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데이터 기반 한계·급변동 대응력 부족
금융당국 “충분한 설명과 위험 고지 강화 필요”
NH증권 “투자자 유의사항 상세 안내”

/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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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기반의 투자 서비스 ‘로보어드바이저’가 연금투자 시장까지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 급변 시 예상치 못한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제기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연금포트폴리오 운용으로 높은 수익률을 강조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기투자가 기본인 연금상품 특성상 단기 수익 중심의 로보어드바이저 운용이 오히려 금융소비자에게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해 로보어드바이저의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보호 의무를 강화할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과 ‘어드바이저’의 합성어로, 투자자 개인의 재무상황과 위험성향을 분석해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제안하고 관리까지 대신해주는 서비스다. 주식·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대한 투자 비율을 알고리즘으로 산출해 투자 전략을 실행한다. 이 덕분에 소액투자자도 손쉽게 자산관리에 나설 수 있고, 증권사들은 이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로보어드바이저의 알고리즘이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시장이 급변하거나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대응이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다. 갑작스러운 경제·정치적 이슈나 금융위기 상황에서 알고리즘의 경직성으로 인해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이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외부 충격 시기에는 과거 데이터만으로는 적절한 대응이 어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로보어드바이저는 투자자의 개별 재무 목표나 연금 목적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한계도 있다. 특히 연금은 10년 이상 운용되는 장기투자상품으로, 단기 수익률보다는 위험 관리와 안정적 수익이 더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로보어드바이저가 단기 수익률을 높일 순 있어도, 연금처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이 필요한 상품에는 오히려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금융당국도 이러한 지적을 반영해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연금포트폴리오 운용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연금 등 장기투자상품으로까지 확장되면서, 투자자의 성향 파악과 위험도 설명, 충분한 고지 절차가 필수”라며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도 “원금손실위험, 환율변동위험, 금리변동위험, 자산가격변동위험 등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에 대한 투자자 유의사항을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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