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호주 오스탈 품다··· “조선·방산 글로벌 경쟁력 강화”

한화그룹이 미군 함정을 직접 건조하는 4대 핵심 공급업체인 호주의 조선·방위산업체인 오스탈의 지분을 인수했다. 이번 인수는 단순한 기업 확장이 아닌 한화의 방산 및 조선 사업을 세계적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한화그룹은 이번 투자를 통해 글로벌 조선·방산 분야의 키플레이어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글로벌 방위산업과 조선산업의 호조 속에 오스탈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 호주뿐 아니라 나아가 미국까지의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 17일 호주증권거래소 장외거래를 통해 오스탈의 지분 9.9%를 직접 매수했다고 18일 밝혔다. 

해당 지분 외에도 호주 현지 증권사를 통해 추가로 9.9% 지분에 대한 총수익스와(TRS) 계약을 체결했다. 18일에는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FIRB)에 오스탈에 대한 19.9% 지분 투자 관련 승인도 동시에 신청했다. 이번 투자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각각 60%와 40%의 지분을 보유한 호주 현지법인을 통해 진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의 호주 자회사인 ‘HAA №1 PTY LTD’는 오스탈 지분 공개매수를 위해 1억8000만호주달러(약 1655억원)를 투입한다. 

이날 공시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2027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642억원 등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HAA №1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한화는 이미 지난해 12월 한국기업 최초로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선 바 있다. 오스탈은 서호주 헨더슨과 미국 앨러배마주 모빌,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필리핀, 베트남 등에 조선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미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미국을 위한 선박법(Ships for America Act),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Ensuring Naval Readiness Act)이 발의되는 등 한국을 포함한 동맹과의 조선 산업 기반 확대 정책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오스탈은 142억호주달러(약 13조800억원)에 달하는 수주 잔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내 소형 수상함, 군수지원함 시장점유율 40~6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기존 알루미늄 중심 수주에서 최근 강철선 건조 체제로의 전환이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특히 오스탈은 미국 내 3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계획 중이다. 이를 통해 미국 정부와의 협력 강화 및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화는 지난 2021년부터 오스탈 인수를 시도했으나 당시 오스탈 이사회와의 협상 실패로 무산된 바 있다. 한화는 오스탈 이사회가 “미국 회사와 컨소시엄을 짜면 회사를 매각하겠다”는 등의 인수 조건을 내걸자 인수를 포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해외사업 총괄 담당 마이클 쿨터(Michael Coulter) 사장은 “한화는 오스탈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방위 및 조선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전략적 투자자로서 오스탈의 성장과 혁신을 지원하며 호주 현지 방위산업 및 해군 조선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인수에 대해 “미국 방산시장에서 한화의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견제 정책도 한화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화그룹의 오스탈 인수는 단순한 기업 확장이 아닌 글로벌 방산 및 조선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