·편지를 제외한 모든 상품에 15% 관세가 부과된다.

소액면세제도는 미국이 1938년부터 시행해온 정책으로, 일정 금액 이하 수입품에 대해 통관 절차를 간소화하고 관세를 면제해주는 제도다. 그동안 800달러라는 높은 면세 한도로 역직구 시장 성장의 핵심 동력 역할을 했다.

물류업계가 첫 타격을 받았다. GS25는 우체국 EMS(국제특급우편) 서비스 중단으로 미국행 EMS 택배 접수를 중단했다. 우정사업본부는 25일 미국행 항공소포, 26일부터 EMS 접수를 단계적으로 중단했다.

K뷰티 업계 충격은 더욱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역직구 규모는 3,448억원으로 전체의 20%를 차지한다. 2019년부터 연평균 76% 성장해온 핵심 시장이다.

올리브영 글로벌몰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70% 증가했는데, 증가분의 40% 이상이 미국에서 나왔다. 아모레퍼시픽 글로벌 아모레몰은 1~7월 매출이 168% 급증했고, 이용객 70%가 미국 고객이다.

관세 부과로 양사 모두 미국 고객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올리브영은 27일 오전 11시(현지시각) 이후 결제 건부터 제품 가격에 15%가 추가된다고 공지했다. 아모레퍼시픽도 통관 과정에서 15%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체들은 고객 이탈 방지에 총력전을 펼친다. 올리브영은 29일부터 9월 4일까지 글로벌 'Fall Sale 2025'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체 프로모션 강화와 국내 전용 상품 확대로 대응한다. 컬리는 27일 오후 7시부터 미국 48시간 배송 서비스를 사전 운영하며 가격 조정도 검토 중이다.

업계는 단기적으로는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세 부담에도 불구하고 K뷰티의 브랜드 파워와 품질 경쟁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미국 내 K뷰티 열풍은 지속되고 있으며, 올해 2분기 음식료품 역직구 거래액도 전년 동기 대비 49.8% 증가했다.

소규모 K푸드 업체 타격도 우려된다. 현지 공장·법인 없이 'myKmarket' 같은 역직구몰을 활용해온 업체들은 추가 통관비가 구매자에게 전가되면서 이중고를 겪게 됐다. 이미 미국발 상호관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상황이다.

특히 중소 K푸드 업체들은 대기업과 달리 현지 마케팅 비용이나 프로모션 여력이 부족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부담으로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해 당분간 미국 시장 진출을 보류하거나 축소하는 업체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들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미국 거주 교민과 현지 K뷰티 애호가들은 기존 가격에서 15% 더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100달러 상당 화장품을 주문하면 115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소비자 부담이 늘어나는 건 사실이지만, K뷰티 품질을 고려하면 대체재가 없다"며 "전 세계 대상 정책 변화라 한국만의 불이익은 아니어서 상대적 경쟁력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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