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와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로 위기 돌파 미래로 간다"
양사 주주총회, 타운홀미팅 등에서 미래 전략 발표

현대차그룹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과 전동화로 위기를 돌파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과 전동화로 위기를 돌파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잘나가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심상찮다. 2년 연속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하는 등 빼어난 성적을 거둔 현대차와 기아는 위기론을 연속 꺼내 들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 20일 주주총회에서 “올해 경영환경은 무역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보호무역 기조가 몰고올 위기를 경고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 역시 주총에서 “세계가 자국중심 주의로 회귀하고 있다”며 위기감을 표했다. 앞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2025년을 위기의 해로 정의하고, "면밀한 준비와 유연한 자세로 위기를 극복하자"고 말했다.

이러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현대차와 기아의 전략은 무엇일까? 바로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과 전동화다. 양대 축의 미래 전략으로 위기의 파도를 넘어서겠다는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6일 경기 성남 판교 첨단차플랫폼본부에서 임직원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2028년까지 제대로 된 SDV를 개발해 꼭 1등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자동차가 이동수단을 넘어, 일을 더 잘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충전의 공간'"이라며 "SDV는 차 안을 효율적인 업무 공간이자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만드는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미래차 승부는 SDV에서 판가름이 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정 회장은 2028년까지 1위에 오르겠다고 밝혔다. 기술의 발전이 급속도로 이뤄지는 21세기, 초반 주도권을 잡는 것이 승패를 좌우한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하드웨어 중심이었지만 이제 SDV로 전환하는 만큼,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도 외부 업체보다 더 깊이 알아야 한다 말했다. 

20일 현대자동차 제5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는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현대자동차 제공
20일 현대자동차 제5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는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현대자동차 제공

이와 관련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주주총회에서 SDV를 중심으로 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을 강조했다. 그는 “2026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는 기아의 차세대 SDV는 전기전자 요소와 차량 운영체제(OS) 기반 위에 자율주행, 커넥티비티(connectivity, 연결성)를 결합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통합된 차량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SDV 핵심 기능인 자율주행의 경우 모셔널을 통해 완전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내재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기아는 또한 '전동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현대차는 주주총회에서 올해의 위기 돌파 전략으로 '전동화'와 '권역별 최적화'를 앞세웠다. 특히 현대차는 전기차 캐즘 현상에도 지속적으로 전기차 신차를 출시하며 전동화  추진을 강력히 천명했다. 앞으로 10년간 900억 달러를 투입해 신형 전기차 21종을 개발하고, 하이브리드 모델을 7종에서 14종으로 확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20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것이  현대차의 계획이다.

이와 함께 주요 해외 시장의 상황에 따라 맞춤형 대응(권역별 최적화)을 펼친다.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미국에서 이달 준공하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주요 거점으로 아이오닉5, 아이오닉9을 생산해 전기차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라며 “혼류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 생산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지 생산 강화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성을 극복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유럽의 경우 캐스퍼EV, 아이오닉9 등 전기차 신모델을 출시하고 규제 대응 엔진을 탑재해 환경 규제에 대응해 나간다.

지난 14일 기아 제81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 /기아 제공
지난 14일 기아 제81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 /기아 제공

기아 역시 위기 돌파의 키로 전기차를 꼽았다. 기아는 올해 출시한 EV4와 하반기 출시 예정인 EV5, PBV 라인업을 통해 전기차 라인업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또한 기아는 2026년까지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해 전기차 대중화를 선도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전동화 전략의 다음 단계는 전기차 전환을 이끌 대중화 모델을 출시하는 것”이라며 “2024년 EV3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EV4, EV5, EV2를 순차 출시해 전기차 대중화 모델 풀라인업을 완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 사장은 “기아는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미래 모빌리티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며 “혁신을 멈추지 않고 고객 경험 전 과정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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