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클라이밋 그룹 "2030년 신재생 비중 33% 상향해야"
"글로벌 최소 수준으로 올려라" 압박

더 클라이밋 그룹이 한국 정부에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최소 33%로 상향 조정할 것을 공식 제안했다./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그래픽=그린포스트 코리아
더 클라이밋 그룹이 한국 정부에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최소 33%로 상향 조정할 것을 공식 제안했다./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그래픽=그린포스트 코리아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캠페인을 이끌고 있는 국제 비정부기구(NGO)가 한국 정부에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정책 추진을 공식 요청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친환경 에너지 조달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한국의 에너지 정책 전환 속도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8일 심진수 재생에너지정책관이 서울에서 진행된 에너지슈퍼위크 행사를 계기로 방한한 더 클라이밋 그룹의 샘 키민스 에너지 담당 이사와 면담을 갖고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및 에너지 전환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화상으로 글로벌재생에너지연합(GRA)의 브루스 더글러스 대표도 참여해 논의의 깊이를 더했다.

2030년 신재생 33% 목표 설정 촉구

더 클라이밋 그룹과 GRA는 이날 면담에서 이재명 정부의 재생에너지 전환 정책 방향을 강력히 환영한다면서도 보다 구체적이고 야심찬 목표 설정을 주문했다. 특히 이들은 한국이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최소 33%로 상향 조정할 것을 공식 제안하는 공개서한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지난해 사상 첫 두 자릿수인 10.5%를 기록했으나, 여전히 OECD 평균 35.8%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을 고려한 권고로 풀이된다. 이들 단체는 33% 목표가 "글로벌 기업들의 에너지 조달 요구에 부합하는 최소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더 클라이밋 그룹과 GRA는 또한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 강화와 함께 전력구매계약(PPA) 확대, 해상풍력 단지 구축 가속화 등 구체적인 정책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이들은 특히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RE100 산업단지 조성 및 전력망 확충 정책, 재생에너지 목표 상향 계획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표명했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글로벌 공급망 압박 현실화

이러한 국제사회의 요구는 단순한 권고 차원을 넘어 현실적인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애플,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자사 공급망 업체들에게도 RE100 참여를 요구하면서, 이 흐름을 따라가지 못할 경우 반도체 등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5년 6월 기준 RE100에 참여하는 글로벌 기업 수는 400개를 넘어섰으며, 이들의 영향력은 전 세계 공급망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삼성전자,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 등 30여 개 기업이 RE100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지만, 이들의 재생에너지 조달률은 12%에 그쳐 글로벌 평균(53%)은 물론 중국(59%), 베트남(58%), 일본(36%) 등과도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정부, '에너지 대전환' 의지 재확인

이 같은 국제적 요구와 현실적 압박에 대해 심진수 재생에너지정책관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심 정책관은 "이재명 정부는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대전환'을 위해 해상풍력 단지 구축, 규제 혁신을 통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RE100 산업단지 조성 등을 위해 모든 가용한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재명 정부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 석탄 발전소의 단계적 폐쇄, RE100 산업단지 조성 등을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남부 지역에서 주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 전기를 전력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으로 공급하는 '에너지고속도로' 구축과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호남권 등지에 RE100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병행 추진 중이다.

한국, OECD 최하위  수준

한국의 재생에너지 전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제적 비교에서는 여전히 아쉬운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으로, 노르웨이(61.3%), 스웨덴(58.4%), 덴마크(39.7%) 등 북유럽 국가들과는 큰 격차를 보인다. 일본(8.5%), 이스라엘(5.6%) 등 일부 국가만이 한국과 함께 10% 미만의 비중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 클라이밋 그룹은 한국의 이러한 현실을 고려해 재생에너지 목표 상향,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 PPA 제도 개선, 인프라 투자 확대 등 종합적인 정책 변화를 지속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RE100은 2050년까지 주요 기업들이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하는 더 클라이밋 그룹 주도 글로벌 캠페인이다. 이 단체는 한국을 포함한 각국 정부에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지속적으로 권고하며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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