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 트렌드는 계속된다… 중소·지역기업 지원 집중
"사회문제 해결, 시너지가 해답"… 지역청년 문제에 힘 모은다

기업 경영이 이익창출만을 목표로 하는 시대는 지난지오래다. 한국에서도 환경보호, 사회적 책임 이행, 투명한 지배구조 등을 추구하는 ESG경영이 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기업도 사회의 한 부분이고 사회의 모든 구성원과 유기적 관계 속에 발전할 수 있다고 믿음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준비되지 않은 기업들이 ESG경영을 흡수하고 이행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기업들이 ESG경영을 도입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 있다. 바로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이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의 ESG경영 확산 의지를 앞장서서 실천하고 있는 지속가능경영원은 국내 기업들이 ESG경영을 내재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린포스트코리아는 최근 지속가능경영원을 이끌고 있는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 원장을 만나, 기업들을 위한 ESG 지원 방안, ESG의 미래 등에 대한 비전 등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 【편집자주】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지속가능경영원은 최태원 회장께서 취임 직후 2022년 초 신설한 조직입니다. 최 회장은 오래전부터 ESG에 깊은 관심을 갖고 계셨고 대한상의를 맡으면서 ESG를 체계적으로 실현하려고 결심하셨습니다.
현재 우리는 탄소중립 실천, 그린에너지 육성, ESG 경영 내재화, 사회적가치 확산, 신기업가정신(ERT) 확대 등 다양한 ESG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환경부 등과 지속가능경영 분야 민관 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유엔 기후변화총회(COP),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등 국제적 조직과도 연대하고 있구요.
▷국내 기업의 ESG경영 내재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해 주십시오.
우리는 실제 기업 경영에 ESG가 내재화 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하려고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ESG 전문 플랫폼 ‘으쓱’입다. 으쓱은 기업들이 ESG 경영 정보를 한 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만든 포털입니다. ESG경영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부터, 주요 이슈, ESG 우수 실천 사례, 중소기업 눈높이에 맞춘 교육 프로그램, ESG 대응 방안 등의 내용을 갖추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단순한 정보제공 차원을 넘어 가이드북, 전문가 강연, 인터뷰 등 다양한 콘텐츠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공급망 ESG 지원센터’도 큰 역할을 하고 있어요. 전국 73개 지역상의와 협력해 26개 지역에서 ‘공급망 ESG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선 지역 중소기업에 ESG 정보, 가이드북 등을 배포하고 ESG 교육도 실시합니다. 서울상의는 서울시와 함께 기업을 찾아가 무료로 ESG 교육과 컨설팅을 해주고 있습니다.
청년 인턴사업도 성과를 내고 있는 사업입니다. 고용노동부함께 하고 있는 건데, ESG 분야 청년인턴을 육성해서 기업에 ESG 청년 인턴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업에 파견한 청년 인턴이 실제 고용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 다양한 지원 사업 가운데 가장 역점을 주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대한상의는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추고 있어요. 그래서 ESG경영에 취약한 지방 중소기업을 도와주는 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대기업은 형편이 좋잖아요. 환경경영, 사회적 책임 이행, 지배구조 개선 등에 대한 노하우가 있고, 인력, 재원 등에도 여유가 있어 대응이 쉬운 편입니다. 하지만 지방기업과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하죠. 인력과 재원이 부족하고, 정보도 부족합니다. 이런 기업들에게도 ESG경영이 요구되고 있어요.
그래서 작은 기업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지원사업을 발굴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으쓱 플랫폼, 공급망 ESG 지원센터도 그런 차원입니다. 지방 대학과 함께 ESG 인재를 육성하고, 지역 기업과 매칭하는 청년 인턴사업은 그 지향점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더해 우리는 전국 상의,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ESG 교육 및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는 ESG 가이드북도 냈어요. 또 지역에 맞는 ESG 아카데미를 열고, ESG 자격증 제도도 만들었습니다.
