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된 지난해 10월 말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약 5조원의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게 증권사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이전과 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증권의 덩치 키우기가 두드러졌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8개월간 증권업권에서 확정기여형(DC)이 5220억원 순증(순유입), 개인형 퇴직연금(IRP)이 7835억원 순증했고, 은행·보험업권에서 확정급여형(DB)이 각각 1673억·1177억원 순증했다.
제도 전체(DB+DC+IRP)로 보면, 같은 기간 증권업권으로 2조5029억원이 이동해 가장 많이 증가했고, 은행·보험업권이 각각 2조2903억원·3199억원 증가했다. 이는 업권별 실물이전 규모를 합산한 수치로, 같은 업권 내 이전한 자금도 포함된다.
증권사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퇴직연금 자산 이동이 가장 두드러졌고, 은행·보험사 원리금보장형으로도 비슷한 규모의 자금이 옮겨갔다는 평가다.
증권사 14곳(퇴직연금 사업자) 중에서 적립금 으뜸은 미래에셋증권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미래애셋증권 DC·IRP 적립금은 각각 13조2856억·13조236억원(총 26조3092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증권은 성장세가 가팔랐다. 삼성증권 총 개인형 연금 잔고(연금저축+ DC+IRP)는 6월 말 20조1000억원을 돌파했다. 퇴직연금 전체(DB+DC+IRP) 잔고는 지난 8개월간 12.3% 증가해, 잔고 1조원 이상 증권사 중 증가율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은 DC·IRP 적립금 각각 4조3697억·5조8454억원(총 10조2151억원)을 기록하며, 14개 증권사 중 적립금 기준 3위에 올랐다.
한편, 이날부터 ‘퇴직연금 실물이전 사전조회 서비스’가 시작됐다.
가입자는 은행, 증권, 보험 등 다수의 퇴직연금 사업자를 대상으로 보유 상품의 실물이전 가능 여부를 동시에 미리 확인할 수 있다. 또 조회 결과를 바탕으로 옮기고 싶은 퇴직연금 사업자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계좌를 미리 개설하지 않고도 퇴직연금 사업자별 실물이전 가능 상품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어서 가입자의 편의성이 한층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감원은 소비자 선택권 확대로 건전한 시장 경쟁도 촉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