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정비사업 넘어 향후 강남 재건축 사업에 선점 가치 높아
품질·자금력 앞세운 삼성…대우는 책임준공·파격금융 내세워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7차 아파트 재건축 시공을 두고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과 3위 대우건설이 표심을 모으기 위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인공지능 이미지 생성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7차 아파트 재건축 시공을 두고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과 3위 대우건설이 표심을 모으기 위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인공지능 이미지 생성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7차 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 총회가 오는 23일 열린다.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과 3위 대우건설이 맞붙는 이번 경쟁은 총사업비 6778억원 규모다. 다만 이번 사업은 단순한 중형 정비사업을 넘어, 강남 재건축 수주전의 향후 구도를 가를 분수령으로 꼽힌다.

◇ 강남권 정비사업 핵심 사업지…전략적 의미 커

개포우성7차 재건축은 기존 802가구를 지하 5층~지상 35층, 1122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짓는 사업으로 개포택지개발지구 내 재건축 사업의 '마지막 퍼즐'로 꼽힌다. 여기에 개포·도곡·일원동으로 이어지는 강남 핵심 권역 내 수주전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어 전략적 가치가 크다.

이번 수주전은 2020년 반포3주구 이후 5년 만에 성사된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리턴매치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가 연말 성수1구역 재개발 등 후속 대형 사업지 판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삼성물산의 래미안 루미원 단지 정면 이미지./삼성물산 제공
삼성물산의 래미안 루미원 단지 정면 이미지./삼성물산 제공

◇ 삼성물산, ‘래미안 품질·속도·자금력’ 3박자 전략

삼성물산은 이번 사업을 하이엔드 단지 '래미안 루미원'으로 완성하겠다고 내세운다. 공사비는 조합이 제시한 3.3㎡당 880만원보다 낮은 868만9000원을 제안하며 비용 절감 효과를 강조했다. 입주 후 3년간 전담 A/S 센터 운영, 인공지능 기반 하자 관리 AS 앱 '헤스티아 2.0'까지 가동해 입주민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국내 건설사 중 유일한 AA+ 신용등급을 보유한 만큼, 자금력과 금융 혜택도 강점이다. 사업비 전액을 최저금리로 책임 조달하고, 환급금 100%를 계약 30일 내 지급 및 분담금 상환 최대 4년 유예 등 조합원들을 위한 금융 혜택을 약속했다.  공사 기간도 43개월로, 대우건설보다 4개월 짧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하자판정 비율이 11.76%로, 업계 평균(31.16%)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내세워 '품질 관리 능력'에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대우건설의 써밋 프리니티 외관./대우건설 제공
대우건설의 써밋 프리니티 외관./대우건설 제공

◇ 대우건설, 책임준공·파격 금융 조건으로 승부수

대우건설은 단지명을 '써밋 프라니티'로 제안하며, 파격 조건으로 조합 표심을 파고든다. 자금 조건은 공격적이다. 조합원 분담금 납부를 최장 6년까지 유예하고, 사업 촉진비 1조원 보장, 필수 사업비 전액을 사실상 무이자로 조달하는 조건을 내놨다.

눈길을 끄는 건 '책임준공 확약서'다. 천재지변을 제외하고는 어떤 상황에서도 공사를 중단하지 않고 기한 내 준공하겠다는 것이다. 준공 지연 시 지체상금뿐 아니라 금융비용까지 배상하겠다고 명시해, 조합의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설계 차별화에도 공을 들였다. 루브르 박물관 설계로 유명한 프랑스 건축가 장 미셸 빌모트와 협업해 단지를 공원처럼 꾸미겠다는 계획이다.

◇ 강남 정비사업 시장 판도 좌우할 분수령

삼성물산은 12년째 시공능력평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 주택 정비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해 선별 수주 전략으로 굵직한 사업지를 잇달아 따내며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 6조1702억원으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개포우성7차가 수주를 확보하면 정비사업 시장 지배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대우건설은 이번 수주를 통해 올해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또한 이번 수주전을 통해 대우건설의 브랜드 '써밋'을 강남에 안착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모기업인 중흥그룹과의 시너지도 노린다. 이번 강남권 수주 성공이 인지도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브랜드 파워와 공사비 절감, 대우건설은 파격적인 금융 조건과 디자인 차별화로 맞붙고 있다"며 "결국 조합원들은 결국 내 자산 가치를 올려줄 시공사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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