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배출량 1990년 이후 2배 증가...공항 건설 계획
비행기, 단위당 온실가스 배출량 가장 많아
가덕도 신공항 사타 결과, 경제·환경성 모두 미흡

수송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민간 항공이 차지하는 비중은 1.6%로 작은 편이지만, 2019년 기준 민간 항공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년부터 연평균 2.4% 꾸준히 증가하면서 2배 증가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수송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민간 항공이 차지하는 비중은 1.6%로 작은 편이지만, 2019년 기준 민간 항공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년부터 연평균 2.4% 꾸준히 증가하면서 2배 증가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정부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내세우면서도 새로운 공항을 건설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항공 수요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신공항 건설이 항공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부산 가덕도 신공항의 사전타당성조사 결과가 경제성과 환경성을 모두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신공항 건설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항공 배출량 1990년 이후 2배 증가...공항 건설 계획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이전인 2019년 수송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1억 10만 톤으로 1990년 이후 연평균 3.7% 증가해 1990년보다 2.8배나 많은 수준이었다. 또한 2019년 기준 수송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가 전체 배출량의 14.4%를 차지하고 있다. 

수송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민간 항공이 차지하는 비중은 1.6%로 작은 편이지만, 2019년 기준 민간 항공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년부터 연평균 2.4% 꾸준히 증가하면서 2배 증가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0년 항공 교통량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절반으로 감소했지만 2019년까지 연간 항공 교통량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였다. 연간 항공 교통량은 2011년 51만여 대에서 2019년 84만여 대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세계적으로도 항공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 배출량의 2~3%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의 항공 수송량은 2008년부터 연평균 5.4%씩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향후 20년 동안 항공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현재보다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항공 수요를 관리하는 국제적인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제6차 공항종합계획’을 보면, 국내에 공항의 총 숫자는 현재 15개로에서 18개로 늘어난다. 권역별로 하나씩 총 8개의 국제공항과 주로 군 비행장을 겸하는 7개의 일반 공항이 있는 상황에서 부산 가덕도, 새만금, 울릉도, 흑산도, 제주 성산읍(제주 제2공항), 경북 군위·청송(대구경북통합신공항)에 공항을 새로 건설하고, 신공항이 완성되면 기존 공항 3곳(군산, 광주, 대구)을 인접 공항에 통합·이전한다는 계획이다.

◇ 비행기, 단위당 온실가스 배출량 가장 많아

하지만 비행기는 단위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교통수단으로 공항이 늘어나고 항공 수요가 증가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유럽환경청(EEA)에 따르면, 승객 1명이 1km를 이동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비행기가 285g으로 가장 많다. 승용차가 104~158g, 버스 68g, 기차는 14g으로 비행기가 버스보다 4배 이상, 기차보다 20배 이상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해외 통계 사이트 스태티스타(statista)를 보면, 승객 1명이 1km 이동 시 국내 비행이 255g으로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내뿜고, 승용차는 171~192g, 이코노미 좌석 기준으로 단거리 비행(1,100~1,500km)이 156g, 장거리 비행(4,100~4,800km)은 150g을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버스(105g), 전기차 (53g), 국내 기차(41g)의 순으로 고속철도인 유로스타가 6g으로 가장 적었다.

반면에 국내에서는 공식적인 통계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환경 잡지 ‘바질’ 교통편을 보면 국내 교통수단의 탄소발자국을 확인할 수 있다. 탄소발자국은 생산, 유통, 폐기의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를 기준으로 표현한 값이다. 

바질에 따르면, 승용차로 1인이 1km를 이동할 때 210g의 탄소발자국을 남기고, 비행기의 탄소발자국은 175g이다. 천연가스로 이용해 이동하는 버스의 탄소발자국은 27.7g, KTX는 22.7g으로 나타났고, 지하철이 1.53g으로 대중교통 중에서 가장 적은 탄소발자국을 남긴다고 한다. 하지만 비행기와 승용차의 경우 국제적인 통계와 차이가 있어 환경부 등 정부 차원의 조사와 발표가 필요해 보인다.

◇ 가덕도 신공항 사타 결과, 경제·환경성 모두 미흡

한편, 국토교통부의 가덕도 신공항 사전타당성조사 결과가 지난 13일 부산경남 방송 KNN을 통해 보도되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업비가 애초 예상한 7조 5,000억원에서 13조 7,000원으로 약 2배 가까이 늘어났고, 육상을 낀 활주로가 아니라 해상에 활주로를 건설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해상 매립 비용이 전체 건설의 절반 정도인 6조 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공사 기한도 늘어나 개항 시기도 당초 목표인 2029년에서 2035년으로 6년 더 늦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부산시가 내놓은 연간 여객 수요는 4,600만명, 화물 수요는 63만톤이었으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간 수요가 2,300만명, 화물 처리량은 28만톤으로 부산시 예측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제성을 평가하는 비용편익분석(B/C) 결과가 0.51로 굉장히 낮게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1을 넘겨야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가덕도 신공항 반대 시민행동은 18일 “항공안전사고의 위험, 인근을 오가는 대형선박과의 충돌 문제, 부등침하 등 안전성의 문제 등 이전에도 지적되어온 문제의식을 그대로 보여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활주로의 위치 수정과 이로 인한 더 많은 비용과 더 긴 공사기간이 소요되며, 가덕신공항의 비용대비 편익(B/C)도 더 후퇴한 0.51임에 불과함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시민행동은 “가덕도는 낙동강 하구에 위치하며 인근은 낙동강하구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고, 사람의 발길이 잘 닿지 않았던 섬으로 인해 멸종위기종 및 보호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이자 기후위기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탄소흡수원이다”라며 “이처럼 함부로 훼손해서는 안 되는 가덕도임에도 지형보전 1등급, 생태자연도 1등급, 해양생태도 1등급 지역에 대한 광범한 환경파괴와 그로 인한 결과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세계 각국 정부는 항공기 이용을 줄이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스웨덴은 지난해 4월 자국에서 세 번째로 큰 공항인 수도 스톡홀름의 브롬마 공항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시내에서 가까운 브롬마 공항은 국내선과 단거리 여객기가 주로 취항하던 곳이다. 지난해 프랑스에서는 열차로 2시간 30분 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의 국내선 항공 운영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었다. 오스트리아도 350km 미만 거리의 항공권에 30유로의 세금을 부과하고, 기차로 3시간 미만으로 여행할 수 있는 국내선 항공편을 금지했다.

smkwo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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