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호기 정오 발파 해체 …
추가 붕괴 위험 해소, 중장비 투입 가속

울산 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4호기와 6호기가 11일 정오 폭파되고 있다./TV화면 캡처
울산 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4호기와 6호기가 11일 정오 폭파되고 있다./TV화면 캡처

지난 6일 철거 작업 중이던 울산 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5호기가 붕괴해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 현장에서, 추가 붕괴 위험을 안고 있던 양옆의 보일러 타워 2개(4호기, 6호기)가 11일 정오 성공적으로 폭파됐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이번 긴급 발파를 통해 구조 작업의 최대 난관이었던 '2차 붕괴 위험'을 해소하고, 잔해 더미 속에 남아 있는 매몰자 수색에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정오 폭파 완료...구조 작업 새 국면

중수본은 붕괴된 5호기 양쪽에 30m 간격으로 인접해 있어 추가 붕괴가 우려됐던 4호기와 6호기 보일러 타워에 대해 이날 낮 12시 정각에 발파 작업을 단행했다. 폭파 전문가들이 사전에 '취약화 작업(철거 용이성을 위해 기둥 등을 잘라내는 작업)'을 진행한 두 타워는 수 초 만에 굉음과 함께 지정된 방향으로 무너져 내렸다. 현장 관계자는 "발파는 계획대로 완벽하게 이뤄졌다"며 "더 이상의 구조물 붕괴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 긴급 해체는 사고 발생 닷새째, 구조의 '골든타임'이 한참 지난 시점에서 남은 실종자 4명에 대한 수색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절박한 판단에 따른 조치다. 붕괴된 5호기 잔해 위로 4호기와 6호기까지 무너져 내릴 경우, 매몰자 구조는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 있었다.

발파 이후, 초대형 중장비 투입 

타워 폭파로 구조 현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중수본은 폭파 직후부터 안정화 작업을 거쳐 곧바로 초대형 크레인과 굴착기 등 중장비를 투입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발파로 인해 발생한 4호기 및 6호기의 새로운 잔해를 신속하게 정리하고, 5호기 매몰 현장으로 대형 장비 접근 통로를 확보하는 작업이 최우선으로 진행된다.

그동안 추가 붕괴 위험 때문에 접근이 어려웠던 5호기 잔해의 상부와 주변부를 굴착기로 제거하는 작업에 속도가 붙는다. 특히 구조대가 절단하기 힘든 대형 H빔 등 철골 구조물을 400톤급 크레인 등으로 들어내는 작업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수색 병행: 잔해 제거와 동시에 소방 당국과 인명구조견, 음향탐지기, 내시경 등 첨단 장비를 동원한 수색이 24시간 쉬지 않고 이어질 방침이다.

중수본은 구조 작업 장기화에 따른 실종자 가족들의 불안감과 안타까움에 공감하며, 발파를 통해 확보한 안전성을 바탕으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남은 매몰자를 모두 찾아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법당국, 해체 작업 ‘규정 준수’ 집중 수사

한편, 이번 사고와 관련해 울산지검과 경찰은 80여 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꾸려 사고 원인 및 책임자 규명에 본격 착수했다. 특히 붕괴된 5호기의 경우, 해체 작업 규정상 '상부에서 하부로' 진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폭파 사전 작업으로 기둥을 절단하는 '취약화 작업'을 25m 지점에서 진행한 정황이 포착되어 안전관리 계획서 준수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발주처인 한국동서발전과 시공사인 HJ중공업, 하도급 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안전관리 체계와 작업 과정을 면밀히 조사해 규정 위반 여부를 철저히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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