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스포크 AI 가전, '오토 오픈 도어' 기술로 최고 제품상 수상
LG전자, 7개 부문 수상으로 최다 수상 기업 선정… 2년 연속 기록
기술 경쟁은 물론 남녀노소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 중심 설계 필수

국내 가전업계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체공학적 설계'로 제품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이며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양사는 30일 '2025년 대한인간공학회 인간공학디자인상'에서 최고상을 포함해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올해로 25회를 맞은 인간공학디자인상은 국내 인간공학적 설계 분야 최고 권위의 상으로, 제품의 사용성·효율성·안전성·감성 품질 등을 소비자 관점에서 종합 평가해 시상한다.
올해 인간공학디자인상에서 삼성전자는 최고상인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수상했고, LG전자는 총 7개의 수상을 기록하며 최다 수상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는 가전제품의 기술이 고도화되고 있는 가운데, 양사가 기술 경쟁 뿐만 아니라 제품의 편의성과 접근성 부문에서도 경쟁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 삼성전자, '오토 오픈' 기술로 편의성 극대화

삼성전자는 이번 인간공학디자인상에서 2025년형 '비스포크 AI 식기세척기'로 최고상인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수상했다. 이와 함께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와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이 특별상을 받으며 총 3개 상도 수상했다.
최고상을 받은 식기세척기의 핵심 기술은 '오토 오픈 도어'다. 사용자가 양손에 식기를 들고 있거나 고무장갑을 착용한 상태에서도 가벼운 터치만으로 문을 자동으로 열 수 있다. 이는 주방에서 자주 발생하는 불편함을 해결한 실용적 기술로 평가받는다.
내부 설계도 한국인의 생활 패턴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물이다. 상단 선반에는 무거운 식기 바구니도 부드럽게 여닫을 수 있는 '글라이드 레일'을 적용해 적은 힘으로도 바구니를 손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했다. 컵 안쪽까지 깨끗하게 세척하는 '컵맞춤 세척 구역', 국그릇과 밥그릇 수납에 특화된 '대용량 맞춤선반', 프라이팬을 세워서 거치하는 '프라이팬 홀더' 등 한국 식문화에 최적화된 디자인을 구현했다.
특별상을 받은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 역시 오토 오픈 도어를 탑재했다. 고령자나 어린이도 가벼운 터치만으로 문을 쉽게 열 수 있으며, "냉장고 문 열어줘"라는 음성 명령으로도 작동한다. 접근성을 대폭 개선한 사례다.
또한 냉장고의 차별화 포인트는 'AI 비전 인사이드' 기능이다. 내부에 탑재된 카메라가 들어오고 나가는 식재료를 자동으로 인식해 푸드 리스트를 만들어준다. 사용자는 별도의 입력 없이도 냉장고 속 식재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또한 9형 터치스크린을 통해 집안의 모든 가전제품을 한 번에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 LG전자, 7관왕으로 최다 수상 기업 등극

LG전자는 이번 인간공학디자인상에 최다 수상 기업에 올랐다. LG 로봇청소기로 '최고제품상'을 받았고, 텀블러 세척기 'LG 마이컵'과 세계 최초 무선·투명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가 '최고혁신상'을 수상하는 등 총 7개 상을 수상했다. 이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다 수상 기록이다.
'LG 마이컵'은 간단한 조작으로 텀블러를 세척·건조하는 혁신적인 제품이다. 360도로 회전하는 세척날개와 65℃ 고압수로 텀블러 내·외부와 뚜껑을 동시에 세척할 수 있다. 글로벌 인증기관 'TUV 라인란드' 실험 결과, 표준 코스 진행 후 대장균·리스테리아·살모넬라균 등 유해균 3종이 99.999% 제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 폭이 23cm에 불과해 좁은 공간에도 설치할 수 있어 공간 효율성도 뛰어나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T'는 세계 유일의 투명 TV로 기술적 혁신과 사용자 편의성을 동시에 구현했다. 리모컨 조작만으로 '블랙 스크린'과 '투명 스크린' 모드를 자유자재로 전환할 수 있으며, 4K·144Hz 영상을 손실·지연 없이 무선으로 전송하는 솔루션이 적용됐다. 기존 TV 본체에 연결했던 콘솔기기, 셋톱박스 등은 별도의 '제로 커넥트 박스'에 연결하면 된다. 공간의 제약에서 완전히 벗어난 설치가 가능하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T는 앞서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2025'와 'iF 디자인 어워드 2025'에서도 최고상을 받아 세계적 수준의 디자인 경쟁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 외에도 LG전자는 ▲LG AI 매직 리모컨 ▲webOS AI UX 플랫폼 ▲LG 스마트모니터 스윙 ▲LG 오브제컬렉션 냉장고 등으로 특별상을 받았다.
'LG AI 매직 리모컨'은 엄지손가락 하나로 주요 기능을 조작할 수 있도록 인간공학적으로 설계했다. 기존 38개의 버튼을 22개로 줄이고 AI 버튼을 중앙에 배치해 직관적이고 깔끔한 디자인을 구현했다.
'webOS AI UX 플랫폼'은 AI 키 하나만 누르면 에이전트가 작동하며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사용자 친화적 인터페이스로 호평받았다.
◇ "편리함이 새로운 경쟁력"…업계 패러다임 전환
양사의 이런 성과는 가전업계의 경쟁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 '얼마나 많은 기능을 탑재했느냐'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얼마나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다.
특히 고령화 사회 진입과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 구조 변화도 이런 트렌드를 가속화하고 있다. 복잡한 조작법을 익히기 어려운 고령층과 바쁜 일상 속에서 간편함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 모두 직관적이고 편리한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즉, 남녀노소, 장애 유무에 상관없이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느냐가 새로운 경쟁 포인트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양사는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인간 중심의 디자인으로 제품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이는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보나 삼성전자 DA사업부 상무는 "제품 기획 단계부터 인간공학적 디자인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디자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욱준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장도 "인간공학이 반영된 사용자 중심 디자인을 통해 고객 누구나 제품을 편리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디자인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