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트 팩트시트 공개 직후 HD현대중공업 등 일제히 급등… 대형 건조 프로젝트 기대 확대
미 해군 함정 한국 건조 가능성·핵추진 잠수함 협의 착수 등 조선업 직접 수혜 조항 집중

코스피가 3% 넘게 급락했지만 조선주는 홀로 치솟았다./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코스피가 3% 넘게 급락했지만 조선주는 홀로 치솟았다./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코스피가 3% 넘게 급락했지만 조선주는 홀로 치솟았다. 한·미 양국이 관세·안보 협상 결과를 문서화한 ‘조인트 팩트시트(JFS)’를 공개하자, 조선·방산 업종으로 자금이 몰리면서다. 

14일 오후 3시25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전 거래일 대비 2만8000원(4.93%) 오른 59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55만2000원까지 밀렸지만, 협력 내용이 알려진 직후 빠르게 반등했다. 장중 60만 원을 넘기도 했다.

HD현대미포는 1만500원(4.71%) 상승한 23만3500원, 대한조선은 2800원(4.31%) 오른 6만7800원을 기록 중이다. 세진중공업은 1990원(10.17%) 폭등해 2만1550원, HJ중공업도 750원(3.44%) 오른 2만25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 방향을 바꾼 건 이날 오전 발표된 조인트 팩트시트다. 이번 자료는 지난달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조율한 관세·안보 합의를 구체화한 문서다. 특히 조선업과 직접 연결되는 조항이 다수 포함되며 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팩트시트에는 △핵추진 잠수함 건조 협의 착수 △미 해군 함정의 한국 내 건조 허용 검토 △우라늄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 △미국 상선·군함 발주 시 한국 조선소 활용 가능성 등이 명시됐다. 그동안 논의만 존재하던 ‘한·미 조선 공급망 협력’이 공식화된 셈이다.

이번 발표는 미국 내부 상황과도 맞물린다. 미국 조선업은 수십 년간 쇠퇴하며 상선·군함 모두 건조 역량이 크게 약해졌고, 미국 정부는 ‘조선업 재건’을 공약으로 내놓은 상황이다. 대규모 선박을 제때 공급할 수 있는 국가가 한국뿐이라는 현실이 이번 협상 과정에서 부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역시 같은 맥락이다. 미 행정부가 군수·상선·해양플랜트까지 대대적인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미국 조선소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해외 건조 논의가 빨라졌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발표에서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한·미가 함께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라늄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수십 년간 풀리지 않던 민감한 사안들이 일괄적으로 합의됐다는 점에서 업계는 이를 큰 변수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배경에는 관세 이슈도 있다. 미국이 아시아 해운·조선 공급망을 재편하면서 한국산 조선 기자재·선박에 대한 관세 조정이 논의돼 왔고, 공급망 안정성을 명분으로 한국 기업에 우호적인 방향이 검토된 바 있다. 조인트 팩트시트 공개로 이 논의가 한 단계 더 공식화됐다는 해석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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