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지옥 된 지구...레스플라스틱 습관이 답
제로웨이스트가 되는 다섯 가지 방법
식탁 위 탄소...‘비건’ 습관으로 줄이기

사람이 하는 모든 활동은 탄소를 만들어낸다. 지구의 날을 맞아 플라스틱 소비 습관과 함께 내 식탁 위를 한번 돌아보면 어떨까.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사람이 하는 모든 활동은 탄소를 만들어낸다. 지구의 날을 맞아 플라스틱 소비 습관과 함께 내 식탁 위를 한번 돌아보면 어떨까.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친환경 소비를 위해 제로웨이스트와 비건 지향에 관심 갖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버려지는 것만 줄이는 게 아니라 일상 속 소비와 생활습관을 모두 환경적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다.  일회용 플라스틱과 폐기물 배출을 줄이고 온실가스 등 탄소배출을 억제 하기 위해서도 의미 있는 일이다. 

사람이 하는 모든 활동은 탄소를 배출한다. 우리가 먹는 음식과 사용하는 물건을 만들어내고 다시 폐기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와 자원이 필요하다. 생산-유통-폐기라는 단순한 과정에서는 탄소가 배출된다. 

지구가 가열되고 있다는 이 위기의 순간에 우리가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것은 소비습관 점검이다.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뿐만 아니라 먹는 것까지 살펴야 한다. 지구의 날을 맞아 플라스틱을 줄일 소비 습관과 함께 내 식탁 위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 플라스틱 지옥 된 지구...레스플라스틱 습관이 답

오늘날 지구는 플라스틱 폐기물로 몸살을 앓는 수준을 넘어 응급상황에 처해 있다. 바다거북의 코에 꽂힌 빨대와 플라스틱 링에 부리가 끼인 새, 고래 뱃속에서 발견되는 수많은 비닐은 플라스틱이 자연과 생태계에 어떻게 피해를 주고 있는지 보여준다. 그마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지구를 플라스틱 지옥으로 만들고 있는 배경에는 인간의 소비활동이 있다. 우리는 태어난 이상 끊임없이 물건을 사고 버리는 생활을 반복한다. 특히 싸고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일회용 플라스틱과 포장재를 사용한다. 다행히 최근에는 일회용품과 플라스틱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소비 방향도 변화하는 추세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지난해 9월 ‘소비자가 본 ESG와 친환경 소비 행동’ 보고서에서 KB국민카드와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ESG와 친환경 관련 소비자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5.6%가 친환경 행동을 가장 잘 실천할 수 있는 분야는 ‘소비’라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친환경 소비 활동으로는 플라스틱과 일회용품 사용 자제하기, 선별 시스템이나 재활용 시스템 동참하기 등이 있다. 

친환경 소비 행동과 관련해 관심 있는 키워드로는 ‘업사이클링(새활용)’과 ‘제로웨이스트(노플라스틱)’가 각각 29.7%, 22.6%로 가장 많았다. 특히 응답자의 3분의 1은 기업의 친환경 활동 여부가 친환경 제품이나 서비스 선택에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서 일상에서 자주 실천하는 친환경 행동으로는 ‘일회용 봉지 대신 장바구니 이용하기’가 63.7%로 가장 많았고, 49.6%가 ‘일회용품 대신 개인컵 이용하기’를 들었다. 구매 경험이 가장 많은 친환경 제품은 텀블러, 스테인리스 빨대 등 플라스틱이 아닌 ‘반영구 사용이 가능한 제품’이었으며 생분해 비닐이나 종이 포장재 등 ‘폐기물이 자연 분해되는 제품’ 구매 경험도 많았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일회성을 가진 플라스틱 제품보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더 선호하는 추세로 바뀌어가고 있다. 일상에서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는 습관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일상 속 레스플라스틱 습관은 제로웨이스트 실천 노하우를 알면 실천하기가 더 쉬워진다. 

◇ 제로웨이스트가 되는 다섯 가지 방법

제로웨이스트란 생활 속에서 어떠한 쓰레기도 만들어내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살면서 어떠한 쓰레기도 만들지 않는 것은 어렵지만 노력을 통해서 충분히 줄일 수는 있다. 세계적인 제로웨이스트 실천가 ‘비 존슨(Bea Johnson)’은 제로웨이스트 실천 노하우를 ‘5R'이라는 다섯 단계로 소개한 바 있다. 

첫 번째 단계는 거절하기(Refuse)로 국내외 제로웨이스트가 입을 모아 강조하는 습관이다. 물건을 구매하거나 배달할 때 주는 비닐, 빨대, 물티슈, 일회용 젓가락, 반찬 등 불필요한 물건을 명확하게 거절하는 것이다.

2단계 줄이기(Reduce)는 장을 볼 때는 구매 물품은 물론, 포장 쓰레기를 줄이는 것을 말한다. 미리 장바구니와 텀블러를 비롯한 포장 용기를 챙기면 밖에서 나오는 불필요한 비닐이나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일 수 있다. 포장 없이 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는 재래시장이나 마켓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생활용품에 있어서는 처음부터 포장재가 없는 비누바나 리필 서비스를 이용하면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더불어 더 이상 사용하지 않거나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중고판매나 기부하는 것도 강력한 줄이기 습관으로 구매를 할 때도 새 것보다 중고마켓을 이용하면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3단계 재사용(Reuse)은 일회용품을 의식적으로 여러 번 사용하거나 생활 속 물건들을 재사용이 가능한 물건으로 바꾸는 것이다. 예컨대 일회용 배달용기를 씻어서 재사용하거나 비닐 충전재를 버리지 않고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생활 속에서는 비닐랩 대신 실리콘랩이나 밀랍랩 등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선택하고 물티슈나 일회용 행주 대신 씻어서 계속 사용 가능한 소창 행주를 구비해두는 식이다. 갖고 있는 물건을 오래 쓰는 것은 가장 좋은 재사용 습관이다. 

