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로' 뚫고 '기술' 심고...공공기관 동반성장 '다각화'
기관 전문성 활용한 '미래형 상생' 주목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서부발전, 중부발전, 도로공사, 환경공단, 가스공사, 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 공기업 들이 중소기업 동반성장에 앞장서고 있다. /각 기관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서부발전, 중부발전, 도로공사, 환경공단, 가스공사, 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 공기업 들이 중소기업 동반성장에 앞장서고 있다. /각 기관 

국내 공기업들이 기관별 특색을 살린 다양한 방식으로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에 나서고 있다. 일회성 지원을 넘어 국내외 판로 개척을 돕는 실질적인 구매 상담을 주선하고, 기관의 전문성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환경·기술 역량을 높이는 등 상생협력 모델이 진화하고 있다.

기관이 보유한 ESG 노하우를 협력사에 전수하는가 하면, 로봇·푸드테크 등 미래 산업을 이끌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의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하며 산업 생태계를 육성하고 있다.

구매상담회·해외전시'로 판로 직접 개척

중소기업의 가장 큰 어려움인 '판로 확보'를 위해 공공기관이 직접 나서는 것은 동반성장의 기본이다.

한국환경공단은 지난 6일 충남 천안에서 충청남도청 및 8개 공공기관과 함께 '동반성장페스타'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안전·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30개 중소기업이 참여했으며, 약 4억 원 규모의 매출 상담 성과를 거뒀다. 공단은 기술개발제품, 녹색제품 등 사업 초기 기업들에 실질적인 구매 상담을 지원했다.

해외 시장 개척 지원도 활발하다. 한국도로공사는 'K-휴게소' 브랜드의 프랑스 진출을 지원했다. 상생협력기금을 재원으로 휴게소 납품 중소기업 15개 사의 해외 판로 개척을 도왔으며, 파리 국제 미식박람회 등을 통해 약 2억 원 규모의 수출 협의를 완료했다.

한국가스공사 역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제 석유가스 산업전(ADIPEC)'에 13개 중소기업과 '천연가스 산업 동반성장관'을 운영했다. 가스공사는 자사의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의 홍보와 판촉을 극대화했다.

'기술 전문성' 지원...ESG 역량 강화부터 미래 창업 육성까지

기관의 핵심 '전문성'을 중소기업에 이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서부발전은 '대·중소기업 지역대기질 개선 상생협력 시범사업'에 참여한다. 이는 중소기업의 노후 대기오염 방지시설 교체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서부발전은 재정 지원은 물론 발전소 운영으로 축적된 환경 관리 노하우를 직접 전수한다.

동반성장의 대상이 '미래 기술' 자체로 확장되기도 한다. 한국중부발전은 '로봇'이라는 미래 기술 산업에 중소기업과 함께 뛰어들었다. 중부발전은 지난달 에너지 공기업 최초로 '지능형 로봇 챌린지' 대회를 개최했다. 이 대회는 사내 직원, 대학생, 로봇 중소기업이 한 팀이 되어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제품을 개발하는 플랫폼이다. 중부발전은 입상한 아이디어를 자체 연구개발로 제품화하고, 중소기업과 함께 판로 확보까지 지원하며 AI 기술 격차 해소에 나서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역시 '푸드테크'라는 미래 먹거리 산업 육성에 집중한다. aT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식품외식·푸드테크 기술사업화 교육 성과공유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aT는 식품 및 푸드테크 분야 벤처 연구팀을 대상으로 기술사업화 교육을 운영해 청년 창업과 산업 진출을 지원한다. 

한 ESG 협회 전문가는 "중소기업의 실질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적 변화"라고 하면서, 기관의 핵심 역량인 기술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협력사의 ESG 경영을 돕고 미래 먹거리를 위한 창업을 육성하는 방식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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