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서비스, 친환경 강조해 온 ‘뉴삼성’ 전략
이재용 회장의 ESG경영 철학 만나 시너지 기대

<편집자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은 이제 사회규범과 같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다.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신(新)국제경제질서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선진국들은 기후공시와 공급망 규제 등 ESG의 기준을 강화해 새로운 무역규제의 칼로 들이밀 태세다. 결론 도출이 이미 가시화하고 있다.

대내적으로도 일부 대기업와 같이 잘못된 조직문화, 비도덕적 마케팅, 경영진의 갑질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비판이 무섭다. 한번 잃은 신뢰를 다시 얻기가 쉽지 않다. ESG경영의 중요성은 이제 경영전반에 전방위적으로 파고들고 있으며 그동안의 논의도 ESG를 ‘왜’(Why)’ 하는 지의 차원을 넘어 ‘무엇을(What)&어떻게(How)’ 하느냐로 확산하고 있다.  그 중심에서 가장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사람은 당연 최고경영자(CEO)다.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과 시대적 요구에 맞춰 2022년 ESG경영에서 큰 성과를 거둔 기업과 CEO를 선별, 집중 조명한다.

지난 10월 11일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모습(왼쪽에서 두번째) (사진=삼성전자)/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10월 11일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모습(왼쪽에서 두번째) (사진=삼성전자)/그린포스트코리아

신(新)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하고 경영의 패러다임을 ‘친환경 경영’으로 전환할 것을 공표한 삼성전자가 ESG경영을 더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ESG경영 중심에는 지난달 취임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지속적으로 인류가 직면한 환경, 사회적 문제 해결, 투명한 조직문화, 이해관계자와의 상생 등 ESG 가치를 강조해왔다. 삼성전자의 지속가능경영을 추구하는 경영 방향과 이 회장의 ESG경영 철학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삼성전자의 뉴삼성 전략, 기술과 서비스 그리고 친환경

지난해 11월 본격 경영에 복귀한 당시 이재용 부회장은 숨 가쁘게 움직였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을 수장으로 가전과 모바일 사업부를 통합한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을 출범시키고, ‘CX(Customer eXperience)·MDE(Multi Device Experience) 센터‘를 개소하는 등 ’뉴삼성‘ 출범을 공식화했다.

단순히 전자제품을 잘 만드는 회사가 아닌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연결해 고객에게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행보였다.

실제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고객 지향 기술 혁신은 지금의 삼성전자를 있게 한 근간”이라며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 우리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고객에 최고 경험(CX)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 중심의 서비스와 함께 뉴삼성이 추구하고 있는 것은 친환경이다. 이러한 전략은 지난 1월 4일 진행된 한종희 부회장의 CES 2022 기조연설에서 잘 나타난다.

이날 미래를 위한 동행(Together for tomorrow)'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 한 부회장은 “기술이 지향해야할 가치는 지속가능한 미래”라고 규정하며 “고도화된 연결성과 맞춤화 경험을 기반으로 한 기술 혁신,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통해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신환경경영전략’을 선언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RE100에 가입해 2050년까지 모든 사업장의 사용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초저전력 기술개발을 통해 제품의 사용단계에서의 전력사용량을 감축해 2050 탄소중립 조기 달성을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제품의 생에 전주기의 자원순환 강화, 반도체 산업의 수자원 재활용 최대화, 탄소 포집·활용 기술, 미세먼지 저감 기술 등 환경 기술 개발 등을 통해 기후위기 및 환경난제 해결에 앞장선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1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2·3차 협력사 및 미거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상생협력을 추진하는 등 지속가능경영을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지난 8일 삼성전자로부터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부산 소재 중소기업 '동아플레이팅'을 방문해 제조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삼성전자)/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8일 삼성전자로부터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부산 소재 중소기업 '동아플레이팅'을 방문해 제조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삼성전자)/그린포스트코리아

뉴삼성 전략 이어갈 이재용號, 그 중심은 ESG

이러한 삼성전자의 기술과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성장전략과 지속가능을 위한 친환경 경영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취임과 함께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은 취임 당일 별도의 행사 없이 고(故) 이건희 회장의 2주년 기념식에서 밝힌 소회 글을 사내 인트라넷에 올리며 취임사를 대신했다.

해당 글을 통해 이 회장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야 하며,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개방적인 기업문화를 만들고 이해관계자와 함께 성장해야 하며, 나아가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여해야 한다”고 ESG의 가치를 강조했다.

이 회장의 이러한 생각은 삼성전자의 ‘뉴삼성’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실제 삼성전자는 친환경경영 외에도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 신성장 IT 미래 사업에 5년간 450조를 투자하는 등 기술혁신에 나서고 있으며, 기초과학 분야를 비롯해 ICT, 소재 분야에 연구지원, 산학협력 투자 등을 통한 인재 육성에 매년 1000억원 이상 투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은 삼성전자의 상생경영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실제 이 회장은 2019년 삼성전자 창립 50주년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사회와의 동행을 강조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취임 후 첫 행보를 해당 메시지를 실천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28일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협력사 ‘디케이’를 방문했으며, 이달 8일에는 부산광역시에 위치한 중소기업 ‘동아플레이팅’을 방문했다. 디케이는 삼성전자와 28년간 함께 해온 협력사이며, 동아플레이팅은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을 받은 중소기업이다.

이 회장은 이번 행보를 통해 “협력사가 잘 돼야 삼성전자가 잘된다”며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해 상생의 선순환을 이뤄가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협력회사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 생태계와 동반성장을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3조원 규모의 협력회사 지원 펀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우수협력사를 대상으로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또한 국내 중소기업 2500곳의 스마트 공장 전환 지원을 통해 효율성 제고와 고용기회 창출 등을 도모하고 있다.

이 회장은 취임사를 대신한 고(故) 이건희 회장 2주년에서 발표한 소회를 통해 “꿈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기업, 끊임없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기업, 세상에 없는 기술로 인류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기업, 이것이 하나된 비전, 미래의 삼성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들자. 내가 그 앞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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