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시중은행들이 6~8% 고금리 적금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각종 규제 강화로 가계대출 성장판이 거의 닫혔지만, 비교적 저금리(기준금리 연 2.5%)와 하반기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풀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달 초 창립 43주년 기념 ‘1982 전설의 적금’을 출시해 20만좌(1차 10만좌, 2차 10만좌) 한정 물량을 완판했다. 21일부터는 3차 10만좌 한정 판매에 들어갔다.
이 상품은 월 30만원까지 넣을 수 있는 1년 만기 자유적금이다. 최고 금리는 기본금리 3%에 우대금리 최대 4.7%포인트(p)를 더한 연 7.7%다.
우대금리 조건은 △신한카드(신용) ‘신규’ 및 3개월 이상 결제 실적 충족 시 연 4.2%p △신한카드(신용·체크) 6개월 이상 결제 실적 충족 시 연 3.5%p △‘신한 쏠(SOL)뱅크’ 내 디지털 야구 플랫폼 ‘쏠(SOL)야구’에서 응원팀 설정 시 연 0.5%p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총 30만좌 가운데 22만5000좌 정도가 판매됐다”라며 “한국프로야구 리그(KBO 리그) 연계 상품이어서 1000만 야구팬의 관심과 비교적 단순한 우대금리 항목으로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연 7%까지 가능한 ‘K리그 우승 적금’으로 한국프로축구 팬심을 노린다. 기본금리 연 2%에, 하나 ‘축덕카드’ 10회 이상 사용 시 연 1%p, 적금 가입 때 선택한 팀 우승 시 1%p, 친구 초대 시 최대 2%p, 하나원큐 앱 ‘축구 Play’ 참여 시 1%p 등 총 5%p 우대금리를 추가 제공한다.
우리은행 역시 월 30만원 한도로 9개월(고정)간 납입 가능한 ‘우리 퍼스트 적금2’ 가입자를 모으고 있다. 기본금리는 2.5%이며, 생애 최초 우리은행 계좌 개설 고객(3.0%p), 직전 6개월간 예적금 미가입 고객(3.0%p)에게 우대금리를 추가해 최대 연 8.5%의 금리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최대 연 6% 금리의 ‘KB스타적금Ⅲ’를 판매 중이다. 1년 만기, 월 1만~30만원까지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으며, 기본금리 3%에 챌린지 프로그램 참여, 카드 실적, 급여이체 등의 조건 충족 시 우대금리를 제공해 최대 연 6%의 이자가 붙는다. 특히 건강관리, 절약 미션 등을 완료하면 우대금리를 높여주는 ‘위글(Wiggle) 챌린지’와 연계해 MZ세대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처럼 주요 은행들이 앞다퉈 고금리 적금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은 예·적금이 자금을 조달할 주요 방편이어서다.
금융당국의 ‘6·27 가계부채 대책’ 이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고금리 여파로 인한 주택시장 위축 등이 맞물리며 가계대출 성장 여력이 제한된 반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로 시중 유동성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 6~8%의 금리는 단순히 이자 경쟁을 넘어 신규 고객 유치, 카드·펀드·대출 등 연계 상품 판매를 위한 관문 역할을 한다”며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상황에서 적금으로 유입된 고객을 향후 종합 금융거래 고객으로 전환하는 것이 전략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고금리 적금이어도 우대조건 충족 가능성을 미리 가늠해 보는 것이 좋다. 특정 카드로 일정액 이상 사용 실적, 급여 이체, 특정 앱 이용 등 다소 까다로운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최고 금리가 적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