4단계 재활용(Recycle)은 물건에 새로운 용도를 부여해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버리려고 했던 패트병이나 옷 등으로 전혀 다른 물건을 만들 수 있다. DIY나 리폼을 통한 재활용으로 이러한 접근이 어렵다면 분리배출에 더 신경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재활용센터에서 플라스틱이나 비닐 등을 원활하게 재활용할 수 있도록 깨끗하게 만들어 각각의 수거함에 분리배출하도록 한다. 

마지막 단계는 분해가 되도록 하는 부패(Rot) 단계로 채소나 과일 껍질뿐만 아니라 자연분해 포장지로 포장된 제품을 구매해 이를 썩히는 것까지 포함한다.

제로웨이스트 실천가들은 각자가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있는 만큼 하라고 조언한다. 어제보다 오늘 더 적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각자만의 ‘레스플라스틱’ 기준에 따라 소비를 실천한다면 지구도 더 건강해질 것이다. 

◇ 식탁 위 탄소...‘채식’ 습관으로 줄이기

소비와 연결되는 또 하나의 습관은 식습관이다. 뜨겁게 가열되고 있는 지구에서 채식은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으로 손꼽힌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소비와 연결되는 또 하나의 습관은 식습관이다. 뜨겁게 가열되고 있는 지구에서 채식은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으로 손꼽힌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소비와 연결되는 또 하나의 습관은 식습관이다. 우리가 무엇을 먹는지, 어떤 식재료를 중점적으로 소비하는지에 따라서 지구 온도를 더 높일 수도 속도를 늦출 수도 있다. 특히 육식 위주의 식단은 탄소 배출을 늘려 기후위기를 불러오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공장식 축산업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저작 기능을 하는 소나 양이 사육되는 과정에서 방귀나 트림을 통해 이산화탄소보다 20배 이상 강력한 메탄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소 한 마리 기준 메탄가스 배출량은 소형차 1대가 1년간 내뿜는 온실가스 양과 맞먹을 정도다. 

문제는 가축을 키우기 위한 공간과 사료를 만들기 위해서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을 비롯해 전세계 열대우림을 불태워지고 있다는 데 있다. 산림 훼손은 그 자체로도 생태계 파괴라는 문제를 야기하지만 탄소를 흡수해 저장할 나무가 사라진다는 면에서도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식량난에 허덕이는 인구가 많은 가운데 전 세계 생산 곡물의 3분의 1이 사료로 사용되고 있다는 문제도 있다. 

전세계적으로 채식이 권장되는 데는 이 같은 환경적인 이유가 자리하고 있다. UN은 기후변화보고서를 통해 육류 생산 비중을 줄이고 식물성 식품 섭취 확대로 기후변화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뜨겁게 가열되고 있는 지구에서 채식은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으로 손꼽힌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4월 서울시교육청이 서울 내 모든 학교에 채식 급식을 도입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의 식탁을 작게나마 바꾸는 것은 기후위기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육류 제조와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면에서 비건 식품 시장도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올해 3월 발표한 ‘2021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비건식품’ 보고서에서 2020년 국내 식물성 대체육 시장은 1740만 달러였으며 3년 후인 2025년엔 2260만 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채식을 지향하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각 기업들에서도 식물성 식품라인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비건이나 간헐적 채식주의자인 플렉시테리언뿐만 아니라 채식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채식에는 심각하고 엄격하게 접근하는 것보다 유연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 어느 날 갑자기 고기를 끊고 채식을 하겠다고 결심하는 것보다 일주일에 하루 채식부터 도전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는 얘기다. 그러다 하루 한끼 채식으로 좁히거나 채식지향 식단으로 점점 습관화한다면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한 끼 식사를 채식으로 전환하면 육류제품 섭취 감소로 최대 73% 탄소발자국을 감출 수 있다고 한다. 최소한 하루 두세 번은 식사를 하고 간식까지 챙기는 만큼 식탁 위의 탄소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4월 22일은 지구의 날입니다.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자연보호 운동가들이 만든 날이지요. 1년에 딱 하루뿐인 생일이 소중한 날이듯, 오늘은 인류가 지구의 가치와 의미를 돌아보아야 하는 뜻깊은 날입니다.

지구가 뜨거워집니다. 달라진 날씨는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와 기후불황을 몰고 옵니다. 단순한 위기가 아니라 목숨이 걸린 문제입니다. 북극곰과 펭귄만의 위기가 아니라 인류의 생존이 걸렸습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남들에게 미루지 말고 당신도 함께 변해야 합니다.

지구가 인류에게 묻습니다. 하나뿐인 행성에서 계속 이런 식으로 살 수 있습니까? 그러면 안 됩니다. 살아가는 방식도, 삶을 대하는 태도와 구매하는 물건도 모두 바꿔야 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바꾸면 좋을까요? 5편의 기사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다섯 번째는 소비를 하는 우리의 태도에 관한 내용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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