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주요 부품사 58곳과 'Pleos SDV 스탠다드 포럼' 개최
표준화된 소프트웨어 개발체계 공유로 협력…SDV 중심 공급망
수직적 공급망 → 수평적 협력 체계로 산업구조 대전환 목표

현대자동차그룹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를 맞아 협력사들과의 새로운 상생체계 구축에 본격 나섰다. 하드웨어 중심의 기존 공급망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혁신하며 업계 전반의 SDV 대응 역량 강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20일 성남시 분당구 소프트웨어드림센터에서 국내외 주요 제어기 분야 협력사 58개사와 함께 '플레오스 SDV 스탠다드 포럼'을 개최했다고 발표했다. 현대모비스, 현대케피코, 보쉬, 콘티넨탈, HL만도 등 글로벌 주요 부품사들이 참여해 SDV 시대의 새로운 협력 방향을 모색했다.
◇ 출고 후에도 계속 진화하는 자동차
이번 포럼은 현대차그룹이 본격적인 SDV 양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공급망 구조를 혁신하고 업계 전반의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실제 자동차 산업은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SDV가 있다. SDV는 하드웨어가 완성되면 기능이 고정되는 기존의 차량과 달리, 출고 후에도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차량이다. 마치 스마트폰이 앱을 업데이트하듯이 자동차도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계속 진화하는 것이다.
문제는 SDV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완성차업체뿐 아니라 부품사, 소프트웨어 개발사, 보안·진단·검증 분야까지 모든 영역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를 뒷받침할 표준과 협력체계도 필수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포럼을 통해 SDV 전환에 필요한 최신 기술 표준과 개발체계를 협력사들과 공유해 산업 생태계 전환 속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 5개 세션으로 구체적 방안 제시… 표준화된 개발체계로 효율성 극대화
포럼은 송창현 현대차·기아 AVP본부장의 기조연설로 시작해 5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SDV 양산을 위한 차량 개발 방식 전환 ▲최적화된 하드웨어와 유연한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CODA 적용 ▲Pleos Vehicle OS를 통한 차량 소프트웨어 개발 ▲지속 확장 가능한 외부 디바이스 표준화 구조(플러그 앤 플레이) ▲OEM-협력사 간 통합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체계 등이다.
각 세션에서는 지난 3월 개발자 컨퍼런스 'Pleos 25'에서 발표한 방향성을 한 단계 구체화한 내용을 다뤘다. 현대차·기아와 포티투닷(42dot)의 기술 담당 임원들이 직접 발표하고 패널 토론을 통해 SDV 전환 과정의 과제와 대응 전략을 설명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SDV 개발을 지원하는 표준화된 소프트웨어 개발체계를 소개하고, 협력사들이 이를 자사 개발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 가이드를 제시한 것이다.
이 체계는 소프트웨어 사양 정의부터 기능 검증, 개발 이슈 및 산출물 관리까지 전 과정을 포괄한다. 현대차그룹과 협력사가 보안을 유지하면서도 개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계·공유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표준화된 개발 환경이 도입되면 차량의 수많은 제어기를 개발하는 각 협력사의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소프트웨어 개발의 효율성과 품질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수직적 공급망에서 수평적 협력체계로
이러한 변화는 자동차 산업의 근본적 구조 변화를 의미한다.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수직적 공급망 구조가 소프트웨어 중심의 수평적 협력체계로 재편되는 것이다. 이는 향후 SDV의 대규모 양산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포럼을 계기로 협력사들이 SDV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정기적 포럼 운영을 통해 지속적으로 기술 로드맵을 공유할 계획이다.
송창현 현대차·기아 AVP본부장은 "SDV 구현을 위해서는 핵심 파트너 간 긴밀한 협력과 표준화된 개발체계 확산이 필수"라며 "지속적인 기술 표준 배포를 통해 SDV 양산 공급망 체계를 갖추고, 소프트웨어 중심의 상호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개발자 컨퍼런스 ‘Pleos 25’를 통해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브랜드를 공식 발표하고, 차량용 앱 생태계 및 글로벌 파트너십 계획을 공개하며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테크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