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29일 ‘국제멸종위기종 오랑우탄 보전’ 세미나 열어
서울대공원 오랑우탄 모자 오순이와 백석이, 부킷 미라 오랑우탄 파운데이션 이동

송천헌 서울대공원 원장. (송철호 기자)/2020.1.29/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천헌 서울대공원 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송철호 기자)/2020.1.29/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서울대공원은 29일 오후 2시부터 서울동물원 동행라운지에서 오랑우탄 치료 연구 교육 기관 ‘부킷 미라 오랑우탄 파운데이션(Bukit Merah Orangutan Foundation)’ CEO 등을 초청해 국제협력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세미나에는 다토 압둘 카디르 말레이시아 야생동물보전국장(YBhg Dato’Fakhrul Hatta bin Musa)도 서울대공원 초청으로 참석했다. 

서울대공원은 지난해 11월 10일 부킷 미라 오랑우탄 파운데이션과 MOU를 체결한 바 있다. MOU 이후 양 기관 동물 교류 및 오랑우탄 전문 치료 등 국제보전 활동 참여를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시간이 세미를 통해 마련된 것.

송천헌 서울대공원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서울대공원은 대한민국 대표 가족공원으로서 역할을 해왔는데, 최근 AZA 인증(세계 최고수준 동물원 분야 인증제도) 과정 동안 말레이시아 오랑우탄 보호기관을 알게 됐고 부킷 미라 오랑우탄 파운데이션과 MOU를 체결했다”며 “서울대공원은 AZA 인증 이후 본격적인 국제적인 동물 보전 첫걸음을 떼게 됐고 말레이시아와 오랑우탄 공동연구 등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토 모아메드 아쉬리 주한 말레이시아 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송철호 기자) 2020.1.29/그린포스트코리아
다토 모아메드 아쉬리 주한 말레이시아 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송철호 기자) 2020.1.29/그린포스트코리아

다토 모아메드 아쉬리 주한 말레이시아 대사도 인사말을 통해 “양 기관간 MOU가 체결됐는데, 양국간 야생동물 보전 등 협력 관계 초석이 되길 바란다”며 “재활 목적으로 외국에서 말레이시아로 동물이 들어오는 첫 번째 사례”라고 말했다. 

모아메드 아쉬리 대사는 이어 “이번 프로젝트로 인해 말레이시아가 야생동물 부문에서 전문성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말레이시아와 대한민국이 올해 수교 60주년을 맞이하는데, 환경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협력하는 것이라 더 깊은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말레이시아 오랑우탄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교역에 관한 협약) 수입허가서 전달식도 있었다. 또한 서울동물원 오랑우탄 백석이와 오순이를 소개하고 부킷미라 오랑우탄 파운데이션 기관 현황 및 보전, 연구 활동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다.

사바 부킷 미라 오랑우탄 파운데이션 CEO는 “부킷 미라 오랑우탄 파운데이션은 오랑우탄에 대한 보전과 연구, 치료 및 재활, 교육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으로 아시아 지역 오랑우탄 보전 기관 중 손꼽히는 곳”이라며 “특히 발달장애 오랑우탄 재활 훈련 성공사례 등 오랑우탄 치료에 관한 다양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바 CEO는 이어 “파운데이션 설립 목적은 생태관광을 활성화하는 데 있다”며 “생태관광을 통한 학생들 교육과 연구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야생동물 재활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닥터 사바 부킷미라 오랑우탄파운데이션 CEO가 발표하고 있다. (송철호 기자) 2020.1.29/그린포스트코리아
사바 부킷미라 오랑우탄파운데이션 CEO가 발표하고 있다. (송철호 기자) 2020.1.29/그린포스트코리아

사바 CEO에 따르면, 이 파운데이션은 35ha 규모 섬으로 오랑우탄 보전, 연구, 교육, 재활치료를 하는 비영리단체다. 진료실, 입원실 등을 갖추고 있고 현재 오랑우탄 16마리가 지내고 있다. 국내 대학 및 일본 교토대학 영장류센터와 싱가폴 등 해외 11개 대학과도 공동연구를 통한 학술 발표 등 보전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곳이며 오랑우탄을 보르네오섬으로 보내 종복원 사업도 활발히 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한국 방문에서는 서울대공원에서 지내고 있는 오랑우탄 모자인 오순이(1968년생)와 백석이(2009년생)가 부킷 미라 오랑우탄 파운데이션으로 이동하는 구체적인 일정도 논의됐다. 

아들인 백석이는 선천적 후지마비를 가지고 있는데, 현재까지 서울대공원 사육사들이 진행하는 다양한 행동 풍부화를 통해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하지만 오는 3~4월경에 백석이가 고향인 말레이시아로 가게 된다면 장애에 대해 더 전문적인 치료와 재활에 집중할 수 있다. 엄마인 오순이도 생의 마지막을 고향에서 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공원도 아시아지역에 서식하는 대형 유인원인 오랑우탄 보전을 위한 공동연구, 약품 지원 등 의료분야 협력을 통해 국제적멸종위기인 오랑우탄 국제보전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다. 또한 동물교환과 직원 연수 교육 프로그램 등에 대한 적극적인 협의도 진행될 예정이다. 

향후 서울대공원은 부킷 미라 오랑우탄 파운데이션과 오랑우탄 보전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하게 된다. 특히 사육 관리뿐만 아닌 질병 치료에 대한 전문적인 기술 습득으로 향후 서울대공원 보유 동물의 더 건강한 삶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송천헌 원장은 마지막으로 “서울대공원은 그동안 체코, 영국, 러시아 등과 교류를 통해 시베리아호랑이, 콘돌, 아무르 표범, 로랜드 고릴라 등 종보전을 위한 다양한 협력을 해왔다”며 “동물원을 관람할 때 다양한 멸종위기종을 보전하기 위한 서울대공원 노력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말레이시아 오랑우탄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교역에 관한 협약) 수입허가서 전달식이 있었다. (송철호 기자) 2020.1.29/그린포스트코리아
이날 말레이시아 오랑우탄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교역에 관한 협약) 수입허가서 전달식이 있었다. 사진은 다토 압둘 카디르 말레이시아 야생동물보전국장(왼쪽)과 송천헌 서울대공원 원장. (송철호 기자) 2020.1.29/그린포스트코리아
세미나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철호 기자) 2020.1.29/그린포스트코리아
세미나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철호 기자) 2020.1.29/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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