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재생에너지 공급망 확대 신호탄
"다음은 15MW 이상 개발··· 글로벌 강자 노린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자체 개발한 10MW급 해상풍력발전기가 국제 인증기관 UL로부터 형식인증을 받았다고 23일 발표했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10MW급 해상풍력터빈이 국제 인증을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인증을 받은 'DS205-10MW' 모델은 두산에너빌리티가 2022년 개발한 8MW 모델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올해 2월 전남 영광에서 실증을 시작해 4월 실증시험을 완료한 후 설계 및 시험 데이터 검증을 거쳐 국제인증까지 마쳤다.
이 터빈은 블레이드 회전 직경 205m, 전체 높이 230m(아파트 약 80층 높이)에 달한다. 특히 국내 저풍속 환경(연평균 6~7m/s)에 특화 설계돼 저풍속 환경에서도 이용률 30% 이상 달성이 가능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05년 해상풍력 사업 진출 이후 꾸준한 기술 고도화를 이뤄왔다. 3MW급 해상풍력발전기(WinDS3000)를 시작으로 2019년 5.5MW급, 2023년 8MW급 해상풍력터빈 개발을 완료했다. 주 탐라(30MW), 전북 서남해(60MW), 제주 한림(100MW) 등 주요 프로젝트에 발전기를 공급하며 국내 해상풍력 분야에서 최다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부품 국산화율이다. 사업 초기 30% 수준에 머물렀던 부품 국산화율을 현재 7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전체 개발 과정에서 150여개 국내 협력사와 산학연 협업을 통해 국내 풍력산업 생태계 조성과 고용 창출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손승우 두산에너빌리티 파워서비스BG장은 "국내 첫 10MW 해상풍력발전기 개발로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기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150여개 국내 협력사와 함께 이룬 성과인 만큼 적극적인 사업확대를 통해 국내 공급망 활성화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향후 15MW 이상 대형 해상풍력터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멘스가메사 등 외국 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기술력 증대에도 나서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 기술격차 좁힌다
다만 글로벌 경쟁 관점에서 보면 여전히 기술격차가 존재한다. 베스타스(Vestas), 지멘스가메사(Siemens Gamesa), GE, 중국 밍양 등 세계 주요 풍력터빈 기업들은 이미 15~20MW급 초대형 해상풍력터빈을 상용화했다.
2025년 기준 국내 기업들은 10MW급 터빈까지 개발에 성공했으나, 대량 생산·설치 역량이나 극대형 터빈(15MW 이상)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15~20MW급 해상풍력터빈을 상용 제품으로 공급 중인 점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기술 개발과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이번 10MW급 터빈의 국제 인증 획득은 국내 해상풍력 산업 발전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본격화되면, 국내 기업들의 초대형 해상풍력터빈 상용화에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