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건조능력으로 세계 시장 쓸어간다
1위 HD현대중공업, 점유율 35% , 2위 한화엔진 13% 추격전

선박 엔진은 흔히 ‘선박의 심장’으로 불린다. 조선 산업에서 필수적인 고부가가치 품목이다. 전 세계 선박 엔진 시장은 지난해 약 128억달러(18조6048억원)에서 2029년 152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로 이중연료(DF)와 친환경 엔진 수요가 늘어나서다.
국내 선박엔진 제조업체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엔진은 조선업계의 슈퍼사이클과 맞물려 대규모 수주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을 이끌고 있다. 두 회사는 기술력과 친환경 엔진 개발을 바탕으로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을 휘어잡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2024년 11월까지 31억8000만달러(4조6214억원)의 선박 엔진 수주액을 기록, 목표치를 138% 초과 달성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 35%로 독보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는 올해 수주 목표를 28억2600만달러으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 목표 대비 20% 이상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에는 32억달러의 실적을 기록하며 목표를 넘어섰다.
HD현대중공업은 중국 조선소에 대형엔진 80대와 지난 2000년에 독자적으로 개발한 중형 힘센(HiMSEN) 엔진 250대를 수출할 예정으로, 전년 대비 생산량의 약 25%에 해당한다.
HD현대중공업의 경우 조선사업부 대비 매출 비중은 낮지만 영업이익률은 두 배 이상 높아 ‘남는 장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신조선가 상승에 따라 엔진 판매 단가도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어 향후 마진 증가가 기대된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STX중공업을 인수해 ‘HD현대마린엔진’으로 재편하며 대형 및 중소형 엔진 생산 체계를 강화했다. 이를 통해 HD현대는 대형 선박용 엔진, 중소형 선박용 엔진, 발전용 엔진 등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친환경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HD현대중공업의 엔진 부문 수주잔고는 약 79억62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25.3% 상승한 35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조선 부문보다 높은 수익성을 보여준다. 또한 암모니아 연료 추진 기술 개발 등 차세대 친환경 연료 기술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 기업과 협력해 암모니아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 집중
한화엔진은 지난 2023년 HSD엔진을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현재 점유율은 약 13%로 HD현대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화엔진은 올해 예상 수주 목표를 1조7500억원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기록했던 1조6500억 원을 넘어서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엔진은 올초부터 약 8452억원 규모의 수주를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수주금액(1조6490억 원)의 절반 이상을 두 달 만에 채웠다.
주요 고객으로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중국 New Times Shipbuilding(NTS) 등이며, 친환경 이중연료(DF) 엔진의 비중이 약 90%를 차지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같은 기간 기준 한화엔진의 수주잔고는 전년 대비 33% 증가한 약 3조3841억원에 달하며, 영업이익은 무려 719.5% 증가한 715억 원을 기록했다. 한화엔진 매출의 약 45%가 중국에서 발생하며 아시아 지역 조선사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두 기업은 친환경 연료 기술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HD현대는 울산에 ‘탄소중립 연구개발 실증설비’를 구축하며 암모니아 추진선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엔진은 미국 기업과 협력해 암모니아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HD현대는 STX중공업 인수로 점유율을 약 40%까지 확대하며 시장 지배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술 개발 속도와 글로벌 경쟁사 대비 가격 경쟁력이 주요 과제로 남고 있다.
한화엔진은 자체 기술력과 토탈 솔루션 제공 능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나 HD현대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추가적인 투자와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
현재 HD현대중공업과 한화엔진은 IMO의 환경 규제 강화에 대응하고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친환경 엔진 기술, 특히 암모니아 추진 엔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오는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와 한화엔진의 경쟁은 단순히 점유율 싸움이 아니라 친환경 기술 선점과 장기적인 수익성 확보를 위한 전략적 대결로 이어지고 있다”며 “암모니아 추진 엔진 개발에 따라 두 기업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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