▷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 이후 '안티 ESG'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데, 국내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까요?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하자마자 파리 기후협정 탈퇴, 화석연료 사용 확대 등 친환경 규제를 완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유럽 연합에서도 일부 친환경과 ESG 규제를 간소화하는 흐름이 나타났어요. ESG와 관련, 일부 기업들이 불만을 제기해왔거든요.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일시적이라고 봐요.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천에 대한 국제 사회와 글로벌 기업들의 요구는 계속될 것입니다. 이미 커다란 흐름은 시작됐고, 이걸 막거나 되돌리기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오히려 미국과 유럽에서 ESG 규제를 완화하는 기류가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은 이때를 활용해 ESG 규제 대응 체계를 잘 만들어서 ESG 경영을 고도화할 수 있다고 봅니다.
▷ 요즘 우리 국민들과 기업들의 ESG경영에 대한 인식은 어느 정도인가요?
요새 소위 '엠지(MZ)'세대는 ESG경영에 대한 호감도가 높습니다. 이미 젊은이들의 정서에 파고들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업들도 그렇습니다. 요즘 많은 기업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합니다. 게다가 이걸 내는 기업들이 매년 늘고 있어요. 보고서를 작성하는 기준도 글로벌 기준에 맞추고 있구요. 공시 의무화에 미리 대응하고 있는 것입니다.
▷ 대한상의는 ESG경영과 함께 '신기업가 정신'도 강조하고 있는데요.
신기업가정신은 기업들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정한 역할을 하자는 경영철학입니다. 기업은 사회의 한 부분입니다. 사회에 문제가 많은데, 그걸 고치지 않으면 결국 기업도 병들게 된다는 것이죠.
다만 한 기업이 특정 사회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취지에 공감한 기업들의 힘을 모으면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에 지난 2022년 신기업가정신협의회( Entrepreneurship Round Table, 이하 ERT)을 출범시켰습니다.
76개 기업으로 출발했는데 지금은 1784개의 기업과 70개 지역상의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참여한 기업들이 하나의 프로젝트로 정하고 함께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 ESG경영과 신기업가정신을 더욱 확산시키고 활성화 하기 위한 특별한 계획이나 전략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우선 ESG 통상 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디지털제품여권(Digital Product Passport, DPP)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습니다. DDP는 제품의 생애주기별 탄소배출 정보를 디지털로 저장하고 공유하는 '탄소 관리 플랫폼'입니다.
그리고 5월에는 산업부와 공급망 ESG 컨설팅 사업을 벌일 예정입니다. 지방 소재 수출기업들이 ESG 규제로 인한 비관세 장벽을 넘을 수 있게 도와주려는 것이죠. 기업 실무자를 대상으로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들어갈 겁니다.
ERT는 지난해 우리나라 사회문제 지도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청년, 교육 불평등, 기후위기, 저출생, 고령화 등이 꼽혔습니다.
그 가운데 ERT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로 ‘지역 청년’을 선정했습니다. 요새 저출생, 지역격차 등으로 지역소멸이 가속화되고 있잖아요. 지역 청년들이 왕성한 경제활동을 지역에서 펼칠 수 있어야 지역 소멸 문제도 해결되지 않겠어요? 그래서 다양한 기업, 정부, 지자체와 협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워케이션'(Work+Vacation), 청년마을, 빈집 정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에서 청년들이 무언가 실천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 주고, 결국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이런 기업의 선한영향력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힘을 모아야 합니다. 많은 기업들의 참여해야 합니다.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도 지속적으로 알리고 소통해서 더 많은 기업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약력>
1972년생으로 경희대 무역학과와 서강대학교 대학원 무역학과 졸업했다. 2001년 대한상의 입사 이후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격년투명성보고서(BTR) 편집위원,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WG 총괄분과 위원 등을 역임했다. 2022년부터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장으로 부임해 서울시 지속가능발전위원회 환경분과 위원장,환경부 환경오염피해구제정책위원회 위원, 서울시 녹색서울시민위원회 기후대기분과 위원을 겸하고 있다.
대담=신경훈 편집인, 정리=임호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