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출시한 PB ‘해빗(Hav’eat) 건강한 마요' (김형수 기자) 2020.1.16/그린포스트코리아
롯데마트가 출시한 PB ‘해빗(Hav’eat) 건강한 마요' (김형수 기자) 2020.1.16/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비건’은 단순히 ‘고기를 먹지 않는다’를 뜻하지 않는다. 동물복지, 환경보호 등을 아우르는 폭넓은 개념이다. 윤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이같은 트렌드는 한국도 비껴가지 않았고, 이는 새로운 소비층의 부상으로 이어졌다. 

이달 초 롯데마트에서는 이들을 겨냥한 PB 상품 ‘해빗(Hav’eat) 건강한 마요(이하 해빗 마요)’를 내놨다. 세계는 물론 국내에서도 비건 문화가 확산되자 시장 공략에 나선 모양새다. 국제채식인연명에 따르면 전 세계 채식인구는 1억8000만명, 비건이 5400만명에 달한다. 한국채식연합은 국내 채식인구가 100만명에서 150만명, 비건이 50만명가량 존재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연주 롯데마트 PB팀 연구원은 “전 세계에서 채식주의가 확산되고 있으며, 국내는 해외에 비해 미약하기는 하나 각종 채널에서 매출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건강이라는 테마로 상품을 검토하던 중에 세계적 흐름에 동참하는 한편, 건강한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자 해빗 마요를 출시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연주 연구원은 “누구나 알기 쉽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제품을 찾고자 노력한 끝에 대중적이고 고객들에게 친숙한 마요네즈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익숙한 제품 개발을 고민한 결과 마요네즈를 고른 만큼 해빗 마요의 타깃 고객층은 채식주의자에 한정되지 않는다. 자신의 건강, 또는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 등을 고려하며 상품을 고르는 소비자층까지 겨냥했다. 

이연주 연구원은 “채식인・비건인 뿐만 아니라 맛과 건강을 고려하는 사람, 자신의 가치・건강상태에 따라 채식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모두 타깃”이라며 “식문화에 있어 미래가치에 대해 새로움을 찾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려 했다”고 전했다. 

롯데마트는 해빗 마요가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하는 제품이라는 신뢰를 주기 위해 한국 비건인증원에서 비건 인증도 받았다. 한국 비건인증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가를 받은 기관으로, 서류 심사・동물성 DNA 검사 등 까다로운 검사 과정을 거쳐 인증을 내준다.

이연주 연구원은 “신뢰도가 높은 기관의 인증을 받고 소비자들에게 더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상품을 알리고자 비건 인증을 받았다”면서 “면밀한 검증을 통해 상품의 신뢰성을 획득했다고 본다”고 했다.     

이연주 롯데마트 PB팀 연구원 (롯데쇼핑 제공) 2020.1.16/그린포스트코리아
이연주 롯데마트 PB팀 연구원 (롯데쇼핑 제공) 2020.1.16/그린포스트코리아

롯데마트가 해외 업체에서 생산한 비건 마요네즈를 수입하는 대신 자체적으로 PB 상품을 개발하기로 결정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고객들에게 좋은 원료로 만든 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선보이기 위해서다. 미국 햄튼크릭의 저스트 마요(355㎖)는 국내 온라인쇼핑몰에서 해외구매대행방식으로 1만원이 조금 넘는 가격에 팔리는 중이다. 여기에 제품 가격을 넘는 배송비가 추가된다. 해빗 마요(300㎖) 가격은 2480원에 불과하다.

이연주 연구원은 “해외 상품을 수입하면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가격은 결코 싸지 않다”면서 “롯데마트는 독자적 개발 기술을 바탕으로 건강한 원료를 넣어서 만든 제품을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해빗 마요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가격은 물론 맛에도 신경썼다. 이연주 연구원은 “‘비건 식품이고 건강하다’이라고 하면 ‘맛은 없을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건강하면서 맛도 있는 상품을 개발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연주 연구원은 “일반 마요네즈보다 칼로리는 적고 콜레스테롤 함유량은 ‘0’"이라며 “동물성 성분 때문에 생기는 여러 부작용이 없다는 의미에서 제품명에 ‘건강한’ 이란 표현을 넣었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인 마요네즈에는 식초, 식용유와 계란 노른자가 들어간다. 마요네즈가 지닌 맛과 식감에 가장 가까우면서도 동물성 재료가 아닌 원료를 찾는 일은 난관이었다. 수많은 시도 끝에 롯데마트 PB팀이 찾은 재료는 대두에서 추출한 콩 단백질이었다. 

이연주 연구원은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일반 마요네즈의 맛과 텍스처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재료로 대두가 가장 적합해 재료로 사용했다”면서 “이후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맛, 고소한 풍미, 부드러운 질감 등에 역점을 두고 단계별 내부 시식 평가 및 여러 차례의 테이스팅을 거쳐 해빗 마요를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출시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해빗 마요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긍적적이라고 평가했다. 롯데마트는 앞으로 건강, 환경, 윤리 등을 생각하는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예측을 바탕으로 PB 상품군을 넓혀나갈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이연주 연구원은 “단순히 ‘비건’을 콘셉트로 상품을 추가 개발하기보다는 사회적 트렌드에 맞춰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먹거리군을 개발하려 한다”며 “소스 상품군으로 시작했으나 가정간편식(HMR) 상품군 등으로 확대를 검토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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