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中 서비스 공식 중단…한국 서버 아직 영향 미미
서버 이주시 축적 정보 사용 불가 및 비용 증가…대다수 ’전자 유골함’ 택

‘하스스톤’ 중국 서비스 종료(사진=바이두)/그린포스트코리아
‘하스스톤’ 중국 서비스 종료(사진=바이두)/그린포스트코리아

블리자드와 넷이즈의 재계약 불발로 인해 블리자드의 인기 게임 대다수가 23일 중국에서 서비스를 공식 중단했다.

넷이즈는 24일 0시부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 ‘스타크래프트’ 시리즈, ‘하스스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디아블로3’ 등 자사가 운영하던 블리자드 게임들의 운영을 일제히 중단했다. 이 시간부터 중국 이용자들은 게임에 접속할 수 없으며, 클라이언트도 다운로드받을 수 없게 됐다. 다만 넷이즈와 블리자드가 공동개발한 ‘디아블로 이모탈’은 별도의 계약을 통해 서비스를 유지한다.

넷이즈는 “14년 동안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며 “인연이 닿았던 사람들은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블리자드의 모든 이용자가 중국 서버로 돌아올 날을 진심으로 고대하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와 함께 게임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재화와 이용 기간이 남은 서비스에 대해서는 환불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환불 신청은 2월 1일부터 받는다.

(사진=넷이즈)/그린포스트코리아
(사진=넷이즈)/그린포스트코리아

한편 많은 중국 이용자들이 한국과 대만 등 주변 국가의 서버로 이주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 그 수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경우, 24일 기준 한국 서버의 저레벨 지역에서 중국어 간체로 된 ID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특성상 서버를 옮기면 수년간 축적했던 자산과 정보를 포기해야 한다.

블리자드는 중국 이용자들을 위해 자신의 게임 정보를 개인 디바이스에 내려받아 보관할 수 있는 ‘데이터 보관’ 기능을 18일 출시했는데,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이주 대신 저장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리자드가 새로운 퍼블리셔를 찾게 되면 이용자들은 저장했던 정보를 다시 불러올 수 있다.

그러나 이 기능을 ‘전자 유골함’이라고 부르는 중국 이용자들은 서비스 재개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 눈치다. 새로운 퍼블리셔를 만나도 판호(게임 상용화 권한)를 재발급받기까지 시일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스타크래프트’와 ‘하스스톤’ 등 대만과 한국이 하나로 묶인 아시아 서버에서도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았다. 24일 한국의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스타크래프트2’ 대기실에서 중국어 채팅이 늘어난 것 같다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그러나 한 ‘스타크래프트2’ 이용자는 “대만 이용자들과 서버를 함께 사용해왔기 때문에 중국어 채팅은 이전부터 쉽게 볼 수 있었다”며 “중국 서비스 종료 이후 간체 ID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중국 이용자들이 해외로 이주하지 않는 또 하나의 이유는 비용이다. 중국의 한 인플루언서는 “이용자들이 미국이나 아시아 서버로 갈아탈 경우 기본 지출 외에도 엑셀러레이터(인터넷 지연시간을 줄여주는 외부 프로그램) 비용을 매달 내야 한다”며 “블리자드에 대한 충성도 높은 일부 이용자가 아니라면 선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블리자드 게임 대신 다른 게임을 선택하거나 아예 게임을 그만둔 이용자들도 있다. 43만명의 시청자를 보유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인플루언서 ‘라오레이’는 “넷이즈를 대신할 파트너가 누가 될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이번 결별을 기회로 삼아 블리자드 게임을 떠나겠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라오레이는 시청자들에게 이해를 구한 뒤 해외 서버에서 방송을 이어갈 계획이지만, 그보다 고정 시청자들이 적은 인플루언서들은 대부분 다른 게임을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mseo@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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